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암벽반 99기 6차(졸업) 등반교육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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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산학교 작성일12-09-03 00:40 조회3,245회 댓글4건본문
등강기(오르고 하강할 때 자의든 타의든 손을 놓아도 자동으로 추락을 방지하며 제동이 되어 주는 장비) 종류 중
쥬마 교육(쥬마링 등반 중(오르는) 제동장비)
션트 교육(하강 중 제동장비)
수직벽과 그보다 더한 각도의 오버행에서의 쥬마링 교육
자동 확보기(실수로 제동 손을 놓쳐도 추락자의 제동을 잡아주는 장비)
자동 확보기 중(신지와 그리그리 교육)
직접확보 시
간접확보 시
톱로핑 하강 시
유동적 확보물 장비 중(너트 설치법)
유동적 확보물 장비 중(프랜드, TCU, 캠머롯 설치법)
선등교육
2학년1반(5.10a)
평균적으로 볼 때 5.10급대의 루트를 자유등반 방식으로 선등을 오르려면 대략 5개월은 꾸준히 등반할 때 이룰 수 있는
난이도를 본 등산학교의 교육생은 단 4~5번 교육만에 놀라운 성과를 모두 이룬다.
나는 너를(5.10c)
암벽반 99기 여러분의 선등교육 통과를 축하드리며 아울러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정말, 정말 정확하면서도 잘하시더군요.
댓글목록
윤무진님의 댓글
윤무진님의 댓글
99기 여러분 교육받는동안 수고 많으셨어요.자! 지금부터가 시작 입니다. 더욱 안전에 만전을 기하여 등산학교에서 습득하신 지식들을 잘 활용하여 열심히 등반하시길 바람니다.
선등도 하시고 실력들이 매우 좋아 지셨네요...
이재성99님의 댓글
이재성99님의 댓글
알면 알수록 어렵고 힘들고 두렵다.
졸업!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들 하지만 일단, 하나의 과정을 마쳤다는 점에서 홀가분하다. 새로운 시작에 대해서는 차차 고민하기로 하고 지나온 길을 홀가분하게 정리해 보자. 어쨌든 교육생 신분을 벗어났다는 것이 너무도 홀가분하니까.
암벽등반을 하기로 맘먹은 것은 올해 초였다. 그때 시작했으면 95기나 96기쯤 이었을 수도 있었는데, 이것저것 고민하고 여러 등산학교 알아보다가 일정상 보류. 권등에도 전화해서 교장선생님과 평일반에 대해 상담도 했다. 당시 5주를 일요일마다 교육받는 것이 무리여서 평일반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으나 평일 일정이 다시 애매해진 관계로 보류상태로 여름을 맞았다. 올 여름이 이렇게 더울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을 하지 못했고 더 이상 늦췄다가는 암벽등반을 영원히 포기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학교를 알아보던 중 반갑게도 내가 살고 있는 부천에 등산학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미 봄 기수는 놓쳤고 다음기수 모집공고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렸지만 봄 교육이후 교육생 모집공고가 올라오지 않았다. 교육기간은 같은데 수강료는 두 배 차이고... 암벽등반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는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서 알아본 결과 맘은 권등으로 가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은 수강료가 싼 그 등산학교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모집공고를 기다리는 가운데 권등은 어느덧 97, 98기가 지나갔다. 기다리지 말고 전화 한통 때려서 언제 모집 하느냐고 물어보고 기다리면 될 일이었지만 권등을 가기 위해서였는지 전화 걸 생각도 하지 않고 공고만 기다렸지만 7월이 되어서도 모집공고는 올라오지 않고 괜히 혼자 이유도 없이 다급해진 난 권등 홈피에 접속해서 99라는 숫자를 보고 그냥 등록을 해 버렸다. 날씨고 뭐고 아무생각이 없었다. 올 여름이 그렇게 더울 줄 알았으면 한기수 더 기다려 100이란 숫자를 채웠을 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지금부터 그 dog-고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지금 99기인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첫째날 권등 대슬랩 앞에 서니 만만해 보인다. 릿지화 신고도 잘하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기본 장비 교육과 매듭법 교육이 끝나고 드디어 암벽화를 신었다. 생전 첨 신은 암벽화는 발가락을 사정없이 구겨버렸지만 호기심에 아픔을 접어두고 슬랩에 붙었다. 아침에 본 슬랩인데 막상 붙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세도 정말 엉망이었지만 아래에서 본 것보다 더 오르기 힘들다. 미끄러지길 수차례, 겨우 고비를 넘고 확보지점에 서고 나니 눈에 보이는 서울시내 풍경이 왜 그리 삼삼하든지, 발가락 아픈 것도 모르고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너무 더운 날씨에 너~~어~~무 너~~~어~~~무 힘들게 올라와서 지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눈앞에 펼쳐진 인왕산 자락과 서울시내 풍경은 정말로 아름답고 상쾌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는 내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릿지화 신고 확보도 없이 슬랩을 자유롭게 아무렇지도 않게 오르내리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경이로웠다. 난 여길 오르면서도 그 죽을 고생을 했는데..... (교육을 마치고 나면 이 정도는 다 릿지화 신고 날아다닌다고 강사님들과 선배님들이 이야기했지만 난 졸업하고도 겨우겨우 오르는 정도다)
