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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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욱 작성일09-12-21 01:54 조회3,225회 댓글2건본문
교장선생님, 유시영 강사님, 박지원 강사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장학영, 김명선 후배님들도 즐거운 고생 죽여 줬지요? ㅋㅋㅋ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권등 교육빙장 매월대에서
첫 얼음이었지만 원도 없이 붙어 봤습니다.
버블 사이로 피크를 찍어 누르고
크램펀의 지지력으로 정상을 향한
수직 빙벽 오름짓의 쾌감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가 없지요.
단순한 쾌감만으로 등반을 한다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벽의 매력은
암벽이 제공하지 못하는 기막힌 쾌감이
주렁 주렁 매달린 고드름처럼
대책없이 쏟아져 내리는 데 있을 겁니다.
알파인 등반이란
산을 만나면 워킹으로 오르고
바위를 만나면 암벽등반으로 오르고
얼음을 만나면 빙벽등반으로 오르는
자연에 대한 정직한 자세라고 합니다.
워킹에서 시작하는 등반이
암벽에서 무르익고
빙벽에서 완성된다는 말을
매월대 권등빙장에서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사실,
등반이란, 암벽이든 빙벽이든
절대로 돈이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밥이 되어주지도 못합니다.
하여,
돈과 밥을 위해 일상을 투입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치이자 미친 짓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깊게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야하는 것처럼
한번뿐인 인생을 값지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값으로 따지지 못하는 짓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나이 50이 되어서야 알아차립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고
사랑의 비슷한 말이 희생이듯
목화솜의 비슷한 말은 첫 키스이고
목화솜의 반대말이 석탄이듯이
열정의 반대말은 욕심이며
열정의 비슷한 말이 등반이란 것을
나이 50이 되어서야 깨닫습니다.
이번 겨울,
등반의 완성을 위해
동장군의 기습을 되받아칠 준비와 각오,
다 돼 있습니다.
끝으로,
교장 선생님의 등반 관전 소감을 기록합니다.
우측 팔꿈치 골절상으로 인한 깁스를
이틀 전에 풀어버린 선생님은(교통사고)
재활치료 와중에 빙장으로 출격하셨습니다.
오전이 지나는 동안 우모복 차림으로 우리들의 초등을 감상하시다가
갑자기 등반복장으로 변신하시더니
우측 루트를 오르기 시작했더랬습니다.
빙벽반 13기 초보자들이
그나마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자세로나마
퍽 퍽 얼음을 깨고 찍으며 올라간 것과는 다른
너무도 다른
인터넷 동영상에서 본 그 어떤 빙벽등반의 자세와도 다른
그래서
"아!-"하는 감탄사만 매월대 빙장을 채웠던
‘예술등반’의 진수를 보여주셨습니다.
고백하건데,
제가 오늘 아이스 클라이밍과 믹스 클라이밍을 해 낸 충만감은
새발의 피였습니다.
감히 기록하건데,
저는 머리 털 나고부터
수직의 얼음기둥을
나비가 사뿐 사뿐 날개짓으로 비상하듯
좌로 우로 그리고 위로
그러다 때로는 거울같은 얼음 페이스가 나오면
벌이 침을 쏘듯이
정확한 지점에 피크를 '톡' 꽂아넣은 채
춤추듯 오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구나
오른팔을 제대로 쓸 수도 없는 상태에서 말입니다.
바일을 휘두르고
팝콘 튀기듯 얼음파편들을 흩날리며
그것이 진정한 빙벽등반의 자세이자 맛인줄 알았던 우리들은
진기명기의 한 장면을 목격하듯이
할 말을 잊은 채 넋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함께 지켜 보시던 유시영 강사님도
“역시! 나비같이 올라가셔. 하나도 실력이 줄지 않았어...”
라는 감탄을 토해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그 다음 우리들의 등반도
사뿐 사뿐 즈려 밟듯
얼음에 바일을 걸치려 애쓰기 시작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 날 빙장에 모인 모두가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등반’을 해 보겠다는
예쁘고 소박한 목표를 가슴속에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권등인 모두의 가슴에도 그런 소망 하나씩 키우기를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0기 이동욱
장학영, 김명선 후배님들도 즐거운 고생 죽여 줬지요? ㅋㅋㅋ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권등 교육빙장 매월대에서
첫 얼음이었지만 원도 없이 붙어 봤습니다.
