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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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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욱 작성일04-09-22 01:07 조회2,5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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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손가락이 너무 아파 물건을 만질 수도 없고, 온몸 근육이 다 쑤시고, 무릎마저 양쪽다 깨져 하루 종일 어기적거리면서 다녔습니다. 그래도 하루 지났다고 이 시간쯤 되자 몸이 좀 풀립니다.

야바위를 마친 느낌이랄까...

처음 3학년1반을 오를때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생각해보면 권등 3주 교육이 계속 좌절과 도전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날 비싼 아나사지 암벽화를 신고 대슬랩을 오르면서 암벽화만 신으면 안 미끄러질 거라는 혼자만의 상상과는 달리 수 십번도 넘게 미끄러지면서 암벽등반이 쉽지 않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고,

둘째 날 비에 젖은 대슬랩을 역시 쭉쭉 미끄러지면서 느꼈던 느낌역시 왜 이렇게 못올라가고 미끄러지기만 할까하는 것이였고,  

그래도 노력하면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막상 시작한 야뱌위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온몸으로 알게되는 나의 한계와 암벽등반의 쉽지 않음을 뼈속깊이 느꼈습니다.

남들도 오르니 나도 어떻게 되겠지, 장비가 있으니 어떻게 되겠지하고 막연한 상상속에서 암벽을 오르는 멋진 모습만을 상상하면서 시작한 등반이기에 처음 느껴보는 좌절감에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걸까?\" ,\" 계속하면 언젠가는 올라갈 수 있기는 한건가?\", \"나는 암벽을  하기에 좀 부족한가?\",,,

삼학년 일반에서 레이백을 못해서 셀 수 없이 떨어지면서, 그위의 페이스에서 수도 없이 미끄러지면서, 너와나의 길에서 손이 찢어지면서,,,옆에서 차분하고 인내심을 가지면서 가르쳐주는 바우사랑 선배님을 보면서,,, 난 타이트를 외치면서도 미끄러지는 곳을 그냥 몸만으로 붙어있고 쉽게 올라가는 선배님을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이었습니다.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홀드를 가리키며, 여기는 홀드가 좋은 곳이라고 말하는 선배님...

암벽이 정말 쉽지 않구나, 어떻게 해야하나, 장비는 다 샀는데,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이런 가라앉은 마음으로 먼동이 터오는 산아래 도심을 내려다보면서 하강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쉬고 나서 3주차 정규교육을 받았습니다.

계속 교육을 받으면서, 동기분들과 대화하면서, 선배님들과 대화하면서, 강사님과 대화하면서, 교장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조금씩 좌절감은 도전의식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지금은 날아다니는 모든 분들도 나와 같이 기어다니는 시절이 있었다는 말씀, 암벽은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확신을 주는 말씀, 힘을 내라는 격려의 말들 속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내 자신안의 의지를 느꼈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해보자. 조금 더 해보자. 한번 해보자. 나도 할 수 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이틀간이라는 길고도 소중한 시간을 허락해주신 바우사랑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정성어린 아침을 준비해주시고, 지친 우리가 잠에서 깰 때까지 기다려주신 36기 선배님들,,,고맙습니다.

항상 자상하고 인내심을 가지면서 지도해주시는 강사님들, 열정적인 교장선생님,,, 감사드립니다.

같이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힘들고 지치고, 그러면서 암벽이 뭔지 조금더 알게된 우리 37기 동기여러분,,,같이 해나갑시다...

  한 가지 지금도 계속 아쉬운 것은 항상 맘좋은 웃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시는 최준기 동기분께서 교육중에 발목을 다쳐 같이 야바위를 하지 못한 일입니다. 본인이 제일 아쉽고 답답하셨겠지만 그런 마음을 모두 가슴속에 담고 평상시처럼 웃으면서 아침을 드시고 먼저 가셨지요... 빠른 쾌유를, 그래서 꼭 같이 교육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발목이 다쳤지만 끝까지 함께 한 안애자님, 몸컨디션이 안좋은데도 솔선해서 교육을 받은 김호균 기반장님, 가장 팔팔하고 적극적인 우리의 에이스 안용택 총무님, 조용하면서 차분한 박덕수님, 평일반 교육을 받은 동기님,,,모두 담주까지 건강회복하세요.

마지막으로 겁이 많고 눈물두 많고, 산을 잘 모르면서도 부족한 나를 믿고 남자들도 하기 힘든 암벽등반에 도전하고 있는 우리 최영미 동기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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