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반 85기 4차 교육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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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경선 작성일10-10-26 16:35 조회3,057회 댓글4건본문
원래 학교의 교육일정에 따르면 오늘이 인수봉에 오르는 날이어야 했는데
인수봉에는 오늘 모든 등산학교와 암벽관련 단체들이 다 집결한다는 정보가...
거의 정체현상이 명절의 고속도로 같으리라는 전망....ㅜ.ㅡ
그리고 우리 85기의 실력으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교장샘의 판단에 따라서
권등암장에서 실전등반 훈련을 더 하는 날로 바뀌었다. 인수봉은 다음주에.
자일 일곱동을 다 늘어뜨린 학교 암장에서 수퍼베이직을 하고 올라가는 85기 일곱명이 동시에 올라갔다.
나는...크랙 쪽으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바위에서 물이 나와서 미끄러운 곳에서
슬립 한번에 손 바닥이 퉁퉁 부었다...ㅜ.ㅡ
그래도 지난주 연습 때 보다는 쉽게 오르내릴 수 있었다.
사진이 거의 예술이다.
간접확보로 뒷사람을 확보해주는 것인데
7명이 동시에 간접확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교장샘이 자일 7개를 한꺼번에 다 묶고 올라왔다.
자일을 잘 사려가면서 확보를 봐야한다.
사린다는 말은...
좀 부정적인 의미로 몸을 사린다는 표현밖에 몰랐는데
자일을 잘 개키는 것을 사린다고 표현하는 것이 신선했다.
자일 사리기...잘 안된다. ㅜ.ㅡ
전형적으로 맑은 하늘에 생각보다는 따스한 가을날이었다.
지난주 오르던 바위가 올려다 보이니
그때 생각이 나서
다시 좀 머쓱하다...
천연바위에 만들어 놓은 인공암장에서 훈련을 했다.
이샘이 거의 환상적으로 잘 올라간다. (들인 돈이 얼만데...라고 본인이 말함)
실제로 해 보니...
손쓰기도 영 안되고...인공 돌출부를 잡는 정도로는 몸이 지탱이 안된다..
키가 닿지 않는 곳은 펄쩍 뛰어오르면서 잡아야 한다는데
다리가 다 펴지지도 않는다. ㅜ.ㅡ
몸을 벽에 바짝 붙이는 것이 생각보다 참 어렵다...
몇번씩 계속 실패를 해도 모두들 응원해 주고
확보자가 풀텐션으로 당겨준 덕에 겨우 올라갈 수 있었다.
매듭법 연습도 하고
해질녘에 상어바위쪽으로 이동을 했다.
인왕산 위로 노오랗고 커다랗게 달이 뜨기 시작했다.
아직도 둥글고 큰 만월의 달이다. 금요일이 보름이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볼 때마다
달이 뜨는 것을 볼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나와 딸아이에게는 속눈썹이 하나 빠질 때마다 검지 손가락 끝에 올려놓고
훅 불어 날리면서 그때 그때 작은 소원을 비는 습관도 있다.
종교에 귀의할 소질이 없는 사람으로서의 처절한 몸짓이라고나 할까)
인공등반을 할 수 밖에 없는 루트에서
출렁거리는 줄사다리 두개를 위로 위로 옮기면서
거대한 바위의 직벽을 올라가는 시범을 교장샘이 먼저 보여주고 난 뒤
지원자 한명만 해보라고 했다.
이번엔 정샘.
생각보다 훨씬 안정되게 잘 했다. 비록 완등은 못했지만...아들이 보고 있어서 더 잘했나?
이날의 히어로
영웅본색
온갖 찬사를 다 들어도 될 만큼 분발해서 잘 했다.
달빛과 바위가 어울려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풍경속에 헤드랜턴 빛만이 바위를 비추고...
그곳에 오름질을 하는 남자 하나...
거의 영화의 한장면이다...
