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암벽반 99기 4차(인수봉) 등반교육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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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산학교 작성일12-08-20 09:59 조회3,410회 댓글5건본문
등산학교 12년 동안
인수봉 등반에서(4차 교육) 영하 25도, 폭설, 그리고 손가락 만한 비가 왠종일 쏟아져도...
단 한번도 포기한 적도 없고, 모두 정상을 올랐다.
이런 기후에는 당연히 인수봉은 타 등반자도 없고니와 정상은 당연히 우리뿐이었다.
이날도 여러 등반자가 있었으나 비가 내려치자 모두 하강...
이날 등반은 매우 까다로왔다.
멀쩡한 날은 당연히 신발에 마찰력이 기본으로 생생되는 것이고...
비가 온다면 오히려 많은 양의 비가 오히려 덜 미끄러우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보슬비가 내리는 바위면 또는 어떤 양의 비든 끝친 바로 후의 바위면은
정말 참기름 바위라 해도 과언은 아닐 뜻하다.
이날의 날씨는 보슬비와 폭우가 내리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등반이었기에...
학교장 또한 조심스러웠다.
다시 말해 무척 어렵지는 않았지만 결코 쉬운 난이도 또한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암벽반 99기 여러분은 선배기수의 4차 인수봉 등반 때와 달리 무척 어려운 환경 속에서의 등반이었으나
역시나 교육기간 동안 많은 비를 접해서 그런가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오르는 여러분의 모습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이날 기존 루트를 오른 등반팀은 권등뿐이었고 몇몇 팀만이 고독(리지)길로 해서 정상을 올랐다.
이 루트는 "소풍가는 날"이란 루트이며(인수봉 가이드 루트에 올라있지 않음)
학교장이 권등 4차 교육인 인수봉 등반 시(타 등반팀과 정체 현상 없이 고고...하기 위해^^)
교육생에게 다양한(슬랩, 페이스, 크랙, 침니) 루트를 접해주기 위해 개척한 루트이다.
(대슬랩과 준슬랩 사이에 슬랩에서 출발하여 인수A, 의대길, 궁형길, 인덕길을 지나감.)
영자 크랙을 오른 후
여기는 정상 ^^ 정말...
정말, 수고하셨고 너무도 잘하시더군요.
5차 교육일에 뵈요. 여러분~~^^
암벽반 98기, 99기 교육기간은 무더운(최악^^) 날씨였고 그로인해 여러분의 교육은 남달리 힘들었음을 인증하며^^
앞으로 다가 올 암벽반 100기 개강일 부터는(최상^^) 1년 중 최고의 날씨가 보장되는 가을시즌이 다가오는군요.^^
댓글목록
98기신상호님의 댓글
98기신상호님의 댓글
권등의 빡쎈교육 인수도 어쩌지못하죠!
99기 여러분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기쁨을 같이 하지 못해 아쉽구요!
졸업하는 그날 까지 몸건강하시고요^^
보기 좋습니다.
권등 홧팅. 99기파이팅!
이재성99님의 댓글
이재성99님의 댓글
나에게 세상의 모든 행위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하지 못하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 세상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하지 못하는 것이 엄청나게 많지만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나 스스로 욕심을 부려 본적이 없다. 내가 하지 못하는 행위는 나와 다르거나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 일부러 배우거나 찾아다니질 않았다. 마찬가지로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부러워하거나 시샘을 하지도 않았고 내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도 존경스럽거나 위대해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그것은 나와 무관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했거나(학교 다니는 것 등), 살면서 꼭 필요했던 일(운전면허 등)을 제외하고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것도 많은 비용을 들여서 그렇게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남들 다 따는 운전면허증도 30이 훌쩍 넘어서 취득했다. 없으면 안되는 것 빼고 웬만한 것에 대해선 굳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 배움이 필요 없이 두 다리만 있으면 그냥 오르고 내릴 수 있는 등산을 유일한 취미로 선택한 것도 이런 태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살아가는 데 별 필요 없는 것들을 자의든 타의든 습득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이다. ‘권기열등산학교’에 들어온 것은 내 의지대로 비용을 들여서 뭔가를 한 최초의 일이다. 과거에도 암벽등반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그때는 학교가 아니라 암빙벽을 하는 산악회에 들어가면 배울 수가 있었고 친구들이 산악회에서 암벽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맘만 있었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었지만, 당시 산악회의 엄격한 규율(?)과 위계질서 등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 속에 들어가서 암벽등반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암벽등반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산악회에서 암벽을 배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백운대, 만경대를 그렇게 많이 올라 다니면서 인수봉을 볼 때, 인수봉에 달라붙은 수많은 사람을 볼 때도 부럽다거나 하지 않았다. 인수봉은 내가 올라갈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수봉은 내 삶과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존재고 거길 오르는 사람들도 만찬가지라고 생각을 했다. 자연의 일부로서 인수봉의 존재와 그 매끈한 자태가 그냥 멋있었을 뿐이다.
