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거는 권등암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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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산학교 작성일12-12-08 21:36 조회3,103회 댓글4건본문
(재경이도 빨간 바지를 입다.^^)
장비구입 및 빙벽반 입교신청에 관한 등...
요것이 요즘(한 달 전 부터) 산에 미쳤다.(학교친구, 오래 된 친구, 남친까지 남 몰라다.)^^
아빠, 엄마도, 시험공부도...^^
권등암장인 교육장에 오르니 오후 10시...
오늘의 번개등반은 봉수대를 잇는 우측능선의 리지길이다.
살아돌아왔다.
사계절 안산이란 곳을 다녀(등반) 보았지만(30년 동안) 이리도 험난한 곳, 이리도 추운곳, 이리도 고통스러운 순간은
40년 동안 수많다고 할 수 있는 등반 중 최고였다면 과연 믿겠는가?
보울라인 매듭과 안자일렌으로...
1피치를 오르고...
2피치를 오른다.
바일(툴, 엑스)도 없고, 크램펀도 없이말이다.
재경아! 여기가 아이거 첫 번째 비박지란다.^^하니... 교장쌤 너무 좋아요...(허걱...)
지도... 내년에 아이거 대원으로 가고 싶단다.
커니스
세락
쿨르와르에는 허리 이상까지 눈이 찬다.
3피치를 향해...
4피치는 히든 크레파스가 있는 곳이다.
4피치 까지는 영하15도(저녁), 강한 바람... 뭐! 즐겁다. 누구나...
5피치를 향해...
5피치는 평상 시 5.6급대의 난이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동계 야간등반 난이도는 5.13급대 이상이라 말할 수 있다.(모든 크랙에 얼음이 형성, 장갑, 맨 손가락, 잡을 것도,
잡히는 것도 없다. 없어...
더욱이 추락 시 수직 100M를 감수할 수 있는 심적부담이 상반된다.
이곳부터 "아이거는 권등암장에 있다" 라는 것을 알기 시작된다.
크랙속에 눈 털어내고, 끼인 얼음은 대책없고, 장갑끼고는 크럭스를 넘어설 수가 없었다.
해서... 장갑을 물어 뺀 후 오버행 눈처마에 던진 후 맨손으로 미세한 홀드를 잡으려하나 눈만 치웠지 돌기와 돌기 사이는
눈으로 메워진 대리석이다. 더욱이 발은 툰탁한 빙벽화가 아니던가!(눈처마에 던진 30만원짜리 장갑은 바람에 사라지고...)
"재경이에 "권등 화이팅" 구호덕분에 오를 수 있었다."
재경아! 여기가 아이거 2번째 비박지란다. 5분만 쉬자.
엄청난 바람이 불어되고, 5피치에서의 나의 손마디는 나도 모르게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다.
재경이는 교장쌤에 능력을 너무 믿나보다. 매사 걱정이 없다. 마냥 즐거워만 하니 속으로 약도 많이나곤한다.(1달 내내)^^
마지막 6피치...(평상 시 5.7급) 이곳이 오늘 등반에 관건이라는 것을 시작할 때부터 부담감을 갖고있었다.
역시 몇 걸음 오르니... 미친짓이었다. 이제는 다운도 할 수 없다. 떨어지면 발목은... 기본이다. 여벌 장갑을 옷깃에 넣고
맨 손가락으로 사선크랙을 잡아보지만 당길 수가 없다. 손톱으로 얼음을 깍고 깍는다.
떨어지고 싶다. 태어나서 이런 고통, 등반 40년 동안 수많은 곳을 부러져 봤지만 몽땅 합해도 이보다 더한 고통은 아닐 것이다.
울부짖고 싶다.
올랐다... 그리고 울부짖었다. 기뻐서가 아니라 고통스러워서...
눈으로는 손가락이 보이나 2마디씩 16마디 손가락은 내게 없어졌다.
울부짖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다. 맨살 가슴속에 손을 넣고 10분간 울부짖는다.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함께해주는 재경이에게도 감사한 마음까지 더해 울부짖었다.
23살, 대학교 3학년 여자애야...
너는 미친ㄴㅕ ㄴ이란다.
등반을 위해 태어난 사람... 너 같은 놈 처음본다. 처음...
정상
시각... 다음날 새벽 1시
새벽 2시 무악재역 4번 출구 옆 야무친 호프 도착
우리 두 사람은 술을 마시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소주 수병은 깐 것 같다. 모습이...^^
이날의 아이거 등반은 우리 얼굴에서 볼 수 있었고, 아이거 북벽은 권등암장에도 있다...라는 것을 알게됐다.
재경!
너는 여자도 아니요. 어린 아이도 아닌, 최고의 등반가임을 쌤은 보았다.
댓글목록
102기 박재경님의 댓글
102기 박재경님의 댓글
아아악......마지막 세장은 완전 주정뱅이 거지삼라만상......@@꽥
상콤한 여대생 이미지 빠이빠이.....ㅋㅋㅋㅋㅋ
선생님...40년 중 젤 고통스러우셨다구용.....?? 그걸 저는 멋도 모르고 칠렐레 팔렐레 걱정없이(6피치가기 전 조금 했음) 마냥 따라간거였군요!!! 뒤늦은 작은 소름 쫘악...!!
도전100기이세종님의 댓글
도전100기이세종님의 댓글
오 마이 갓.
다들 미쳐가고 있군요..
미쳐야만 내가 원하는 그 수준에 미칠 수 있다는
미쳐야 미친다. 는 어느 분의 말처럼..
권등암장에 제대로 미친 미모의 여대생 탄생..
내가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헉
밤 늦게 권등암장에서 설상훈련을 하다니
왜 했을까?
아이거 원정대의 자격이 충분한듯..
사진을 보니 권등암장도 엄청난 눈이 쌓여 있네요..
어제 인수봉 대슬랩 스타트 지점에서부터 비둘기 길 하강지점까지
엄청난 눈과의 싸움으로 지금은
많이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새로운 경험에..
무적 102기 박재경의 무적행진은 쭉
도전100기이세종님의 댓글
도전100기이세종님의 댓글
40년 암벽인생중 가장 고통스러운 등반이었다는 말씀에..
가만 생각을 해보면
그 추운날 영하 15도에 강한 바람으로 인한 체감추위 20도.
맨손으로 홀드를 만들어가며 올라간
6피치는 악조건 3종세트인듯 합니다.
10분간이나 울부짓었다는 말씀에..
히야 교장선생님이 그 정도면
우리는 아마 사망일듯..
등반기를 이제 2번 읽었네요.
쿨르와르로 가득찬 권등암장 등반기
83기 권순욱님의 댓글
83기 권순욱님의 댓글
음~~~ 근데 왜 눈가가 촉촉해 지는거죠~~~~!!!
교장선생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