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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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영종 작성일03-12-09 00:06 조회3,146회 댓글0건본문
인수봉을 등반을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시간을 보니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7시 안에 약속 장소에 가기는 틀린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하철을 타고, 다시 택시를 갈아타고 부랴부랴 약속장소로 달려갑니다.
흠....다행스럽게, 아직 출발하려면 더 있어야 할 것같습니다.
늦진 않았군...ㅡㅡ;
택시를 타고 오는데 택시기사분이 이 추운 날씨에 암벽등반을 하러가냐고, 감탄이신지, 아니면, 걱정이신지 물어보십니다.
인수봉 등반을 하면서 중간중간 바위를 탈 때, 기분이 참 묘합니다.
처음에 밑을 내려다보면, 깍아지른 벼랑이고, 그 순간엔 아찔하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묘한 기분이
듭니다.
뭐랄까, 기쁨이랄지, 즐거움이랄지, 전율이랄지,,, 기분을 가라앉히며,..
한 발!
조심스럽게 한발을 더듬습니다.
그리고 한발을 찍었습니다. 발이 바위에 붙을 때의 촉감이 발끝에서 부터 머리끝까지 느껴집니다.
그리고 무게를 실어 천천히 발을 폅니다....
천천히 천천히 아주천천히....한발에 몸전체의 무게를 실고 다음 발을 둘 곳을 살펴봅니다..
그러다,
주르륵....
추우락~~!!
으윽...
이런 지난주에 까진곳이 또 까져버리고,...
대롱대롱....
만약 이 자일이 내 몸에 감겨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난 저 까마득히 아래로 떨어져, 아득히 먼 곳으로
여행을 하게되겠지...!!
나란 존재에 대해서 자성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그리고 바위라는 거대한 자연에 대해 표현하기
힘든 친밀감도 생김니다...긴장감과 함께...
다시 오르기 시작....
오로지 손을 집을 곳과 내 몸을 의지하여 앞으로 나가기 위해 발을 둘 곳을 찿는데에만 집중합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오고, 손도 꽁꽁얼고, 절벽위에선 구조용 헬기가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신경을
거스름니다.
저 위에서 바위에 확보줄로 의지하신 교장선생님께서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평상시엔 여차하면 불호령이시더니, 아무래도 사제지간의 어떤 우려와 걱정도 있으신가봅니다.
한발 한발, 한 손 한 손...
결국엔 모두들...
하나의 반칙없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인수봉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긴장감과 전율감을 느끼며 정상에 올라, 팽팽했던 숨을 고르고
정상에서 추운바람을 느끼며, 저멀리 보이는 백운대와 노적봉과 만장봉을 벗삼아 점심을
먹습니다... 살을 에는 추운바람이지만, 그것 조차도 새로운 경험입니다...
반칙없이 정직하게 함께 등반하고나니, 다들 좀 더 가까워진듯합니다..
앞으로도 늘 바위를 좋아하는 멋진 30기가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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