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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등/빙벽반과 함께한 굿데이 신문 빙벽등반 기자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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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선배 작성일04-02-26 15:28 조회2,6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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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체험기] 야호! 스릴·전율의 빙벽 등반
  

#빙벽 등반의 ABC는 장비의 올바른 사용
 
헬멧을 쓰고 자일을 연결한 하네스(안전벨트)를 허리에 채웠다. 얼음을 찍으며 올라갈 수 있게 한 크램펀을 빙벽화에 장착했다. 마지막으로 호미처럼 생긴 바일을 양 손에 쥔 채 장비들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서 등반하는 암벽등반과 달리, 장비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이 빙벽등반이기 때문이다.
 
머리 위 적당한 곳에 바일을 찍고, 프런트포인팅(크램펀으로 찍으며 오르기)을 한 후, 한쪽 바일을 빼서 옮겨 찍고 또 다른쪽 바일을 빼서 옮겨 찍는 것이 빙벽등반의 기본 동작. 이때 몸의 균형을 잘 잡으면 알파벳 N이나 X모양의 자세가 만들어진다. 또 손으로 바일을 찍을 빼는 배를 빙면에 붙인 채 타격해야 하지만, 크램펀으로 얼음을 찍을 때는 반대로 엉덩이를 뒤로 빼며 찰 곳을 찾아야 한다. 손에만 매달려 발을 보지 않으면 정확한 타격이 어려운 탓이다.
 
머릿속으로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울퉁불퉁한 얼음 표면 위 움푹한 홈을 찾아 힘껏 바일을 휘둘렀다. 손끝으로 튕겨 나오는 느낌이 전해졌다. 다시 한 번. 탁, 이번엔 제대로 박힌 듯싶었다.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발로 빙벽을 걷어찼다. 덜컥, 야수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크램펀이 얼음벽의 속살을 파고들었다.
 
#초보의 두려움, 신뢰로 극복
 
하지만 실폭은 준비가 안 된 초보 등반자에게 쉽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숙련자들은 피크(바일 끝의 뾰족한 부분)가 박히는 순간의 진동이나 소리만으로 제대로 박혔는지 감이 잡힌다지만 그것은 수많은 연습 끝에 얻어진 결과. 바일을 찍으려는 시도는 헛손질로 끝나기 일쑤였다.
 
\"화이팅∼!\" 아래쪽에서 동료들의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힘을 내 다시 한 번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갑자기 몸이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갔다. 아찔함에 비명이 절로 나왔지만 다행히 모든 것은 찰나에 끝났다. 재빨리 자일을 잡아당긴 동료 덕분이었다. 생명줄인 자일과 동료들이 나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 두려움은 오히려 그전에 비해 한결 줄어들었다.
 
순간적인 추락을 수차례 반복하며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갔고 손발은 기계적으로 움직여졌다. 마침내 팔을 휘두를 힘조차 남지 않았다. 실폭의 중턱쯤인 듯했다. \"더 이상 못 올라가겠습니다\" SOS 신호를 보내는 조난자처럼 애타게 소리를 질렀다. \"네, 내려오십시오\" 반가운 화답이 이내 들려왔다. \"하강∼!\" 팽팽하게 내 몸을 지탱해왔던 자일의 긴장이 스스르 풀렸다. 두 발로 엉거주춤 빙벽을 간간이 튕기면서 아래로 내려왔다. 둔탁한 빙벽화가 땅에 닿는 것을 느끼면서 안도감이 밀려들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짜릿한 쾌감
 
흔히 빙벽등반은 산을 오르는 사람이 가장 마지막에 도전하는 분야라고 한다. 권기열 교장은 \"암벽등반처럼 고정된 루트가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얼음의 형태 역시 항상 변하기 때문에 창조적인 등반이 가능하다\"면서 \"무언의 장비와 몸이 일치되면서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료 전원의 등반이 끝나갈 무렵 밤하늘엔 별이 가득했다. 스무살 초반 대학생부터 마흔의 주부, 쉰을 넘긴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빙벽 아래로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어떤 이는 바일 타격시 손끝으로 전해지는 짜릿한 전율을 얘기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서로의 목숨을 책임지며 싹트는 끈끈한 동료애를 들기도 했다. 한 번의 어설픈 시도로 빙벽등반을 \'체험\'해 보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오만은 아니었는지 빙벽의 서늘한 감촉이 다시금 떠올랐다.
 


설악산(인제)=차희연 기자 misstea@gdleisure.com
    

기사작성 2004.02.25. 14: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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