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의 雪國 울릉도(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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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산학교 작성일16-02-20 04:01 조회4,588회 댓글3건본문
4박 5일간 빙벽투어를 다녀와서 몸도 추스리고 장비도 정리할 즈음... 화요일 저녁, 권등의 전설 중 1명인 임용우에게(암: 7기 / 빙: 7기) 전화가 온다.
교장선생님~ 내일 새벽 2시에 출발해서 을릉도 설산등반을 가자고 한다.
잉~
미뤄진 일도 많았지만 거절할 수 없는 사이라서... 그래~ 가자... 남은 시간 바삐 움직여 종로에서 9시에 집으로 귀가했다.(전날에도 2시간 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했는데...) 귀가 후 짐을 쌓으니 꼬박 새벽 3시... 서울에서 포항으로 출발한다.
비수기 때는 포항에서만 울릉도 배편이 있다. 성수기 때는 서울에서 가까운 강릉이 좋았을 터인데...) 차안에서 나는 졸음이 쏟아진다.
-포항 여객선 터미널- 에서 표를 구입한 후...
주차장에서 짐정리를 한다.
바다 너울이 심해... 승객들은 너도나도 봉투가 필요했으나... 나는 놀이공원에 온 기분으로 신나했다.
아울러 3시간 30분 거리가...
4시간 30분만에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雪國 이다.
요기 좀 하자구나~
따개비 밥
홍합밥(따개비밥이 훨씬 맛있다)
특히 울릉도 같은 객지에서는 지인이 있다는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보다 더욱 행복한 것이다.
학교장의 지인과 절친인 울릉콘도의 최희찬 사장님...나의 지인을 통해 서울에서 두 번 대면한 적이 있는 분이다. 연락을 취하니 여객터미널에서 우리를 공수해 준다.
삽살개 두 마리가 우리를 엄청 반긴다. 덩치 큰 놈들이 순하고 상당히 귀엽다.(나도 한마리 키우고 싶다)
우리를 최고의 객실로 배정해 주심에 감사함을 느끼며...
여장을 푼 후... 우리를 초대해 준다.
오늘 수확한 오징어와 한치를 내온다. 식감이...^^ 최고~
잠시 후 오징어를 데쳐 온다.
그러나...
아니~ 이게 뭔가?
오징어에 알이...
우리 두 사람은 발과 눈과 귀가 넓은 전국의 미식가 이거 늘... 처음 본다.
경위를 알아보니... 오징어 암컷이란다. 외지인은 물론 현지인도 먹기 힘든 귀하고 귀한 것이란다.
최사장님께 깊은 고마움을 더욱 느끼는 순간이다.
맛...
이런걸 두고 둘 이 먹다가 한 명이 죽어도 모른다는 맛과 말을 이야기하는 것일께다.
내 평생 가장 맛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인장께서는 이 곳 울릉도 토박이로서 울릉산악회에서 활동하는 중견 산악인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가 알고, 주인장이 아는 이들과 모두 절친이었고... 어느덧 우리의 담소는 시간이 멈추어져 있었다.
- 목요일 아침 -
내일의 만남을 기약하며 우리는 산으로 간다. 아니 산이 아니라 눈밭으로 가는 것이었다.
도동항과 시내가 보이고...
시내가 시야에 멀어질수록 눈에 깊이 또한 깊어만 간다.
러셀 자국이 전혀 없다.
몇 일전 1M가 넘는 눈이 왔단다.
이 곳부터는 걸어갈 수가 없다.
그나마 기어서 가야만 빠지지 않는다.
설피를 착용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비하면 이것은 눈밭도 아니라는 것을 누가 알랴~
걸어서 갔다가는 이렇다.
- 드디어 팔각정 도착 -
이건 뭐~
성인봉을 어디로 가야할지...
한 발 딛어 보니 가슴까지 빠져든다. 근 2M...
이건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무척 편하다.
그간 교육생의 안전에 관한 책임감과 사명감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누구인가! 산에서는...
배낭 무게가 30kg가 넘는다.
눈에 왕국 울릉도이기에 일부러 더욱 많은 짐을 가져 왔다.
