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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비 속에서 빙벽을 오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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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심 작성일04-02-23 14:57 조회2,5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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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21일 토요일

대전에는 새벽에 이미 비가 멈추었지만 천안보다 북쪽은 끊임없이 내리는 비 속에
젖다.  그 때문인지 빙벽 페스티벌에 참가한 사람 숫자가 적다.
매월대 민박 집에 도착해 보니 집 뒤로 흐르는 냇물이 거세다.

김은영 씨에게 포도주 한 병을 선물했더니 여자들끼리 모두 해치우다.
나에게는 권하지도 않고 ....

빙벽 페스티발에 앞서 참가자들이 작은 선물들을 받다. 손 지갑, 목 지갑, 모자 따위.
369 소리 요란한 안방을 피해서 몇 사람은 대청에서 먼저 잠을 청하다.



2004년 2월 22일 일요일

어제보다 더 심해진 줄기 찬 장마 비 속에서 요란스럽게 콸콸 흐르는 폭포를 보고 들으며
매월대 빙벽을 오르다. 아니 이해심을 비롯한 여러 사람은 오르다가 도중에 떨어지다.

빙벽의 가운데 부분 바위와 고드름 사이가 들떠서 그 사이로 요란하게 물이 흐르고
아래 쪽 얼음 바닥에 큼직한 구멍이 생기고 깊이가 1m인 심한 급류가 흐르는 지라
빙벽의 가장자리만 이용하여 빙벽 페스티벌을 벌였는데,

안경 낀 사람의 비애, 비 때문에 내 안경이 빗물과 입김에 덮여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아니 하다. 발 디딜 곳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다가 무게 중심이 흐트러지며 슬립.  
규정상 그 자리에서 탈락을 선언 받고 하강.

늦지 않게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상품을 분배 받다. 후원 업체들이 페스티벌에 쓰라며 기중한 것들인데 배낭과 모자 등. 잘 한 사람에겐 배낭, 나처럼 탈락자는 참가상으로 카라비너 등등. 여자들은 작고 예쁜 배낭을 탐내다. 특히 김은영 씨가 ...
약간의 소동이 있다. 시합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큰 배낭 따위 상품 일부가 사라진 것. (빙벽반이 아닌 팀들이 참가했는데 빙벽반보다 일찍 철수. 자세한 이야기 생략.)
권 교장님이 입던 고어텍스 방수 바지를 유시영 강사님에게 드리다.

페스티벌에 쓰이고 남은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27일-29일에 토왕성 폭포에 오는 사람들은 혹시 작은 카라비너들을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아무튼 장마 비와 진눈깨비 때문에 지극히 예외적으로 등반이 일찍 끝나고 나는 여관 신세를 지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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