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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고수들이 소승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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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동일 작성일11-02-19 02:03 조회2,915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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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리의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설악에 나타났다.
그들은 다름아닌 설악을 장악하고있는 명문 권등의 문하들이다.
이들은 각자 30키로에 육박하는 배낭을 메고 사뿐사뿐히 비탈길을 날듯이 오르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축지법을 쓰고 있는 고수들 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확신하건대 그들은 채 4할의 공력도 쓰지않고 있는듯 보였다.

설악산 국립공원 장수대분소에 들려 우리의 허가증을 찿아본다.
그런데 우리것은 없다..신고는 했다는데..
허가가 없으면 개인당 벌금이 50만원인데 ㅋㅋㅋㅋ
권등 동문은 이곳에도 있다..
교장샘이 모처에 전화를 한다..
제자인데 설악산 구조대에 근무하는분이 계시다고..그분 말씀이 등반하시면 됩니다
제가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해서 우리는 출발을 했다.

갑자기 거대한 악마의 발톱처럼 생긴 흰벽이 나타났다.
무슨 폭포가 얌전하게 물길가는대로 모양좋은 폭포가 아니고 이리저리 가지가
있는것처럼 거칠게 생겼는데 크기가 엄청나다.
거대하기는 하나 나의 기를 누르지는 못했다.
텍도 없는 소리마라 ㅋㅋㅋㅋㅋ
두려워서 기가 질린다든가 아니면 공포감이 엄습해 온다든가 하는것은 없고
담담히 받아 드릴뿐이다

서울 오늘 아침은 영하10도 비교적 따뜻한 날씨다.
영하 25도의 추위를 겪고나니 영하10도는 따뜻한 편이다.
도착하자마자 버너의 펌프질부터 해댄다.
커피한잔하고 등반을 시작해야지...
나도 바위에서는 선등을 자주 서지만 빙벽에서의 선등은 또 다르리라 생각한다.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고 장비를 차고 준비한다.

임용우선배님의 준비성과 완력, 교장샘의 코치가 어우러지는 등반이 시작된다.
선등자가 "출발"를 외친다.
나도 힘을 실어주기 위하여 더 큰소리로 "출발"를 외쳐준다.
선등자가 10여미터 거침없이 올라간다.
그리고는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밑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힘든곳들이 자주 나타난다.
그래도 안심은 된다.
짧은 경험이지만.... 판단하건대 바일이 박히는 모양이나 타격소리을 들어보면 안다.
임선배님은 그렇게 안정된 바일상태이어야만 오르는것을 보아왔다.

그에게는 튼튼한 체격과 체력이 있다.
먼저번 제인폭 갔던날 뒷풀이 장소에서 임선배님의 티셔츠차림을 보고 어느 미모의
중년여인이 홀라당 빠진 몸매다.
팔짱을 끼면서 ""이남자 내꺼야.....""
그여자는 오른쪽 가슴을 확실히 밀착 시켰다..으흐흐 속으로 짜릿 했겠지..
헬스로 다져진 탄탄한 몸이다.

선등자가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하고 소승폭의 첫피치는 다양하기도하다.
나도 목이 아프다.
100미터 자일 하프가 한참 넘어서야 무전기에서 "완료"소리가 들린다.

이번은 내차례다.
교장샘이 수퍼 베이직을 이용해서 셀프빌레이로 올라가라신다.
이것은 초짜한테는 무리인데 하면서 덤벼본다.
내가 왜 경험이 많은 사람처럼 걱정이 없을까.
재인폭,전곡빙장에서의 등반이 많은 경험이 된듯 싶다.
벽앞에 섰다.
심호흡하고 "화이팅""출발" 를 외친다.
출발했다. 거대한 악마의 발톱을 내가 오르고 있다.
변화무쌍하다 약간짧은 오버행, 긴 직벽, 짧은 트래버스.
추락만하지 말자.
첫번째 크럭스에 도착했다.
50센티폭 정도뿐이 안되는 기둥에서 자세를 잡고 5미터 정도를 올라가야한다.
한번 시도를 해봤는데 자신이 서질 않는다.
팔에 서서히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겠다.
펌핑나지는 말아야지..모두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
다시 두번째 시도...이곳에서는 " I " 바디 자세뿐이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완력으로 끌어올리고...
드디어 올랐다.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영하 25도 이후에는 내복을 2개입는 일이 자주있다.
오늘도 추울줄알고 내복 2개를 입었다.
그게 탓인가 많이 덥다.

내가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할수 없지..빨리 오르자..
그런데 크럭스에서는 앞뒤자일 교환도 쉽지 않다...암벽 초보자일때 처럼...
그러나 힘들다고 아이스 스크류의 퀵도르를 잡아보진 않았다.
뒤에 생각해보니 미련스러웠다.
그것을 한번 잡고 앞뒤자 교환하면 쉬운데 왜 그짓을 못했을까..