그리고 나의 체력은 근무중 이상무를 넘어... 아직도 진보하고 있다는 것을...
얼마나 갔으리라...
드디어 성인봉 정상~
무슨 말로 표현할지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구정연휴에 수많은 산꾼들이 성인봉을 찾았다는데...
흔적을 보니...
팔각정에서 모두 퇴각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우리는 체력과 담력 그리고 지혜를 겸비한... ^^
자~
이제는 비박장소를 물색해 보자.
나리분지로 내려서는데 이곳은 더욱 많은 눈이 쌓여 있고...
강한 바람이 우리의 몸짓을 흔들어 놓는다.
용우야~
여기가 막영지로서 좋겠다. 바람도 없고...
잠자는 내내 협곡과 능선에서는 하늘이 찢어져라 바람이 불어댔다.
음악을 들으며...
막영 1, 주방, 막영2의 자리를 구축하고...
편안한 시간을 맞이한다.
용우야!
우리 심심한데 시간이나 보내보자!
설동(이글루)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울릉도 호박 막걸리에 취해 본다.
설동 완성~
용우는 이곳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 금요일 아침 -
조식 후, 나리분지로...
드디어 나리분지에...
저 멀리 성인봉이 보인다.
아니!~
눈덩어리가 보인다.
걷고 또 걸어... 한참 후... 나리분지 마을에 도착하니...
도로에 아직도 많은 눈이 쌓여...
천부에서 나리분지로 오는 버스가 다니지를 못한단다.
우리가 천부까지 걸어가 보니 정말 그렇다.
눈과 빙판길을 얼마나 걷고, 걸어... 힘들지만, 지루함이 더욱 힘들었다.(요놈들도 키우고 싶다) ^^
천부마을 도착
정겹다. 내 눈앞에 이들이...
모든 이는 상대에게 부족하다. 그러나 자신은 남에게 완전함을 요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안다면 그는 더욱 모르는 것이거늘...)
그러나 이들은 변치 않음에... 고맙고, 감사하며 더욱 지켜주고 싶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이곳이 그립다. 무섭도록, 이곳이... 그립다. 변함없음에...
송곳봉
4주 후 이곳 송곳봉과 많은 해벽루트를 등반하기 위해 벌써 예약을 해놓았다.
오후 3시 포항행 배다.
울릉도에 도동이 있다면, 울릉도에 오리지날 동네는 저동이다.
울릉콘도 주인장께서 손수 남은 짐과 마중을 나오셨다. 신세만 크게 지고 떠나 왔다. 한 달 후 뵙겠습니다.
4시간 후 포항에 도착했다. 용우야~ 수고 & 고맙다.
영일대 해수욕장을 거닐고...
토요일 새벽 1시에 귀가하다.
댓글목록
장대호님의 댓글
장대호님의 댓글
교장쌤~
엄청난 설국으로 다녀오셨네요.
멋진 설경...
참~ 아름답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아쉬운 겨울 뒤로하고.
이젠 암벽시즌이 다가 왔습니다.
우리 학교만의 전용암장인 권등암장에서 곧 뵙겠습니다.!!
최준열님의 댓글
최준열님의 댓글
교장선생님~
우선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주마다 매번 빙벽투어를 다녀오시면서 그 힘든 설산까지 헤치고 다니시니... 경이롭습니다.
사진과 글만 보아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빠져드네요^^
시간이 허락된다면 다음 기회라도 설국을 꼭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눈 덮힌 산을 러셀로 올라가고 설동 만들기까지 생각만 해도 멋집니다.
이번주 종빙을 하고 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니 할수만 있다면 가는 겨울을 붙잡고 싶네요.
그래도 암벽 시즌이 다가오고 있으니 또 다시 설레입니다.^^
by 최준열(권등 암벽 125기/빙벽 19기)
이창용님의 댓글
이창용님의 댓글
사진 한장한장 달력을 보는 듯 합니다.
울릉도 해벽등반 와~ 꼭 가보고 싶고 산악자전거와 함께라면 더욱 아름다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