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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등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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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태 작성일04-11-16 12:05 조회3,2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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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등 암벽등반 교육의 하이라이트!!

권등 교육의 마지막 주차에 실시되는 선등 졸업시험.

권등 홈페이지에서는 5주차 교육일정이었지만 한 주가 늘어나 6주차 프로그램으로 변경되었다.

아마도 권등 역사상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우리 38기를 위한 교장선생님의 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덕에 일년 동안 준비한 국가고시를 포기한 B형, 몇 달 전에 계획된 중요한 비즈니스를 포기한 동문 K형, 제주도의 참맛 다금바리를 포기한 나.

그렇게 자신을 포기하고 권등 38기라는 커다란 틀을 위하여 하나 둘 약속장소에 모였다.

아마도 권등 암벽 등반교육의 마지막 관문인 선등시험을 통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하여....

비장한 각오를 다짐하느냐고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우리들의 학습과정을 통해 파악된 개인의 능력을 고려하여 6개조로 편성되었다.

나는 동갑내기 H형과 함께 5조에 편성되었다.  

대상지는 대슬랩, 우대길, 무명길, 2학년1반. 4개 코스이었다.

그동안 톱로핑으로 몇 차례 올랐었던 대슬랩부터 시작하였다.

심호흡과 동시에 출발!!

가볍게 진행하여 첫 볼트에 퀵도르를 설치하고 휴!! 안심.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야 하고 자신을 다독 거렸다.

두 번째 볼트를 위해 전진.

선등이 별것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주루~~~룩!!!

추락!! 방심은 금물.

어! 그런데 타다닥이 되네.

유 강사님이 그렇게 강조하시던 타다닥~~~

빠른 속도로 두 손과 두 발로 뒤로 뛰면서 한 3미터 내려왔나?

내가 생각해도 멋진 추락이었다.

교육시간에 열심히 배워 둔 것을 실제상황에 적용하여 보았다는 뿌듯함과 함께 다시 출발!!

무사히 두 번째 퀵도르 설치하고, 피톤에 세 번째 퀵도르 설치하고, 네 번째, 다섯 번째, 그리고 마지막 확보점에 도착.

우선 확보부터 하고, 완료!

두 줄 하강을 위해 낑낑거리며 자일 끌어 올려 링을 통과시킨 후 하강기를 설치하고 하강!

다시 피톤에서 확보한 후 두 줄로 하강.

하강 완료!!

비록 추락이 있었지만 첫 번째 코스 선등을 무사히 마쳤다.

H형도 무사히 대슬랩 완료!!

잽싸게 체크리스트에 빨간색 볼펜으로 동그라미 표시하고.


다음은 우대길.

이름하여 경로우대길.

크랙으로 이루어져 있는 관계로 별 무리없이 완료! 빨간 동그라미.

한숨 돌리며 어려운 코스에서 중심이동 학습중인 동기 쳐다보면서 기가 죽기 시작했다.

엄청 힘든가 보다.
EGGGG

아프던 허리가 더 아파지는 것 같고, 아킬레스건도 그렇고, 엄지발가락도 아프고....
여기 저기 마구 마구 쑤시는 몸통.

교장선생님 왈,
“포기하시고 싶으세요.”
“아니요.”

몸을 추슬러 H형과 함께 무명길에 붙었다.

크랙에 손과 발을 재밍하여 올라야 하는 코스.

처음에 조금 벅벅대다 이 강사님의 지도로 완료!!

세 개 코스를 무사히 마쳤다.


마지막 코스 2학년 1반.

코스 이름을 보아하니 아마도 교장 선생님 자제분 입학식 날 개척한 루트 아닐까 싶다.

지난주 중심이동 학습 중에 내 빰을 두 번씩이나 엄청스레 두들겨 팼던 난코스다.

슬슬 두려운 마음을 앞세워 날이 어두워지는 순간을 갈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르지 않아도 될 핑계가 충분하니까....

순간 교장선생님의 말씀.
“유 강사님 프렌드 수거해서 내려오세요.”

‘악~~~ 안됩니다.’
‘그거 없으면 오늘도 2학년 1반이 제 얼굴을 사정없이 두들겨 팰 거예요.’
‘교장 선생님 살려 주세요.’

허겁지겁 교장선생님께 달려갔다.