하강을 하고 나니 오늘 교육 끝이라신다. 헤드랜턴을 켜고 야간등반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끝이라고 하니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 소리가 너무 반가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고하셨습니다란 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교육 끝이라고 그냥 해본 소리에 교육생들이 더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수고하셨습니다란 소리가 나오니 교장선생님이 당황하셨나 보다. 그대로 그날 교육종료였다. 정말로 교육이 끝났다. 그 정도로 무더위에 정말 지쳐 있었다. 비싼 수업료 내고 더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욕을 해도 할 수 없다. 너무 힘들고 덥고 지쳤기 때문이다. 비싼 수업료는 나중에 기운나면 생각하자. 이런 생각뿐이었다. 아마 이때부터 교장선생님은 99기에 대해 별로 희망이 없으셨던 것 같다. 별로 열의도 보이지 않고 한 명은 못하겠다고 하고 나머지도 기진맥진... 결국 두 번째 수업부터 한 분은 100기로 가시고 99기 일요반은 세 명이 되었다. 손쓰기 발쓰기를 배웠지만 여전히 슬랩 오르는 것은 힘들고 어려웠다. 오히려 첫날보다 더 힘들고 바위는 더 두렵게만 느껴졌다. 첫날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올랐는데, 배웠다고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았다. 하강은 더 두렵다. 첫날은 내려가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슬랩 한 번 올랐다 내려오면 뜨거운 물에 데쳐 논 야채처럼 흐물흐물해진다. 둘째 날도 일찍 교육종료. 왜 더 가르쳐 주지 않냐고 항의? 항의할 기운이 있었으면 교육을 더 열심히 받았을 것이다. 니들 손해 아니냐고? 손해라도 할 수 없다. 이런 날씨엔 불가항력이다.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렇게 제대로 된 실전 등반 한 번 없이 맞이한 1박2일의 야간 등반에서의 고통은 스스로 자초한 셈이 됐다. 야영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일요일 아침에 갈까도 생각했다. 실제로 등록을 할 때까지만 해도 야간등반은 하지 않을 셈이었다. 그런데 교육 중에 강사님들, 선배님들이 야간등반교육의 중요성을 하도 강조하다보니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지금 발목, 무릎, 팔꿈치, 손에 난 흉터의 대부분이 이 날 생긴 상처로부터 비롯되었다. 처음엔 할만 해 보였다. 동기들이 왜 그렇게 힘들어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붙고 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몸은 중심을 잃고 이리쿵저리쿵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바위에 부딪히기를 반복하고, 크랙에 낀 발가락은 칼로 잘라내는 것처럼 끊어질 듯 아프고 잡을 곳을 노친 손은 바위틈에서 빠져 허공을 맴돌고 발은 미끌미끌 참기름을 발라놓은 것처럼 미끄러졌다. 어디를 잡고 어디를 디디고.... 좀 더 힘을 내서 끌어 올리고... 나도 그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놈의 저주받은(그 전까지 이 정도로 저주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몸뚱아리가 도통 말을 듣지 않는데 낸들 어쩌겠습니까. 나도 내 힘으로 올라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수렁에 빠진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빠지고 로프에 매달린 몸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으로 한없이 끌려들어가듯 추락을 반복했다. 결국, 영광(?)의 상처만 남기고 로프에 끌려 올라가고 말았다. 봉수대에서의 인증샷을 끝으로 1박의 밤은 바위에 매달린 채 아픈 기억만을 남기고 물러갔다. 그날 밤의 상처는 몸의 한계를 절감한 좌절로 이어지고 교육받는 내내 충족되지 않는 아쉬움을 남겼다. 인수봉에서 다시 한번 몸의 한계를 절감하고 맞이한 5차 교육, 졸업이다. 그렇지만 교장선생님은 졸업대신 한 번의 교육을 더 하기로 결정했고 결과적으로 한 번의 교육 연장이 암벽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5차 교육에서의 손발재밍과 크랙등반, 레이백 등반은 3차 교육의 야간등반에서의 고통과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실제 야간 등반의 고통이 없었다면 그 고통을 5차 교육에서 감당했어야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되었다면 한 번의 교육 연장이 상처와 고통만을 남긴 채 아무 소용이 없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3차 교육의 야간등반에서 맛 본 고통과 경험이 5차 교육의 성과를 배가 시킨 셈이 되었다. 야간등반은 교육과정에서 결정적인 고통과 상처를 주었지만 암벽등반을 하는 내내 간직해야할 자산이 되었고 내게 소중한 경험을 안겨 주었다.
