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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픈 엄지 발가락에게...(인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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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진용(33) 작성일04-06-01 13:53 조회2,9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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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발가락아!


내가 진짜 너와 함께 인수봉을 올랐었는지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실감이 안나는구나!

지금  기억 속에 떠오르는 건 인수봉 정상에서의 환희나 감동이 아니다.

앞에 다가선 순간, 금방이라도  덮칠 듯 숨 막히게 다가오던  바위 절벽의 흰 속살과

터질 듯  세차게 방망이질 치던 내 심장소리,

크럭스를 만날 때 마다 저절로 나오던 혼잣말

\" 띠 #$@ ... 진짜 골 때리네 !!!! .....(거친 표현 용서)\"  그리고  끊임없는 너의 비명소리와

엄숙하다 못해 비장한 각오로 바위를 오르던 동료들의 거친 숨소리 뿐이다.


엄지 발가락아!

인수에 오르는 날엔 너와 함께

비 안개에 감싸인  백운대 바라보며,

\"나도  여기 드디어 왔노라\" 하고  큰 소리도 지르고 ,

\"발가락 너 그동안 참 정말 고생 많았다\"하고 위로도 해주려고 했는데.ㅠ..ㅠ..


어쩐 일인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감격 보다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었는가?\' \' 정말 내가 이것 밖에 안되나?\'

하는 후회와 아쉬움만 자꾸 밀려 오는구나...

너도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발가락아!

아직도 우린 갈 길이 너무나 멀어 보인다.

그렇다고 돌아가기엔 더더욱 먼 길이겠지?

죽으나 사나 앞으로 갈 수 밖에 ....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자!

여기서 더 망가진들 네가 설마 손가락이야 되겠냐?

빨리 빨리 몸 추스려 다음을 준비하자 !.

그리고  팔,다리, 허리 ,어깨 특히 팔꿈치, 무릎에게도 안부 좀 전해주고

함께 잘 해보자고 용기 좀 주기 바란다.


그럼 오늘은 이만 글 줄인다. 다음엔 만나서 꼭  즐거운 얘기만 하도록 노력해 보자...

                      
                                                            2004.6.1       주인이자 벗인 용 이 씀


미안합니다. 동기 여러분..

희망과 감동,자신감과 격려의 글을 나눠야 하는데

제 심정이 지금 그렇군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


저희들의 안전 등반을 위하여  너무나 애써주신 교장 선생님,

그리고 계속 제 뒤에서 스토커로 따라 다니신 유시영 수석 강사님,(에구 에구 노이로제

걸리겄네...^ ^) 이 승준 강사님, 유보연 강사님,성길제 강사님,김봉기 선배님,

이 춘상 선배님, 마지막 피치에서 두레박을 퍼올린 김 강학 대장님 (아마 제가 너무 늘어

져서 그러셨겠지요, 그래도 다음에  기회있으면  한 20분 시간은 주시길 부탁...)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3기 여러분의 화이팅에 경의를 표합니다.

\'앗싸! 권등 화이팅\' \" 33기 화 화 화 화 화이팅\"


P.S:  우울함을 떨쳐 버리기 위한  비밀 고백


둘째 피치부터 확보점 마다 3~40분씩 매달려 있으려니 정말 미치고 폴짝 뛰겠더라구요.

(실제로 폴짝 뛰기도 했다니까요 ^ ^)

그러더니 결국은 온 손, 발에 펌핑이 나더군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다행히 입은 펌핑이 안났지 뭡니까.

그래서 입을 이용해 어찌 어찌 우여곡절 끝에 올라 갔단 전설이 있는지 없는지 원....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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