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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연휴의 빙벽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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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선배 작성일04-01-27 16:36 조회2,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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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를 맞아 빙벽등반을 다녀 왔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최초 일정은 가래비 --> 갱기폭 --> 실폭 --> 구곡폭 --> 권등빙폭3 이렇게 다녀 오는것이었습니다.

모두들 과연 설악까지 잘 갔다올수 있을까..
긴장속에 모임장소에 무사히들 모였구요.
야영을 하지 않아서 한결 가벼워진 배낭을 메고들 오셨네요.

가래비에 도착하니 빙판길이라서 중턱까지만 차량으로 이동하고 빙장까지는 걸어서 갔습니다.
서너군데 야영을 하는 텐트가 보이고 한팀이 야빙을 하고 있네요.

뒤쳐져서 가래비에 가다가 야식거리로 순대를 챙겨갔는데 순식간에 없어지네요.
우리들도 서둘러 장비챙기고 자일걸고 순서대로 오릅니다.
저희 1조는 좌측으로 그리고 2조는 우측으로 올랐구요.

한상연님이 아무도 찍지 않은 얼음을 사쁜히 올랐습니다.
하강해서 모습을 보니 번쩍이는 얼음갑옷을 입고 계시네요.
이어서 오르는 사람마다 얼음갑옷으로 갈아입고들 오셨구요.

2조는 등반속도가 빨라서 1조가 두명 올랐는데 벌써 네명이나 올라갔다 오시네요.
서둘러 좌.우측 빙벽을 오릅니다.

이번에 보는 가래비 빙폭은 전에 봤던 평면의 얼음이 아닌 온통 버섯과 고드름이 가득합니다.
상단에서는 바위에 살짝 얼어있는 얼음을 힘껏 바일로 타격하다가 모두들 피크날이 무뎌 졌구요.
맨 우측에서 등반하던 팀에서 부상을 입었는지 등반하다 보니 여기저기 큼직한 핏자국이 선명하더군요.

구곡으로 가기 위해 자일을 내리고 짐을 꾸렸습니다.
이동중에 휴게소에 들려 맛있는 해장국도 먹었구요.
강촌에 도착하여 산장에 들렀는데 따뜻한 방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넓은 방에 옹기종기 앉아서 무뎌진 바일을 손질하고 얼고, 젖어버린 장갑이며 옷들을 말립니다.
간단하게 한잔씩들 하며 잠자리에 들다가 한상연님의 오빠생각 자장가 노래에 다들 한번 활짝 웃어봅니다.
이어서 들려오는 애국가를 자장가 삼아 곤한 잠을 청해 봅니다.

몇시간을 잤는지 방바닥은 미적지근 하니 온몸이 찌뿌듯 합니다.
일어나 보니 김은영님이 일찍 일어나서 라면을 끓이고 계시네요.
모두들 늦은 점심을 기약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따끈한 보리차를 끓여서 가져온 보온병들에 나눠 담고 구곡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매표소에 들어가려니 인적사항을 기재해 놓고 가라네요.
보험을 든다고 합니다.
김재환님도 늦지않게 합류를 하셨구요.
기나긴 어프러치를 하다가 지칠만하니 구곡폭이 눈앞에 펼쳐 집니다.
까마득히 보이는 구곡폭에는 아직 몇팀이 없구요.
한팀이 선등으로 오르고 있더군요.

교장선생님께서 가벼운듯 사쁜한 걸음으로 선등을 하시며 스크류를 박고, 자일을 퀵도르에 휙스하고 정상까지 낙빙이라곤 하나도 없이 오르십니다.

구곡에서는 손톱만한 작은 낙빙은 낙빙축에도 끼지 못하네요.
떨어졌다하면 어른주먹 두개만하고, 제대로 떨어지면 커다란 호박만한것두 무수히 떨어집니다.
흡사 전쟁터에 온듯 피웅~ 핑 핑.... 얼음이 날아 다닙니다.
간간이 펑~~ 하며 얼음 포탄도 떨어지구요.

