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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청산은 내게 말없이 살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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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호성 작성일04-07-29 14:52 조회2,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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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인간사회에는 말이 많다. 당치않은 이유나 변명도 많고, 탓도 많고, 자기자랑도 많다. 청산(靑山)처럼 푸르게 듬직하게 말없이 살라는 나옹(懶翁)의 가르침이 먼저 마음에 와 닿는다. 청산이란 넓은 의미에서 뼈를 묻는 산 즉, 분묘(墳墓)의 땅이란 뜻도 있어서 이 낱말을 대할 때 마음속엔 친근감과 함께 숙연함을 느끼게 된다.

티없이 산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가꾸라는 뜻이다. 나옹은 창공(蒼空)처럼 티없이 맑게 살라고 가르침을 준다. 푸른 하늘에는 은하수도 흐르거니와 그 곳엔 절대적인 조물주의 권위가 존재한다. 따라서 옛부터 인간들은 하늘에 맹세를 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산다고 시로도 읊었다. 창공처럼 티없이 깨끗이 살라는 표현은 심금을 울린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는 인간의 본성 중에서도 가장 흉하다 할 수 있는 마음을 경계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란 뜻이 되겠다. 탐욕은 고귀한 인간의 이성과는 거리가 먼 미욱한 사람의 전유물이다. 다듬지 않고 정화되지 않은 가치관에 사로잡혀 남은 아랑곳없이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보기 흉한 심리작용이다. 우리들은 주변에서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다.

성냄이란 화를 낸다는 뜻이다. 화를 낸다는 것은 미워한다는 사실과도 상통한다. 분노나 증오 감정은 건강에 지극히 해롭다. 그것은 곧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스트레스는 몸의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약화시켜서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인생은 사랑 속에 살면 행복하고, 증오와 분노 속에 살면 불행하게 되어있다.

사람의 웃는 얼굴은 아름답고 성낸 얼굴은 그 사람이 간직하는 표정 중에서 가장 못난 얼굴이다. 눈은 째지고 눈꼴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고 입가에는 경련이 일고 때에 따라서 게거품을 물게 된다. 얼굴색도 붉으락푸르락이니 누가 보아도 입맛이 가시고 혐오스런 표정이 된다. 그러지 않아도 인종적으로 별로 잘 생기지 못한 몽고리안 얼굴을 부드럽게 인상 좋게 가꾸지는 못하더라도 화를 내서 흉측한 표정을 짓는 일은 본인을 위해서나 타인을 위해서나 삼가는 것이 현명하겠다.

그 옛날 고려시대 공민왕의 왕사(王師)였던 고승 나옹이 인생을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고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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