20센티도 안되는 풋홀드에 오른발을 밟고 섰다.
몸을 벽에 바짝 붙이고 섰다.
그리고 발을 바꾸어야 되는데 바꿀수가 없다..
교재에서 한번 봤는데 "안딛기"와 "바깥딛기"가 있는데 "안딛기"가 되질 않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안딛기"를 하는데 발 앞부분부터 넣으니 될수가 없지요.
바꿀수가 없다....
간신히 발을 바꿔딛고 힘껏 바일를 타격한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밑을 볼 정신이 없다..눈앞의 정면과 머리위의 루트 파인딩 뿐이다.
어디를 타격해야 하는가가 제일 관건이다.

갑자기 눈앞에 길이 사라졌다.
자일은 깔려있는데 루트가 보이질 않는다.
왼쪽에도 정면에도 오른쪽에도 전부 오버행이고 길이 없다.
한참을 망설였다....이러다 끌어 올리는것 아냐..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온다..
막막하다..
빙벽화 있는곳을 내려다보니 선등자가 오른쪽으로 돌아서 킥킹한 자욱이 보였다.
아 ! 선등자가 이곳으로 돌아서 올라 갔구나.
그럼 이길이 최선이다..
바위에서 하듯이 왼손 바일을 박고 상체를 오른쪽으로 완전히 돌려서 훔쳐보듯이
쳐다보았다.
잘하면 될것 같다.
오른손 바일를 힘껏 타격한다.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서 엑스바디 상태로 안정을 찿고
처음으로 밑을 보았다.
바닥에 있는 교장샘이 아득히 보인다.
오른손 바일의 타격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간신히 턱을 넘어서 몇걸음 더 전진한다.
정말 만만치 않다..대단한 선등자다..위대한 선등자다..

우여곡절끝에 첫피치에 도착했다.
무전기에 대고 "완료" 소리를 친다.
선등자가 춥단다..우리의 보배가 춥대요..빨리 우모복을 입으시요..하면서
등을 내민다.
나의 써브 배낭에는 선등자용 우모복,따뜻한 꿀물이 준비되어 있다(이것도 이곳에서
배웠다)
지루하게 기다렸겠지...무슨생각을 하면서...사업구상...옛날애인 생각...
아니면 어떻게해야 잘올라 갈수가 있나.... 모르겠다...
이곳은 동굴처럼 편안한 테라스다.
앞에 기둥이 무게에 못이겨 뚝 잘라졌다가 다시 얼어서 이어진 표시가 보인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장인데 왜 저런것이 여기서 보이나?
인수봉 서면벽 중간쯤 서있는 느낌이다.
확보는 아이스 스크류 3개다.
그리고 움막집같은 속에 들어있다.
교장샘이야 잘올라 오시겠지만 ...스크류 회수하면서 힘드시겠지...
2번째 피치에서는 나보고 앵커를 서란다(교장샘이 오르는 나의 등반 사진을 찍기 위해)..
상관은 없지만 체력이 될지 걱정이다..
드디어 교장샘이 올라오신다.
마지막 바일을 찍는데도 힘이 살아있다.
"탁""탁' 타격소리가 살아 있다.
셋이 같이 모였다..서로를 위로하면서...

또다시 선등자 출발..순서는 전과 동...
교장샘이 나의 체력을 생각해서 다시 말을 서시겠다고 한다.
선등자 속도가 첫피치만 못하다..줄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힘든가 보다...
시간이 꽤 흘렀다..
보이지않는 선등자 그리고 줄만 바라보고 있는 빌레이어...
나는 작년부터 어려운일이 생기면 마음속으로 비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으로 이런 마음을 먹어 본다..바위에서도 안그랬는데..
""제발 선등자 추락하면 안됩니다"" 속으로 빌었다.
추락하면 모두 크게 다친다....
줄이 빨리 올라간다.크럭스를 벗어났나 보다.
첫피치처럼 몸을 꼬고 요가를 하듯이 오르지 않기를 바라고...눈에 보이질 않으니
얼마나 힘든지 알수도 없다.
한참후에 무전기에 소리가 들린다. ""완료"" ""완료""
무사히 올랐구나.

내차례 ""출발"" 소리를 치고 오른다.
우측으로 돌아서 두어발짝 옮기니 위가 보인다.
완전 직벽이다..그런데 까마득하다..족히 30여미터 이상이 되어 보인다.
몸이 뒤로 넘어간다.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힘이 빠짐을 느낀다..적당히 쉬면서 ...
그래도 앞뒤자 교환할때는 쉽게 할려고 한손으로 하다보니 정신이 없다..힘이 빠지니까..
바일을 박아놓고 피피를 걸면 괜찮은데 아직 숙달이 덜되었다.
다음에는 꼭 기어랙을 준비하리라(상의가 비대해서 피피를 빼고 끼우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사전 연습도 하고..
20-30분은 올랐으리라.. 이제 직벽은 끝나고 약간의 변형들이 나오고 그다음에 또
직벽이 서있다.
역시 직벽이 쥐약이야..
힘들다..펌핑 나지않는게 다행이다..
펌핑 나지않는것도 요령인것 같다.
힘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모두쓰지 말고  최대 80-90%쓰면서 힘들면 근육을 풀면서
등반하는것이 좋을듯 싶다.
그래도 첫피치보다는 덜 힘들게 올랐다.
나의 첫 마디는 " 선등자 수고 많았습니다" 였다.
나는 젊다해도 이곳에서 선등설 만큼의 실력이 되질 못할것 같다.
무전기에 대고 ""완료"' 소리를 쳤다.

