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등반기 -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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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인희 작성일12-04-03 11:11 조회3,459회 댓글1건본문
인수봉 사진을 보고 그것이 인수봉인 줄도 몰랐던 내가
자일에 매달려 인수봉에 올랐죠.
오르는 동안 긴장했고 두려웠습니다.
하강하는 동안에도 몹시 두려웠고.
이틀이 지나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두려울 게 대체 뭐였던가?
내 자신 속에 미리부터 들어있던 두려움이 아니라면?
알고 보니 모든 두려움은 선등자의 몫이었죠.
또 실은 자일에 매달려 인수봉 정상까지 올라가면서도
자기가 무얼 하는지도 정확하게 모르는
철부지 교육생을 달고 올라가는 교장선생님의 몫이었던 거죠.
그럼 철부지 교육생인 나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분명히 나도 열심히 올라갔고,
올라가는 동안 온갖 두려움과 아픔을 느꼈죠.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고,
일부 구간은 끌려 올라가기도 하고,
또 일부는 놀랍게도 훌륭하게 스스로 극복하기도 하고.
그래서 무엇을 얻었느냐? 앞으로 차츰 더 분명히 깨닫게 되겠지요.
다만 지금까지 알게 된 건
엄청난 전신 훈련이 이루어졌다는 것,
분명히 삶을 다른 측면에서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껏 잘 몰랐다가 이번에 배운 것은
“오 캡틴! 마이 캡틴!”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입니다.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이 1865년에 쓴 이 시는
암살당한 링컨 대통령을 기리는 눈물어린 시입니다만,
뛰어난 리더의 흔적을 아주 잘 서술하고 있죠.
수많은 다른 사람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것의 무게,
실은 자기 목숨을 내놓고 책임지는 일이죠.
그 고마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까지.
모험하라! 새로운 것을 배울 것이니.
네가 걸어온 삶만을 옳다고 고집하지 마라,
다른 길에도 다른 깨달음이 늘 있는 것이니.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 당신의 고독은 운명입니다. 그것은 선등자 혹은
남의 목숨을 책임 진 리더가 가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죠.
덕분에 교육생은 캡틴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을 배우는 것이고.
뱀의 머리와 몸통을 중간에 매달고 있는 인수봉을 이제는 절대로 잊지 못할 것입니다.
댓글목록
송시연님의 댓글
송시연님의 댓글
작성일
안인희 선생님 몸은 많이 풀리셨어요?
오늘 바람이 너무 강해서.. 내일 걱정이 되네요.
내일...
우리 따뜻한 차와 점심 그리고 유익한 5차 교육을 기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