버블 사이로 피크를 찍어 누르고
크램펀의 지지력으로 정상을 향한
수직 빙벽 오름짓의 쾌감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가 없지요.
단순한 쾌감만으로 등반을 한다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벽의 매력은
암벽이 제공하지 못하는 기막힌 쾌감이
주렁 주렁 매달린 고드름처럼
대책없이 쏟아져 내리는 데 있을 겁니다.
알파인 등반이란
산을 만나면 워킹으로 오르고
바위를 만나면 암벽등반으로 오르고
얼음을 만나면 빙벽등반으로 오르는
자연에 대한 정직한 자세라고 합니다.
워킹에서 시작하는 등반이
암벽에서 무르익고
빙벽에서 완성된다는 말을
매월대 권등빙장에서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사실,
등반이란, 암벽이든 빙벽이든
절대로 돈이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밥이 되어주지도 못합니다.
하여,
돈과 밥을 위해 일상을 투입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치이자 미친 짓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깊게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야하는 것처럼
한번뿐인 인생을 값지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값으로 따지지 못하는 짓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나이 50이 되어서야 알아차립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고
사랑의 비슷한 말이 희생이듯
목화솜의 비슷한 말은 첫 키스이고
목화솜의 반대말이 석탄이듯이
열정의 반대말은 욕심이며
열정의 비슷한 말이 등반이란 것을
나이 50이 되어서야 깨닫습니다.
이번 겨울,
등반의 완성을 위해
동장군의 기습을 되받아칠 준비와 각오,
다 돼 있습니다.
끝으로,
교장 선생님의 등반 관전 소감을 기록합니다.
우측 팔꿈치 골절상으로 인한 깁스를
이틀 전에 풀어버린 선생님은(교통사고)
재활치료 와중에 빙장으로 출격하셨습니다.
오전이 지나는 동안 우모복 차림으로 우리들의 초등을 감상하시다가
갑자기 등반복장으로 변신하시더니
우측 루트를 오르기 시작했더랬습니다.
빙벽반 13기 초보자들이
그나마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자세로나마
퍽 퍽 얼음을 깨고 찍으며 올라간 것과는 다른
너무도 다른
인터넷 동영상에서 본 그 어떤 빙벽등반의 자세와도 다른
그래서
"아!-"하는 감탄사만 매월대 빙장을 채웠던
‘예술등반’의 진수를 보여주셨습니다.
고백하건데,
제가 오늘 아이스 클라이밍과 믹스 클라이밍을 해 낸 충만감은
새발의 피였습니다.
감히 기록하건데,
저는 머리 털 나고부터
수직의 얼음기둥을
나비가 사뿐 사뿐 날개짓으로 비상하듯
좌로 우로 그리고 위로
그러다 때로는 거울같은 얼음 페이스가 나오면
벌이 침을 쏘듯이
정확한 지점에 피크를 '톡' 꽂아넣은 채
춤추듯 오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구나
오른팔을 제대로 쓸 수도 없는 상태에서 말입니다.
바일을 휘두르고
팝콘 튀기듯 얼음파편들을 흩날리며
그것이 진정한 빙벽등반의 자세이자 맛인줄 알았던 우리들은
진기명기의 한 장면을 목격하듯이
할 말을 잊은 채 넋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함께 지켜 보시던 유시영 강사님도
“역시! 나비같이 올라가셔. 하나도 실력이 줄지 않았어...”
라는 감탄을 토해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그 다음 우리들의 등반도
사뿐 사뿐 즈려 밟듯
얼음에 바일을 걸치려 애쓰기 시작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 날 빙장에 모인 모두가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등반’을 해 보겠다는
예쁘고 소박한 목표를 가슴속에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권등인 모두의 가슴에도 그런 소망 하나씩 키우기를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0기 이동욱
댓글목록
허용범님의 댓글
허용범님의 댓글
작성일
"돈도 밥도 나오지 않기에 한다"는 말에 한 표.
하루 빙벽 등반에 그처럼 묘미를 알았다니 축하합니다.
저도 같이 갈 수 있기를 마음으로만 바랩니다.
박지원님의 댓글
박지원님의 댓글
작성일
역시~선배님은 제가 말로 표현못하는 느낌을 수려한 문체로 멋지게 표현해주시는군요^^
선배님의 빙벽등반 입문을 진심으로 추카드리며
앞으로 등반뿐만 아니라 선배님의 등반후기 또한 기다려질 것 같네요~
허용범 선생님도 얼릉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얼릉 달려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