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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 때 턱 재밍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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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영민 작성일04-03-30 11:56 조회3,4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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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도 없는 턱 재밍을 시도하다 얼굴이 작살난 안영민입니다.
다행히 마데카솔을 열심히 바르니 조금씩 아물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한없이 부풀어오른 양발의 무게가 걷는 것조차 힘에 겹습니다.

어제는 종일 끙끙, 오늘 화요일에는 조금 여유가 생기네요.
벌써 인수봉 도전이 기다려집니다. 긴장반, 기대반으로...

3주차까지 교육을 받고나니 여러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솔직히 지금도 내가 과연 제대로 졸업할 수 있을까 하는 갈등이 납니다.
한주 한주 너무 힘든 교육이었거든요. 몸은 안 따라가고, 내 살의 무게를 손발이 감당하지 못하고. 추락은 일상생활, 온몸은 상처투성이. 그래도 포기하고픈 마음을 수시로 다 잡습니다. 30기 선배님들 이야기대로 이제 목표가 눈앞에 보이는 칠부능선까지 올라온 셈이니까요.

암벽에 도전하면서 세 가지를 배웠습니다.

첫째는 내 몸이 감당할 수 없는 극한 상황까지 갔을 때, 그 고비를 이겨내는 순간 돌아오는 짜릿한 환희입니다.  
매주 교육 때마다 실전등반에 나서면서 숱하게 갈등합니다. 내가 오를 수 있을까, 적당히 하다 포기해바릴까. 그러나 여러차례 추락하면서도 결국 올랐을 때, 그 느낌은 30여 년을 살면서 쉽게 맛볼 수 없었던 짜릿한 환희입니다.

둘째, 확보교육을 받으면서 난생 처음으로 내 두 손에, 내 몸에 다른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구나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보았습니다.
내가 좀 더 편해보겠다는 이기심이 그 때만큼은 파고들어올 여지가 없습니다. 양손에 펌핑이 오더라도 죽으라고 자일을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내 뒤의 누군가가 오르는 길을 활짝 열어둘 수 없다는 것, 아니 어쩌면 나의 이기심, 순간의 잘못으로 나를 믿고 오르는 동지를 극한 상황에 내몰 수도 있다는 것. 저는 이것이 암벽이 가르쳐주는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상에 올랐을 때보다 저는 하강할 때가 훨씬 긴장되고 떨립니다.
한발 한발 조심조심 내려가면서 아래손으로 하강 속도를 조절할 때, 늘 순간의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오르는 기쁨, 올랐을 때의 환희만큼 내려올 때의 긴장감도 인생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그래서 암벽등반은 나를 버림으로써 새로운 나를 얻어가는 과정인듯 합니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 속에서 배워야 할 겸손함을, 거대한 벽 앞에서도 돌아서지 않는 도전정신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암벽등반은, 그래서 레저나 스포츠라기보다는 구도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런 새로운 길을 조금씩 보여주시는 교장 선생님과 특히 30기 선배님들의 모습이 강렬하게 남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31기 동기여러분.
이제 저희들의 교육도 반환점을 돈 셈이군요.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교육을 마치길 함께 기원합니다. 교육을 받다보면 경험많고 자심감이 넘쳐나 매사에 적극적인 동기분들이 부럽습니다. 나는 언제 저렇게 성장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부지런히 따라가보려고 열심히 구호를 외쳐봅니다. 그래서 3조를 한 강사님은 \'구호조\'라고 부르기도 하대요.

앞으로 자신있게 선등을 치고 나갈 동기분들에게 늘 우렁찬 구호소리로 받쳐주겠습니다. 대신 구호조도 일취월장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십시오. 그것이 권등 정신이요, 31기 정신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김봉기 기반장님!!!

오늘, 모처럼 기수 교육사진 첫 페이지 20명의 동기 얼굴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았습니다. 얼굴과 이름이 모두 연결되더군요. 자랑스런 그 얼굴, 그 이름들이 권등을 빛내고, 31기를 빛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 그것을 위해 부족하지만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권등 31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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