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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에 오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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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심 작성일03-11-10 16:09 조회3,5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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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에 오르고 나서

       권등 29기 이해심

나는 원래 평일반으로서 권등 30기 1번으로 등록되었는데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연속으로 훈련을 받은 까닭에
29기 주말 반과 진도가 비슷하게 되는 바람에 갑자기
29기로 월반을 하였다.

내 집이 대전이라서 11월 8일 새벽 고속 버스로 서울에 와서
권 교장님과 함께 등산 장비점에 들러서
아콩카구아 등반에 필요한 장비들을 샀다.
특히 보온을 위한 기능성 옷 가지들에 신경을 썼는데
지난 번 킬리만자로에서 얼어죽을 뻔한 경험 때문이다.

지난 여름 킬리만자로에 갈 때는 전문가의 도움이 없어서
그냥 대전에 있는 등산 장비 가게 사람의 말에 따라서
간단한 옷을 구입하였다가 고생한 것이다.
단지 고생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 번에는 전문가인 권 교장님을 모시고
장비점에 가서 권 교장님이 골라주는대로 물건을 샀다.

그리고 안산 교육장에 가서 남철희 선생님과 함께
등산 장비 사용법을 교육 받았다.
권 교장님이 교통 사고를 당하여 심하게 다친 몸을 이끌고
학생 두 명을 앞에 두고 평일반 지도를 하신 것이니 그 책임감에
존경을 표할 뿐이다. 저녁 시간에 선배님 몇 분이 오셔서 우리를
격려해 주셨다.

11월 9일  인수봉에 도전하는 날이다.
나에게는 평생 처음 겪는 힘들고 아찔한 경험이다.
주말 반 학생들과 함께 전체의 흐름을 따라서 기어 오르기 시작하고
내 안간 힘과 선배들의 도움으로 정상에 올랐다.

팔과 다리의 순발력이 약해서 스텐스 포인트를 잘 찾아도 거기에 발을 딛고  
한 번에 힘을 주어 다음 자세를 취하는 것이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일부 구간에서는 위에서 확보를 보는 선배의 도움을 믿고
\"텐션\"을 외쳐대며 겨우 올랐다. 크랙 사이 내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는 밑에서 선배님들이 내 발을 받쳐주는 경우도 있었다.
약간의 반칙인 셈이다. 그러나 볼트를 붙잡고 오르는 따위
큰 반칙을 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코 앞에 있는 볼트를 일부러 피해서
홀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초보자에게는 약간의 의지를 필요로 한다.

아무튼 큰 반칙을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교과서대로 내 최선을 다 했다.
확보줄을 매고 푸는 순서, 직접 간접 확보을 위한 자일 연결 방법 등에 있어서
순간적으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침착을 되찾고 몇 초 뒤에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물론 더욱 정확한 동작을 위해 몇 차례 옆에 있는 선배님들의 지적을 받았다.

그렇게 안간 힘을 다 해 몇 피치를 오르니 어느 새 꼭대기.

내 평생 처음 와 보는 곳!
어려서부터 동경하던 곳!
오르는 사람들을 멀리서 보고 부러워 하던 곳!

그 곳에 내가 서 있게 된 것이다.
이 아니 기쁜가?

하강할 때 조금 다친 사람이 있지만
도전자 전원이 등정에 성공했으니 크게 자축할 일이다.
불행하게도 나는 대전까지 갈 길이 바빠서
뒷풀이에 참석하지 못 하고 고속버스를 타러 갔다.
일행들과 함께 신나게 떠들고 싶었는데 ....


이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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