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등암장에서 화요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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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산학교 작성일13-08-21 01:32 조회4,101회 댓글5건본문
현판 작업이란 어떠한 일에 있어 모든 일을 완성한 후, 마지막 상징적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권등암장을 1983년 5월부터 개척하기 시작한 후, 단독으로 개척한 세월이 오늘로서 31년이 걸렸다.(2013년 8월 20일)
개척할 당시 이곳을 암벽등반의 레저타운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신념하에, 3년이면 욕심 이상의 결과가 이루어 지겠다는
희망으로 개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31년이란 시간이 걸리고야 말았다.
시작할 당시 31년이 걸리는 개척이었다면 절대 손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지면에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으나...(본 등산학교 홈피의 "권등암장 개척기"를 읽어 보면 31년간 필자의 땀 흘린 기록이
약 50% 정도는 기록되어 있다.)
- 대슬랩 교육장에 교육용 수축 볼트를 설치하기 위해 더블자일을 가지고 오르는 암벽반 105기 김효성 동문 -
현판을 설치하기 위해 이동 중인 김효성(앞 : 암벽반 105기)과 윤동주(뒤 : 암벽반 104기) 동문
이 자리를 빌어, 개척에 있어 31년간 어떤 일로든 도와 주신 주위 분들과 많은 동문 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이 현판을 디자인 및 제작은 물론 설치 시, 3번 모두 참여하여 학교장의 미라클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암벽반 105기 김효성 동문께 깊은 감사드리며, 또한 오랫 동안 등산학교 평일반 교육과 학교장 애경사에 빠짐없이
함께해 준, 암벽반 104기 윤동주 동문께도 깊은 인사 드립니다.
현판 작업과 다수의 일들까지 모두 마친 후,
멀티등반을 하기에는 날이 저물 것 같은 시간... 피치등반으로 이들과 추석길의 맛있는 송편을 비져 본다.
이곳의 "추석길"은 등반하는 많은 이들에게 좌절과 희망을 주는 페이스 루트이다.
참, 보기와는 달리 그리 어렵다 볼 수 없는 루트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가? 많은 이들이 쉽게 생각하며 덤벼들지만 결국 포기하는 이들을 보게된다.
이곳은 핸드홀드는 잡을 곳도 없고, 풋홀드는 단 1~2초를 버팅길 수도 없는 곳으로
처음부터 한 스탭도 띠기 힘든 곳이다.
또한 연속으로 다섯 스탭을 3~4초 만에 해결해야만 오를 수 있는 5.11급 이상의 루트이다.
내노라 하는 친구들이 그간 다녀 갔지만...뭐~ 이런 루트가 있어... 라며~~^^
지난 금요일에는 고수들도 오르기 힘든 이곳을 희광이가... 오늘은 동주와, 효성이가
지옥으로 피서를 다녀왔다.^^
학교장이 리딩으로 오른다.
오르기 전, 자전거 사고로 두 팔이 중환 수술을 받아 아직 재활 중인 상태에서 과연 오를 수 있을까?
그래 안전하게 톱로핑으로 오르자? 지난 일요일에는 3달 만에 오른 인수봉 등반 후 후유증도 상당한데...?
2번째 볼트 후 3번째 볼트가 상당히 멀어, 떨어지면 바닥치기로 기본은 발목이 부러지는 구간인데...? 등등...
리딩으로 오르자구 마음 먹기 전까지 마음이 복잡했다. 허나 나는 말로만 전하는 교육자이자 등반가가 아니지 않은가?
현 몸 상태에서 과욕이라 판단될 수 있으나 이를 당연 시 한다면 나는... 어느 등반가이든 등반가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등반가라면...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행동으로 옮기는 자가 등반가 아니던가?
이까짓 등반가지고 너무 거창한 표현을 했나...^^
효성아~~ 길게 떨어져도 좋으니 줄 좀 팍,팍 빼주거라
"출~발~"
쉿~
쉭~
한 번의 추락없이
잘도 오른다.
다 섯 스탭의 연속적 크럭스를 3~4초만에 오른 후,
이곳 확보물에 자일을 클립하면 크럭스와 추락의 모든 과제는 넘어서게 된다.
퀵드로우를 설치 후,
자일을 클립한다.
클립 성~공~^^
그런데 참!~ 이상하다.
31년 간에 무게를 내려나서 그런가?
이 몸 가지고,
펄~ 펄~ 나네...ㅎㅎ
이유가 뭘까?
솔직히 나도 모른다.
혹시... 살아오면서,
이제는 아쉬움도, 괴로움도, 후회도, 욕심도, 미움도, 분노도 나 자신과 그 누구에게도 없어서가 아닐까? 싶다.
야망과 꿈이 있다면 그 산이 크던, 작던 쉼 없이 등반하고 픈 마음 뿐...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여러분과 함께라면 더욱 더...^^
1 : 1 맨투맨 밀착등반 클리닉 교육이 보름달과 함께 시작된다.
나는 여지것 누구와 등반하든 항시 밤 늦은 시간까지 등반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파트너들의 귀가 시간이 늦게된다.
그러나 이 날은 반대가 됐다.
하산하려는 나를...
한 수 지도해 달라며 부탁한다.
얘들아~~
너희들이 처음이란다.
이보다 더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밤 늦은 시간이 되도 등반수련에 여념이 없는 너희를 보니 말이다.
해서, 행복한...
납치...^^
감금은...^^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단다.
아울러,
너희들이 추석길에서 노력한 시간 만큼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낸 점, 나도 기쁘단다.
