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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고운 내사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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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 란(32기) 작성일04-06-06 14:49 조회3,0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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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깊은 산에는 주요 운송수단이 말입니다.

대부분 이런 말들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높은 산에 있는 롯지(산장)까지 올라갑니다,

그래서 높이 올라갈 수록

산장에서 묵는 비용과 그곳에서 파는 생필품, 차 한잔 값도

다 다릅니다. 올라갈 수록 비싸지는거지요.



히말의 좁은 산길에 이런 말떼들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꼼짝없이 길가 한 켠에 서서

이들이 지나가길 기다려야합니다.

그래서 길에는 그들이 눈 똥 천지이지요.

그 배설물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가야하고,

그들에게 길을 비켜주지 않을 경우 때론 그들의 뒷발에 채여 다치기도 하거든요.

한국의 큰도시도 아닌,

네팔의 호젓한 산길에 교통체증이라니 아이러니칼하지요.



저도 그동안 제 스스로가 만든 교통체증에 갇혔나봐요.

추석길에서 중심이동을 하지 못한 채

몇 번을 그냥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32기 평일반 수업때 \"선생님, 도저히 못하겠어요\"

하강~~~~

33기 평일반 수업때\" 선생님, 절대 못하겠어요\"

하강~~~

유급에 유급을 거듭하다 재수강을 하게 된 제가

34기 평일반 수업이 있는 오늘, \"선생님, 해보겠어요\"

드뎌,

드뎌,

그동안 꽉 막혀있던 교통체증을 뚫고 앞으로 나갈 수 있었죠.




와~~~우!

제 삶에 기적이 일어난 날입니다.

바위에 서지 못하던 제가 바위를 딛고 우뚝 섰다는 거, 이게 바로 기적아닌가요?



물론 전 우리 32기 주말반 동기들과 함께 인수봉 등반도 했지요.

그러나 제가 올랐다기보다는

숱한 \"텐션!!!\"속에 남의 힘으로 올라갔기에

여태껏 제 마음 속에 바위 오름짓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가 봅니다.

그런데 이젠 제가 스스로 바위를 딛고 올라섰다는 느낌과 확신이 들기에

기적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 여세를 몰아 담 주 보게 될 선등시험은

사실 걱정도 안됩니다.

제게는 오늘 이 입문식(오늘 추석길 돌파가 제게는 바위타기입문식으로 여겨지니까요)이

더 큰 미해결 과제였기 때문이지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교통체증은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가 스스로 막고 있었던 장애물 때문이었죠.

내 자신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 불안, 소심함...

바위탓도 아니고,

능력탓도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바위를 타겠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물주고 키워왔던 내 안의 악성 바이러스였을 뿐이죠.




일찌기  저 유명한 다비드 상을 제작한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말했죠.

\"내가 다비드 상을 만든게 아니라,

나는 대리석 덩어리 안에 갇혀 있는 다비드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그를 해방시킨 것일 뿐이다\"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안에 꼭꼭 숨어  잠자고 있던, 그래서 있는 줄도 몰랐던

-용기, 모험, 도전정신이

밖으로  튀어 나오도록,

그래서 그것들이 자유롭게 힘을 발휘하도록  해방시킨 것일 뿐이죠.




그대 고운  내 사랑, 바위님!

당신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없어진  그 자리에

당신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아, 내 겨드랑이가 갑자기 근질근질하네요.

어, 이게 뭘까?

이크, 날개가 돋아나고 있네요.




거대한 당신 앞에 선  난 작은 새.

이제 내게 돋아난 새 살,

내 날개를 달고  푸드득 거립니다.




당신을 딛고 일어나

저 푸른  하늘을 향해 날개짓을 하렵니다.

아름답고 눈부신 황금빛 날개를  조금씩 조금씩 펼쳐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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