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학교에 입교하고서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암벽을 탈 줄 알면서 약간은 오만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내가 암벽 등반을 배우면서 잘못 알았던 것이 암벽 등반은 바위에 오르는 기술만을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나 나 뿐만이 아니고 우리들은 늘 머리 속에 암벽을 어떻게 오르나만 생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진짜로 중요한 것은 암벽을 오르는 기술이 아니고 확보 기술이라는 것을 우리는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암벽이야 오르다 추락하면 확보자일에 매달려 다시 올라 가면 되지만 내가 확보를 잘못 보면 나에게 의지한 등반자의 목숨이 위태롭게 됩니다.
즉, 나의 실수가 상대의 목숨을 앗아 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확보를 보면서 과연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확보를 보고 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암벽 등반을 배우면서 등반 기술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내가 바위를 타면서 확보자일을 믿고 올라가는 것. 상대를 신뢰하고 상대가 나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이 암벽 등반 기술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나는 권등에 들어 와서 등반 기술보다도 훨씬 값진 것을 얻었습니다.
내가 내 목숨을 믿고 확보시킬 수 있는 34기 동기들을 얻었습니다.
그것으로 나는 대만족입니다.
암벽 타는 기술이야 세월이 지나면 차차 향상되겠지요. 조급해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확보 기술은 이번 등산학교에서 확실히 마스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