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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연휴 마지막 날(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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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산학교 작성일13-02-12 06:10 조회3,20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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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
구정날 오후에 박지원 강사님에게 전화가 온다.
쌤! 내일 뭐해요? 응! 글쎄...(올 겨울 내내 쉼 없이 등반만 하고 다녀서 쉬고 싶기도 하고, 쉬자니 내몸과 마음이 집안에
나두기를 거부하는 체질이기도하고...) 우리 내일 첫 차로 발왕산가요! 발왕산이 어딘데... 용평스키장 정상이란다. 나 안가!
뭔~ 그런 산을 가니! 겨울이 찾아오면 연신 노래를 부른다. 쌤! 올 겨울은 우리도 심설산행을 하자고... 그 때마다 나도 배낭
때려 메고 몇 일씩 비박해 가며, 눈 많은 곳에서 한 판 겨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30년 전에 개방산으로 해서 발왕산을 지나 설악산을 잇는 심설종주를 했었다.(3박 4일간)
그래! 내키지 않은 하루 산행이지만 가자.~ 동서울에서 버스로 횡계에 내려 택시를 타고 용평스키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스키장 내의 콘도를 지나니 실버등산로라는 표지판이 있다. 정상까지 2시간 30분 거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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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눈이 있으니 좀 더 걸릴 것이고... 출발!
그러나 표지판은 보이는데 등산로는 흔적이 없다. 근래에 내린 눈 온 다음엔 전혀 등산객이 없었던 모양이다.
한 발 내딛자마자 허리까지 쑥~~ 허걱~^^ 순간 내 몸이 걱정을 하는 것 같으나, 내 오기는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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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옴짝달싹이다. 허나 나의 특기이자, 장점이자, 나의 직업,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산에서의 모든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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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수가 없다. 이건 헤엄쳐 가야만 한다.(물에서는 1M도 못가는 나...^^)
"변형 삐올레 바" 자세로 가고, 또 갔다. 한 마디로 4발로 기어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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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뒤를 따라 오던 두 팀도 기어 가는 짐승이 보기 싫어서인지 하산을 한다.^^
박지원 강사님은 나의 러셀방식에 웃겨, 내내 혼절을 하면서도, 쌤의 대단한 능력에 놀라워 한다.
그런 나는 주인님의 칭찬에 더욱 더 충성하는 개가 된냥... 기고, 또 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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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뜩 나도 몰래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내가 이리도 체력이 강한가?(어라~ 전생에 내가 개~~ 그래서 개띠인가?...ㅋㅋ)
이건 완전 연료만 있으면 내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내가... 이건 사람이 아니고 완전 기계다.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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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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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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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이름은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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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피치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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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산악스키를 타고 내려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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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에스칼레이터 타고 내려오고, 나는 기어서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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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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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왜~ 힘들지가 않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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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왜~ 이리도 좋치...(오른팔이 한정없이 눈 속으로 빠지면서 얼굴도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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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허리보다 눈이 더 높게 쌓여있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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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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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기열이에 모습이다. 왜! 기어서만 올랐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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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피치 완료
여기서 부터는 스키장의 차도이자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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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의 차도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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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빼았긴 나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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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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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를 1분 정도 걸었을까!
곤돌라가 올라가는 루트?로 직등을 하고 싶다.(알파인 스타일) 왠지 이렇게 변질된? 루트를 위안?,
또는 복수?를 해 주기 위해?...^^ 암튼 급경사의 루트를 직등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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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을 택해 가다. 오른 손이 눈 속으로 빠지면서 오른쪽 방향으로 굴러 떨어진 후(사람 가슴 깊히)
허겁지겁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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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보라.^^ 이런 러셀 보았는가?^^ 글구 1,400M 높이의 산을 기어서만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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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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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체력하는 나지만, 정말 나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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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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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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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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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사님이 좀 기다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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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기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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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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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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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날더러 기어 올러온 곳을 도로 내려가 있으란다.
헐~~ 지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눈길을 뚫어주지 못 할 망정...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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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굴러 떨어진 곳이 보이는 곳에서 인증 샸~~^^
야~ 얼마 만이냐? 서 있는게... 지금부터는 눈이 크러스트가 되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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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걸, 한 발 딛자마자 푹~~ 에구~ 좋다 말았네...^^ 기고, 또 기고... 또~ 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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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피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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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의 정상이 잡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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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안다. 설산은 잡힐 듯 하지만 거리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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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좋다. 정상에서의 찬바람보다 정상에서의 레스토랑에서의 맛 난...^^
(박강사님에게 알았다. 정상에 멋진 레스토랑이 있다고...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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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에 탄 스키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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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절하듯 기어 오르는 우리를 보며^^ 인도의 순례자를 보듯 큰 소리로 격려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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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저~ 멍청이들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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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피치(정상)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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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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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스트가 되었다가 걸으면 푹~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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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이제는 걷는 것보다, 기는 게 더 익숙하고, 편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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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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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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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대단한 산행을 했다.
해서 우리는 정녕 최상급의 간판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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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보니 딱 3시간 30분이 걸렸다. 아니! 이런 심설에, 개다가 기어서 오름에도 불구하고...
이건 완전 날라서 올라 온 시간인 것을... 그랬다... 나는 정말 기어서 올랐지만, 경보하는 속도로 기어 올랐고,
변형 된 러셀방식과 대단한 심신이 일치 된 행위의 결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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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것 먹을려고, 여기까지 눈 속을 헤엄쳐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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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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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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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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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눈에 파묻듯이 기어서 그런가? 눈살에 얼굴이 그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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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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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화) 판대에서 오전 6시에 등반약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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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곤돌라를 타고 하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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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이 올라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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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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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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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풍경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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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풍경을 맞이할 때마다 눈물이 나온다. 너무 행복하고, 정겨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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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올 1~2월은(빙벽시즌) 구정날과 오늘(수) 딱 이틀만 집에서 쉰 것 같다. 모든 날을 등반만...하고 다녔다.
오늘은(수) 먹고, 자고, 한 일이라고는 이 곳에 사진 글 올린 것 뿐...^^
자~ 밖으로 나가자. 글구 새벽에 어제의(수) 등반사진을 올리자구나.
밖으로 출동...^^
그리고 내일(목) 새벽 6시에 자연빙장을 발견하여(절친 후배한테 정보입수) 초등하러 또 집을 떠난다. 일요일까지...^^

댓글목록

빙벽16기 김기현님의 댓글

빙벽16기 김기현님의 댓글
작성일

선생님, 정말 재미있게 올라가셨네요.
눈이 많이 오면 정말 개처럼 기어올라가야 하나요^^
우리들에게 많은 걸 보여주시려고 고생많으셨습니다.

권기열님의 댓글

권기열님의 댓글
작성일

이넘아~^^
너희들에게 이런 모습 전혀 보여주고 싶은 마음, 꿈에도 없다.
이건 현실에 충실한 자세인 것을...^^
그 쪽 경찰서에서 잘 근무하고 있징...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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