교장샘이 오르기 시작했다..워낙 잘하는 고수니까 걱정은 안되지만 힘들겠지
하면서 기다린다.
임선배님으로 부터 이런저런 정보도 듣고 많은 조언을 해준다.
얼마뒤에 교장샘이 올라온다.
아이스 스크류를 한아름 달고 올라오셨다.
"수고 했습니다""
모두 자일를 끌어 올린다..하강을 위해서다..
교장샘이 준비한 비장의 비상식량 "단팥빵""을 하나씩 먹는다.
꿀 맛이다.
인증샷하고 하강을 서두른다..이곳에서 멀지않은 매바위 빙장에서 또 등반을 해야되기 때문이다.
맨 앞에 교장샘 하강...글구 나...말은 임선배님
내가 하강을 마치니 써비스 해줄수 있는것은 커피뿐이 없었다.
교장샘과 먼저 한잔씩 먹고 선등하느라 고생한 선등자 커피를 준비해놓는다.
작은 배려가 서로에게 애정과 믿음이가는 팀이되는 밑거름이라 생각하며...
하강완료..자일을 회수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오늘 큰일을 했다.
교장샘 말씀이 우리나라 4대빙폭중 가장난이도가 쎈곳이 이곳 소승폭이란다.
나는 암벽 초보자가 인수 빌라길 등반한것 못지안은 경험을 했다.
이 모두가 내가 권등을 만났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곳을 등반했구나하며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빙벽 첫해에 소승에 올랐습니다.

한무리의 건장한 남자들이 사뿐사뿐이 설악의 계곡을 힘들이지 않고 날듯이
내려온다.
그들은 다름아닌 명문 권등의 장문과 그의 문하생들인 절정 고수들이다.
빨강 도포자락에 검은 눈섭을 휘날리며 내달리는 사람은 권등의 장문이다
노랑 배낭은 눈매가 매서운 초절정고수이며 활공에 능한 임고수이다.
그중 키가 크고 백발에 흰수염을 날리며 안광이 빛나는 이는 새로이 고수반열에 오른
동일산장 주인이다.
세명의 고수들이 사뿐히 한계령 대로에 내려섰다.
그들은 겨우 3할의 공력뿐이 들이지 않았지만 이마에는 하얀 서리가 내려있다.
그때 시각은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 소승아~  잘있거라 설악아 ~


장동일

댓글목록

이자훈빙14님의 댓글

이자훈빙14님의 댓글
작성일

역시 무림고수들의 상승무공은 명불허전이군요. 전 주화입마에 빠져 당분간 운공조식중입니다 ^^

박지원님의 댓글

박지원님의 댓글
작성일

우하하하~~~~~~^^*
글을 읽으면서 혼자서 깔깔거렸답니다.
지난 토욜 매바위로 떠나면서 선생님한테 장선생님의 대단한 소승후기가 올라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러케 재미있을 줄이야...ㅋㅋ
한편 세 무림고수들과 함께 소승등반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저도 무림의 세 고수의 마음을 흔들어놓는(히히~) 여중호걸로 묘사되었을 텐데ㅋㅋㅋㅋ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장기반장님~
글고 무협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후기글 또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화이팅!!!!

장동일님의 댓글

장동일님의 댓글
작성일

단발머리에 청포를 휘날리고 경공술을 펼치며 매바위에 벼락같이 날라와 사뿐히          내려앉은 고수가 있는데 다름아닌 명문권등의 사매 박고수이다.
그녀는 능공허도의 경지에 이른 절정고수이다.
얼마나 먼길을 달려왔는지 이마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하는 모습이 마치 한송이의 꽃과같아 주위 무림고수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있다.
나이가 1갑자정도이나 아직도 18세의 홍안에 미소가 떠나지않고 달콤한 향기가 있어    무림고수들의 마음을 흔드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는 여인이다.
------
사매 노여워하지 마시요.
소승에는 남자들만이 가야될 이유가있는 중요한 곳이랍니다.우리 명문 권등의 남자들은
소승중턱에있는 얼음동굴에서 수년간 써야될 양기공력을 혈행해야 한답니다.
사매께서는 토왕에서 음기공력을 받으셨으니 앞으로 2갑자는 19세입니다.
기쁘시겠습니다........ 사매....읍(포권의 예를 갖추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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