더러는 낙빙에 두어번 맞고나서 등반을 포기하기도 하구요.
등에 맨 가방덕분에 커다란 낙빙을 등에 맞고도 무사히 등반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자일을 설치한 루트는 구곡폭에서 낙빙이 거의 없는 구간 이었습니다.
역시 우리 교장선생님 이십니다.

구곡에 와서 여러 등산학교 학생들이며 동문들 등반하는 스타일을 보니 학교마다 차이가 확연하게 보입니다.
무조건 힘껏 바일을 휘들러 무수히 많은 낙빙을 만들며 오르는 팀도 있기도 하고, 살짝 걸고 오르다가 추락을 하여 아래에서 등반하는 사람 등에 올라타는 사람도 있구요.
선등자일 밑으로 들어가 하강하다가 대중들의 우뢰와 같은 욕설을 먹구서야 겨우 하강을 하는 팀도 있네요.

권등은 너무 조용하게 등반을 해서 구곡폭에 왔는지도 모르겠던걸요.
무전기로 상단하고 통화하니 고함칠 필요도 없고요.. 낙빙이 없으니 신음할 필요도 없구.. 그렇다구 다른팀에 전해 해를 주지 않으니 말들을 일도 없었답니다.

두번째로 오르신 조규택님은 스크류 빼며 오르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
구곡폭은 권등빙폭3 보다는 난이도는 낮지만 지난밤에 찍어본 가래비의 연장선이라 생각 되더군요.
수많은 시선들을 등뒤에 매달고 등반을 마쳤습니다.
때때로 교장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동작이 잘 되곤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등반중에 다른팀에서 떨어뜨린 작은 낙빙이 헬맷을 팅하고 치고 지나가는데 정신이 번쩍 나더군요.
바일을 한번 찍을때마다 낙빙이 생기지 않을곳을 골라 찍느라 시간이 더 지체 되었습니다.

제가 등반을 마치고 나니 김재환님이 등반을 하신다네요.
확보준비 하면서 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처음에는 주마를 걸지않고 손으로 당겼는데 한번 매달리니 자일이 자꾸만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가슴이 철렁해 지네요.
얼른 주마를 꺼내어 자일에 걸고 당기고 있는데.. 이번에는 손목,팔둑,허벅지,허리 죄다 펌핑이 옵니다.
오래동안 주마를 잡고 있으려니 손가락은 깨질듯이 아프구요.
주먹으로 펌핑난곳을 마구 두드려 뭉친근육을 풀며 확보를 봤습니다.

이어서 오르는 이승준님을 김재환님이 확보를 보는데, 당황해 하셔서 자리를 뜰수가 없었습니다.
옆에 서서 함께 자일을 당겨주며 확보를 봤습니다.
확보줄위에 자일을 가지런히 사려야 하는데 잘 되지 않습니다.
다른 등산학교에서들 와서 확보를 보고 있습니다.
더러는 미니트랙션으로 확보를 보기도 하고, 주마에 비너를 걸어 확보를 보는 팀도 있습니다.
이승준님이 오르고 나서 김재환님은 먼저 하강을 하셨습니다.
미쳐 챙겨드릴 겨를도 없이 내려가셔서 두리번 거리며 찾아 보니 하강자일에 매달리시더군요.

이어서 유시영 강사님께서 올라오십니다.
바일을 바꾸시더니 적응이 되지 않으셨는지 조금 힘겹게 등반을 마치시네요.

옆에서 등반하던 다른 팀은 철근으로 변해버린 자일 철거하느라 고생들이 많더군요.
얼은 자일을 철근마냥 등에 매달고 가는 풍경이 흡사 철거현장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둠이 조용히 내리는 구곡에서는 모두들 길을 떠나고 우리팀과 다른한팀만이 남았습니다.
하강용 굵은 자일에 하강기를 걸고 하강하였구요.