6주차 졸업이다. 권등 사상 초유의 일이란다. 99기를 제외하고 이렇게 형편없는 기수가 없었다는 말도 된다. 결과적으로 2명만이 졸업을 했다. 졸업을 하고도 그리 기쁘지 않은 이유다. 졸업을 앞둔 선등시험에서 내가 40분을 매달려 있었다고 한다. 난 한 10여분 매달려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미끄러지면서 헤맨 것 같지는 않은데... 결국, 약간 우회를 하긴 했지만 올라가기는 올라갔다. 그래도 졸업은 해야 했기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포기할 만큼 지치거나 다치지도 않았기에 40분 이상도 매달려 있었을 수 있었다. 다행히 40분만에 올라갔지만 아마 교장 선생님이 밑에 계셨다면 포기했을 수도 있었다. 40분이나 매달려서 미끄러지고 구르면서 헤매고 있는 제자를 교장선생님께서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으셨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졸업시켜줄테니 포기하고 내려오라고 하셨거나 박강사님보고 자일을 잡고 올라가게 하라고 했거나 하셨을 지도 모르지만 다행히 멀리 등반을 하러가셔서 아래에 계시지 않은 덕에 두 분 강사님들도 교육생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안타까움속에 이런저런 방법을 가르쳐 주시면서 지켜봐주셔서 겨우 올라갈 수가 있었던 것 같다. 믿고 지켜봐 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선등으로 턱을 겨우 두개 넘는 것이 이리도 힘든데, 자일에 매달려서도 겨우겨우 올라가는 루트를 선등으로 올라가는 분들을 보면 정말로 존경스럽다. 이제 졸업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졸업을 위해 겨우 두개의 턱을 넘었다.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지만 권등을 졸업하고 나서는 새 출발 이기에 길은 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거기에 그 길을 함께 가는 동료선후배들이 있기에 더욱더...
우여곡절 끝에 선택한 권등이지만 졸업하고 나니 더욱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정에선 가르침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스스로 잘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권등을 선택한 것만큼은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내 안목에 나 스스로 우쭐해진다.
"졸업할 때 선등으로 턱을 두 개나 넘을 수 있게 교육하는 곳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김양일님의 댓글
김양일님의 댓글
유난히 더웠던 2012년 여름 불볕더위 속에
폭탄 99기를 교육시키고 졸업까지 할수있게 해주신
권기열 교장 선생님이하 박지원,유시영,신준환 강사님과 4차교육 인수봉 등반시
많은 조언을 해주신 안국레져 윤무진 사장님께 지면으로나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뜨거웠던 올여름,,, 서로의 자일을 잡아주며 서로 의지가 되었던 99기 동기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7월말 시작해서 어느덧 졸업을 했네요.
지난 교육과장의 일들이 한편의 추억아닌 기억으로 머릿속에 깊이 각인이 되지 안을까 싶습니다.
교육이 빡세고 힘든다는 소문에 선택한 권기열 등산학교...
그곳에서 난 바위를 알았고 바위 대하는 법을 배웠고 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웠으며
등반의 기술을 배우고 졸업을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1차 교육때 하신
클라이머는 등반기술이 중요한게 아니라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
그 말씀 가슴깊이새겨 앞으로 어느자리에서나 부끄럽지않은 권등인이 되겠습니다.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합니다.
***** 권등~~~~~~~ 화이팅 !!!!!화이팅!!!!!화이팅!!!!!
김양일님의 댓글
김양일님의 댓글
참!!!!! 재성이형 ,,,장문의 후기 잘읽었어요^^
어쩜 내마음을 구구절절 잘써놨는지 쓸말이 없네...ㅋㅋ
이번주 일요일날 권등 암장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