건너편의 인왕산 자락이 이곳 안산으로 이어지고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
바위의 약점을 잘 보고 오름짓을 해야한다는데
발밑을 확인 할 때마다 몸이 저릿저릿 하다. 그냥 위만 보고 올라가면 차라리 쉬우련만...
그래도 바위는 미끄럽지 않고 잘 붙는 편이었다. 수퍼베이직을 믿고 올라갈 수 밖에.
7명의 교육생이 다 모여서 화이팅 하면서 사진을 찍는 맛이 각별했다.
아래는...지난주 친구가 찾아서 보내준 시를 올립니다.
--------------------------------------------------
좋은 일이야
이성부
산에 빠져서 외롭게 된
그대를 보면
마치 그물에 갇힌 한마리 고기 같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를 움켜쥐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의 그물에 갇힌
그대 외로운 발버둥
아름답게 빛나는 노래
나에게도 아주 잘 보이지
산에 갇히는 것 좋은 일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빠져서
갇히는 것은 더더욱 좋은 일이야
평등의 넉넉한 산비탈 저 위에서
나를 꼼꼼히 돌아보는 일
좋은 일이야
갇혀서 외로운 것 좋은 일이야
창비 시집<야간산행> 중에서
인수봉에는 오늘 모든 등산학교와 암벽관련 단체들이 다 집결한다는 정보가...
거의 정체현상이 명절의 고속도로 같으리라는 전망....ㅜ.ㅡ
그리고 우리 85기의 실력으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교장샘의 판단에 따라서
권등암장에서 실전등반 훈련을 더 하는 날로 바뀌었다. 인수봉은 다음주에.
자일 일곱동을 다 늘어뜨린 학교 암장에서 수퍼베이직을 하고 올라가는 85기 일곱명이 동시에 올라갔다.
나는...크랙 쪽으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바위에서 물이 나와서 미끄러운 곳에서
슬립 한번에 손 바닥이 퉁퉁 부었다...ㅜ.ㅡ
그래도 지난주 연습 때 보다는 쉽게 오르내릴 수 있었다.
사진이 거의 예술이다.
간접확보로 뒷사람을 확보해주는 것인데
7명이 동시에 간접확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교장샘이 자일 7개를 한꺼번에 다 묶고 올라왔다.
자일을 잘 사려가면서 확보를 봐야한다.
사린다는 말은...
좀 부정적인 의미로 몸을 사린다는 표현밖에 몰랐는데
자일을 잘 개키는 것을 사린다고 표현하는 것이 신선했다.
자일 사리기...잘 안된다. ㅜ.ㅡ
전형적으로 맑은 하늘에 생각보다는 따스한 가을날이었다.
지난주 오르던 바위가 올려다 보이니
그때 생각이 나서
다시 좀 머쓱하다...
천연바위에 만들어 놓은 인공암장에서 훈련을 했다.
이샘이 거의 환상적으로 잘 올라간다. (들인 돈이 얼만데...라고 본인이 말함)
실제로 해 보니...
손쓰기도 영 안되고...인공 돌출부를 잡는 정도로는 몸이 지탱이 안된다..
키가 닿지 않는 곳은 펄쩍 뛰어오르면서 잡아야 한다는데
다리가 다 펴지지도 않는다. ㅜ.ㅡ
몸을 벽에 바짝 붙이는 것이 생각보다 참 어렵다...
몇번씩 계속 실패를 해도 모두들 응원해 주고
확보자가 풀텐션으로 당겨준 덕에 겨우 올라갈 수 있었다.
매듭법 연습도 하고
해질녘에 상어바위쪽으로 이동을 했다.
인왕산 위로 노오랗고 커다랗게 달이 뜨기 시작했다.
아직도 둥글고 큰 만월의 달이다. 금요일이 보름이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볼 때마다
달이 뜨는 것을 볼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나와 딸아이에게는 속눈썹이 하나 빠질 때마다 검지 손가락 끝에 올려놓고
훅 불어 날리면서 그때 그때 작은 소원을 비는 습관도 있다.