“제가 아직 2학년 1반을 끝내지 못했거든요.”
“프랜드를 사용하도록 해주세요.”
“제가 회수하겠습니다.”
“아직 안 했어요. 그렇게 하세요.”

출발!! 이미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볼트에 퀵도르 설치하고, 전진. 언더 크랙에 잡힌 프랜드에 자일 걸고.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선 두 발을 모은다. 홀드 하나 없는 민둥바위에 왼손올리고 오른 발에 힘주면서 언더 잡은 오른손 포기하고 왼발에 힘주면서 오른발을 들어 올리면 되는 코스.

머리 속에서는 책 읽는 것처럼 나오지만 몸은 책과 같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10번 정도, 아니면 그 이상의 시도가 다 물거품!

허탕! 꽝! 말짱 도루묵!

안타깝게 밑에서 바라보는 동기들은 전등을 비추어 주며 연신 이렇게! 저렇게! 고함을 지르고 지도를 하였지만 제대로 해 내지 못하는 내 자신.

버둥 버둥. 바들 바들. 오토바이처럼 다리가 떨리고....

밑을 쳐다 보니 퀵도르 1개가 반짝거린다.

저 것을 회수해서 그냥 내려갈까? 가만!!

그럼, 프렌드는 누가 회수하지?????

아~~~~~
올라갈 수밖에 없구나.

지금 이 상황이 싫다. 내가 설정한 이 상황이 정말 싫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만든 상황 내가 돌파해야지.

심호흡하고. 흡~~~
AC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겠지? 다시 도전.

낑낑!! 쑥~~.

어라! 이거 뭐야.

어떻게 된거야?

올라 왔잖아.

밑에서는 동기들이 환호하며 짝짝짝~~~

EGGGG 모르겠다.

얼릉 얼릉 올라가자.

두 번째 볼트에 퀵도르 걸고.

살았다. 휴~~~

전진하여 확보점에 퀵도르 걸고, 계속 전진. 전진.

날이 어두워져 눈앞에 있는 까만 바위 위를 더듬거리면서 올라갔다.

두번째 확보점에 확보 줄을 걸고 보니 아니 이 길이 아닌데????

옆을 보니 또 다른 확보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AC 다른 곳에 걸었잖아.

다시 걸어야지 하는 순간....

밑에서는 확보하라. 어떻게 된 거냐? 연신 꿍시렁 꿍시렁 거리고 있었다.

AC 대기!

무얼 대기하지? 아직이요!

내가 가야하는 곳에 확보줄 걸고, 완료!

자일 끌어 올려 링에 걸고 두 줄 하강 준비 완료. 하강!!

쉬릭~~~

하강가면서 둘러보니 회수할 퀵도르가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이 아닌가?

가만??

첫 번째 확보점에 확보줄 걸고 한숨 돌리는 순간.

악~~~

지금 나는 첫 번째 확보점에서 두 번째 확보점까지 퀵도르를 하나도 설치하지 않고 올라갔다 내려 온 것이다.

그러니까, 볼트 3개를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만약! 슬립이나 추락을 하였더라면...

EGGG @#$%^&*()_+\\

순간, 정신이 멍했다.

날이 어두운 탓에 눈에 뵈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랜턴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못내 후회스러웠다.

제대로 해야지? 확실하게. 재차 나를 확인했다.


암튼...

다시 두 줄로 하강하면서 교장선생님과 약속한대로 프렌드 회수하고 퀵도르 회수하여 착지.

하강 완료!!

밑에서 기다리던 동기들의 따듯한 격려와 박수 속에 감사함을 표하고....

회수한 프렌드를 교장선생님께 전달.

임무완수!

이렇게 권등의 암벽 등반교육 과정 수료에 있어 필수조건인 4개의 지정된 코스 선등을 완수하였다.

기본은 한 셈이다.

비록 프랜드 1개를 사용하였음이 못내 아쉬었지만 주어진 범위 안에서 만족하였다.


이번에 선등을 한 코스의 등급은
대슬랩 5.8
우대길 5.7
무명길 5.8
2학년 1반 5.10

이렇게 지정된 코스를 완등함으로써 나의 등반 능력이 어느 정도 파악되었다.  

그동안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권등의 교장선생님, 강사님들, 선배님들, 그리고 38기 동기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04-11-16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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