댓글목록
윤동주님의 댓글
윤동주님의 댓글
믿겨지지 않을 일이 생겼습니다. 이제 겨우 10.b를 올랐을 뿐인데..가르침을 받기전까지는 10년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손 홀드라고는 찾아 볼 수 없고, 첫 왼발을 딛기만 하면 추락하고 마는 그런 경지의 암벽루트를 한 동작 한동작 가르침을 받으니 신기하게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꿈만 같았습니다.
그동안 교장 선생님외는 아무도 본 적이 없습니다. 선등으로 오른 사람을..
그리고 후등으로도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한 스텝도 못 올라 가더군요. 왼발은 딛기만 하면 주르륵~~팔도 아프신데 그렇게 쉽게 사뿐사뿐 선등으로 오를 수 있는 능력이 무척이나 신기하기도 하고,부럽기도 했습니다.
우린 너무 어두워 홀드가 보이지 않아 랜턴을 켜고 올랐습니다. 중심이동법이란 개념을 자세히 전수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창안한 개념으로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알고 싶으시죠? face를 잘 오르는 방법을...말로는 도저히 설명을 할 수 없네요.
예전엔 학생들 20~30명 정도을 이렇게 맨두맨으로 가르치니 다 올라갔다고 하더군요.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저 또한 가르침을 받고 해 낸 걸 보니 능히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집에 돌아가 잠들기 직전까지 다섯 스텝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왼발부터 시작하여 다시 왼발까지 쉼없이 올라가야 하는 0.5초의 경지를...홀드를 정확하고 빨리 찾을 수 있는 경지을...
아직까지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그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10급을 즐겁게 하고 싶은 우리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11~12급을 맛보게 하셨습니다. 도저히 불가능한 Face 11급,12급 등반을 도전하고 도전하면서근육이 기억을 하고 있었던겁니다. 정신이 기억하지 못한 등반을 근육은 기억을 하던군요.
아..댓글이 너무 길었네요. 아무튼 교장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31년만에 모든 숙제를 다 풀으셨으니..이제는 즐겁게 학생들 가르치시고 등반만 하시길 바랍니다.
김효성님의 댓글
김효성님의 댓글
현판제작을 다 해놓으시고 사고로인하여 마무리 하지못하는 본인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라고 생각 하며 제가 한 일은 아니지만 대미를 장식하는 일에 동참 하고 싶은 마음 뿐이였음니다~~ 마무리 작업에 함께 할 수 있음을 허락해 주신 교장쌤 감사합니다~~
모든 일을 마무리 하고나니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저물어가고 급기야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때즈음~~
" 쌤~~~추석길 한번 해봐도 되겠습니까?" ㅋㅋㅋㅋ 역시나 허락은 하신다~~ 물론 엄청난 딜을 제시하시면서 ~~ 딜은? "효성아~~두걸음만 떼면 빙벽장비 풀세트로 사주마~~" ㅋㅋ 그래? 두걸음? 설마 떨어질지언정 두걸음 못뗄까? 생각에 콜을 외치며 첫번째 크럭스 부분에 도달~~
그러나 이게 어찌된일인지 한걸음이 안떨어진다~~ 그러기를 10분여~~ 역시나 한걸음을 못떼고 시간초과 ㅋㅋ 도저히 할 수 없음을 생각하며 쌤에게 도발을 하였다 ~~ " 쌤 한 방에 올라갈수 있으세요???" 한번 해보세요~~라고 던짐과 동시에 암벽화를 신으신다~~ "효성~~ 빌레이 줄 늦지안게 빨리 뽑으렴~~ 이말만 남기고 어느새 인가 완료!! @,@.......
"말도 안돼!! 순식간에 올라가 버리셨다~
한 없이 작아지는 내자신과 한 없이 커보이는 쌤만 있을뿐 ........ 하지만....역시나 우리를 저버리지 안고 1:1 교육을 해주신다~~ 이상하게도 10여분 한걸음도 못 떼던 발이 5분만에 한 스텝 올라서게되었다~~그러기를 20~30여분 지났을까?두 걸음 세걸음 떨어지더니 드디어 올라서게되었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되었고 , 쌤또한 모기에게 다리를 내어주시면서도~~ 보름 달이 뜬 밤에 '추석길'의 완료 소리를 제자들 입으로 지를 수 있게 해주시려는 열정...... 감사합니다!!쌤 덕분에 보름달이 뜬 저녁에 추석길에서 송편 한번 제대로 빚었습니다~~ㅋㅋ
ps:늦은시간 까지 함께 해주신 윤동주 선배님 감사합니다~~그리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추미옥님의 댓글
추미옥님의 댓글
교장선생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건강이 많이 좋아지신것 같아 넘 기쁘답니다.
효성씨 104기 윤동주선배님 교장선생님과 함께하신 등반 감동입니다.
마음은 있는데 쉽게 움직여지지않아 자주 찾아 뵙지 못해서 죄송스럽기도 하네요.
멋진 모습들 보고 갑니다. 장하십니다.
박지원님의 댓글
박지원님의 댓글
아직도 한여름의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숙원인 현판작업을 도와주시는 것도 모자라
교장쌤을 붙잡고 밤늦게까지 등반에의 열정을 불태우신 두분께 정말 놀랍고도 감사한 마음뿐이네요~
세상과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변해서 사람의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주지 못하는 요즈음,
좋은 제자들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등반하고 싶어하고,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주시고 싶어하는 교장쌤의 진심을 알아봐주는 두분 제자들이 있어서 선생님이 더욱 행복하실 듯합니다.
그날 효성씨로부터 직접 추석길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어찌나 흥미진진바라바라~하던지ㅋㅋㅋ
윤동주 선생님, 효성씨 넘 수고하셨구요, 앞으로도 교장쌤을 자주자주 붙잡아주세요^^*
윤동주님의 댓글
윤동주님의 댓글넵..잘 알겠습니다. 박지원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