종교에 귀의할 소질이 없는 사람으로서의 처절한 몸짓이라고나 할까)
인공등반을 할 수 밖에 없는 루트에서
출렁거리는 줄사다리 두개를 위로 위로 옮기면서
거대한 바위의 직벽을 올라가는 시범을 교장샘이 먼저 보여주고 난 뒤
지원자 한명만 해보라고 했다.
이번엔 정샘.
생각보다 훨씬 안정되게 잘 했다. 비록 완등은 못했지만...아들이 보고 있어서 더 잘했나?
이날의 히어로
영웅본색
온갖 찬사를 다 들어도 될 만큼 분발해서 잘 했다.
달빛과 바위가 어울려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풍경속에 헤드랜턴 빛만이 바위를 비추고...
그곳에 오름질을 하는 남자 하나...
거의 영화의 한장면이다...
건너편의 인왕산 자락이 이곳 안산으로 이어지고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
바위의 약점을 잘 보고 오름짓을 해야한다는데
발밑을 확인 할 때마다 몸이 저릿저릿 하다. 그냥 위만 보고 올라가면 차라리 쉬우련만...
그래도 바위는 미끄럽지 않고 잘 붙는 편이었다. 수퍼베이직을 믿고 올라갈 수 밖에.
7명의 교육생이 다 모여서 화이팅 하면서 사진을 찍는 맛이 각별했다.
아래는...지난주 친구가 찾아서 보내준 시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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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야
이성부
산에 빠져서 외롭게 된
그대를 보면
마치 그물에 갇힌 한마리 고기 같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를 움켜쥐고
스스로 몸을 던져 자유의 그물에 갇힌
그대 외로운 발버둥
아름답게 빛나는 노래
나에게도 아주 잘 보이지
산에 갇히는 것 좋은 일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빠져서
갇히는 것은 더더욱 좋은 일이야
평등의 넉넉한 산비탈 저 위에서
나를 꼼꼼히 돌아보는 일
좋은 일이야
갇혀서 외로운 것 좋은 일이야
창비 시집<야간산행> 중에서
댓글목록
서경선님의 댓글
서경선님의 댓글
작성일
이번 후기는 정샘이 쓰셔야 하는데...
이자훈님의 댓글
이자훈님의 댓글
작성일
서샘이 쓰신 후기글은 항상 맛갈납니다. ㅎㅎ
전 시간이 갈수록 점차 불안감에 쌓입니다
시간날 때마나 선배님들 사진과 글을 보고 있는데 보노라면 가슴이 울렁대기 시작합니다
실제 내모습은 ??
배운것은 다 까먹어가고 슬랩에서는 맨날 미끄러지고...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ㅠㅠ
에효 ~~ 그래도 끝까지 해봐야겠죵?
박지원님의 댓글
박지원님의 댓글
작성일
서선생님의 글은 늘 마음의 울림을 가져다 주네요. 솔직담백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마지막에 써비스로 시를 달아주시는 서선생님의 쎈쓰는 백점 만점에 백점!!!!
산에 갇히는 것 좋은 일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빠져서 갇히는 것은 더더욱 좋은 일이야
평등의 넉넉한 산비탈 저 위에서 나를 꼼꼼히 돌아보는 일 좋은 일이야
갇혀서 외로운 것 좋은 일이야......
자유를 움켜쥔 줄로만 알았던 내가
자유의 그물에 갇힌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하루입니다^^*
정완수님의 댓글
정완수님의 댓글
작성일
영화속 한장면이라면..... 달빛 아래서 울부짖는 늑대?!(ㅋㅋ)
사진을 보고 후기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그 순간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하네요!
벌써 금요일??
내일 권팅하는 날이니까, 멋지게 표현해 주신 답례로 한잔 올리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