어쩌다 살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일에 순전히 내 의지로 권등에 입교하는 순간 인수봉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인수봉을 가기 위해서 등산학교를 가는 것이 아니라고 내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에 인수봉 가는 날 가지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인수봉은 내 영역이 아니라고 오랫동안 스스로 최면을 걸어온 때문이지도 모르겠지만 인수봉을 오른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암벽을 배우는 목적이 체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인수봉은 그냥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이 게시판에서 99기 동기인 유명길이 출장 때문에 인수봉을 가지 못한다는 글을 봤을 때 "좋겠다"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면서 나 역시 가지 못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인수봉 오르는 것이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커다란 두려움이 가슴 한 켠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던 것 같다. 야간 실전 등반에서 맛본 고통과 좌절이 인수봉을 더 두렵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많은 생각 속에 한 주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새벽 5시에 도선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인수봉을 오르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인수봉이 갑자기 내 영역으로 들어 온 것이다. 인수봉을 향해 북한산을 오르는 맘은 인수봉보다 백운대를 향해서 가고 싶어 했지만 발길은 인수봉을 향하고 있었다. 인수봉까지 오르는 길이 끝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군에 입대 했을 때 보충대에서 훈련소로 가는 60트럭에 앉아서 제발 길이 끝나지 않아서 차에서 내리는 일이 없었으면, 차를 타고 한없이 가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현실, 그 거대한 인수봉을 누가 옮겼을 리도 없고 누가 무서워 스스로 도망갈 일도 없을 테고 순식간에 거대한 자태를 드러냈다. 정말 순식간의 일이다. 내가 북한산에 오를 때 이만큼 빨리 올랐던 적이 있을까 싶게 교장선생님을 따라가는 길은 순식간에 끝이 나버렸다. 바로 아래서 바라보는 인수봉은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인수봉과 전혀 느낌이 달랐다. 백운대에서는 그저 이~~쁜 봉우리였는데 이곳에선 거대한 벽이었다. 그것도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견고하고 튼튼한 벽. 인수봉 아래 도착해서 장비를 착용하는데 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면 내려가자고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잠시 해봤지만 나의 이런 맘을 아시는지 모르시는 지 교장선생님은 선등에 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바위를 올라가신다. 그것도 암벽화도 아닌 릿지화를 신으시고 말이다. 암벽화를 믿고 자일을 믿고 슈퍼베이직을 믿고 오르기 시작하지만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권등99기 이재성 출발” 구호와 함께 시작된 인수봉 등반은 미끄러지고 깨지고 절벽에 붙어 부들부들 떨면서 매달려 숨을 고르고 나서도 한참을 더 가야 했지만, 결국 우려했던 일, 등산학교에 오면서 가장 우려했던 저질체력이 드디어 바닥을 드러냈다. 체력이 있어야 뭔가를 시도해 보고 그러다가 미끄러지고 깨지기라도 할 텐데 중간을 지나면서 나의 저질 체력은 뭔가를 시도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급격히 떨어져 바닥을 뚫고 지하를 파고 있었다. 결국, 대롱대롱 매달려서 끌어주기만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가 된 것이다. 교장선생님과 강사님들, 동기의 도움으로 드디어 인수봉 정상에 선 내 모습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그런 심정이었다. 우려는 했지만 이 정도로 저질 체력은 아닐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체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실감해야 했다. 인수봉을 다시 오르기 전에 체력부터 먼저 길러야 함을 뼈저리게 자각하면서 오른 정상은 다른 봉우리를 올랐을 때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백운대를 오를 때는 그곳을 목표로 하지만 인수봉을 오르는 사람들은 인수봉 정상이 목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수봉 정상은 암벽을 하는 사람들에게 목표지점이 아니라 그냥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서 내려가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수봉을 오른다는 것은 정상 정복이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인수봉을 오르는 교장선생님과 강사님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암벽을 가볍게 넘어서는 그 모습이 경외 스럽기까지 했다. 인수봉에서 보는 북한산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로 펼쳐진 의상능선과 멀리 비봉능선은 북한산 경관의 백미를 보는 것처럼 멋졌다. 흐렸다 개었다 비오다 맑기를 반복하는 날씨가 북한산의 경치를 더 운치 있게 했다. 인수봉에 오르는 동안 힘들었던 모든 것들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정상의 특별함 보다 오르는 과정의 순간순간이 나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온 인수봉 등반은 교장 선생님 말씀대로 이제 머리를 얹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에 암벽등반이란 새로운 영역이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백운대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수봉에서 백운대를 오른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줄 수 있는 날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 첫발걸음을 내 딛을 수 있게 지치고 힘들 때 마다 용기를 북돋아 주시고 비까지 내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신 교장선생님과 강사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권기열님의 댓글
권기열님의 댓글
우와~~
이선생님의 후기를 읽어보니 세계적인 등반가의 등반기 보다 더욱 감동적인
최고의 역작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아~~ 아~~ 너무 아름답습니다. 모든 내용들이...
박지원님의 댓글
박지원님의 댓글
이재성 선생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솔직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선생님 심정이 잘 느껴지네요^^*
암벽반 99기 여러분~정말 수고하셨고 정말 잘 하셨습니다~~~
윤선생님도 고생하셨구요^^
내일 건강한 모습으로 뵈용~
윤무진님의 댓글
윤무진님의 댓글이제서야 봤네요. 한편의 드라마 같이 생생한 모습들이 눈을 감으며 읽으면 더욱 생동감이 느껴 집니다. 후기 잘 쓰셨구요 기초체력을 더욱 키우세요.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