제가 상단에 있는동안 모두들 장비 챙기고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들 계십니다.
김재환님은 내일을 기약하며 먼저 출발을 하셨네요
서둘러 장비를 챙겨 구곡폭을 나섰습니다.

근방에서 젤 맛있다는 커피를 한잔씩들 하고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었습니다.
권등빙폭3로 이동하기 위해 줄을지어 이동을 했습니다.
조규택님은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중간에 헤어 졌구요.
민박집에 들어가서 여기 저기 짐들을 풀어놓고 보니, 방안이 썰렁하니 춥습니다.
간단하게 한잔씩들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풉니다.
교장선생님의 등반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들어도 들어도 재미 있습니다.

아침일찍 kbs에서 촬영나온다고 해서 기다리다 보니 시간이 늦었습니다.
권등 대장금 허승열님의 요리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하며 맛있는 아침을 먹습니다.
순식간에 만들어 지는 계란찜이며 찌게며 요리들이 계속 나오는데 언제 그렇게 많이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천규님이 나혜영님과 정영민님,정지연님 그리고 kbs 기자를 데리고 오셨구요.
배낭을 다시 꾸리고 권등빙폭3로 이동을 했습니다.
하얀눈이 내린길을 가볍게 올라서 보니 빙장에는 아무도 없네요.
장비를 갖추고 교장선생님께서 선등으로 올라 맨 우측에 자일을 설치하십니다.
오늘은 얼음기둥 오르는 등반을 교육하신답니다.
중간에 내린 자일은 끌루와르라고 계곡을 올라 오버행을 올라서는 등반교육을 하신다 시구요.
맨 좌측은 다른 팀에서 등반하러 와서 양보를 했습니다.

kbs기자는 열심히 촬영하느라 바쁘구요.
다른 팀에서 와서는 얼어있는 빙폭을 조각하기 시작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바일과 크램폰을 조각도 삼아 빙폭을 조각내는데 고드름이며 멋있는 버섯이며 다 부숴 버리네요.
잠시후에는 빙벽등반대회 식으로 락카를 얼음에 뿌려 표시해 놓고 등반경기를 벌이더니..
나중에는 락카가 있는 부분을 모조리 깨고나서 하산을 하더군요.
바닥이 온통 얼음으로 가득차서 걷기도 힘들었습니다.

명절날이라고 준비해간 우럭매운탕들을 너무도 맛있게들 먹어서 가져간 보람을 느낍니다.
대장금 허승열님은 어느새 계란을 삶아 놓으셨구요.
앞으로는 허승열님 안계신 빙장은 생각할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나서 김재환님이 먼저 하산을 하셨구요.
나머지 일행은 뒷풀이로 저녁을 먹고 출발을 했습니다.

긴장이 풀린듯 피곤이 몰려옵니다.
온몸이 멍하니 오늘은 잠이 잘 올것 같지도 않습니다.
옆에서 졸리울까봐 잠도 자지 못하고 재미있게 말벗을 해준 김은영님이 있어 안전한 운전을 하게 되었구요.
집에와서 장비들을 꺼내놓고 잠자리에 들고 보니 언제 잠이 들었는지 아침이 밝아 옵니다.

어제는 연휴 첫날이라고 일도 손에 잡히질 않고 어깨도 아프고 여기저기 근육들이 아우성 입니다.

2박 3일간의 빙벽에서의 시간들이 긴 세월마냥 흘렀습니다.
안산 교장에서 교육을 받다가 인수에 오를때의 느낌이랄까.
뭔가를 해냈다는 가슴 뿌듯한 느낌이 물밀듯 밀려 옵니다.

어제 저녁에는 kbs에서 촬영한 권등의 빙벽등반 모습을 가족들과 함께 재미있게 지켜 봤구요.

이번주 빙벽 교육때 빙벽 동기들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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