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벽등반 경험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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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원(38기,빙8기) 작성일04-12-31 14:39 조회2,193회 댓글0건본문
일년에 한 두번 직장에서 1-2시간 정도 청계산이나 북한산으로
가는 산행 아니 야유회(?)도 가기 싫어 이런 저런 핑계로 빠지던 내가
불과 3개월이 지난 지금은
빡시기로 소문난 권등 암벽반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고
빙벽장비를 차고 암벽코스를 믹스등반을 하였는가 하면,
지난 25일에는 얼어붙은 폭포에 가서 진짜 얼음을 찍어 보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국내에서는 등반과 관련된 것은
맛보기로나마 경험해 볼만큼은 다 경험한 줄
알았는데 하나 더 남아있단다.
바로 교장선생님이 세계 최초로 창안한 “토벽등반”이 그것이었다.
아마 권등 출신은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더라도 대부분 다 알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듣도 보도 못했을 것이다.
“토벽등반”이란 간단히 말해
도로건설 등을 위해 큰 산을 두부 자르듯 파헤친 절단면을
빙벽장비를 이용하여 오르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암벽, 빙벽, 믹스등반의 기술이 총동원되어야 하는
고난이도의 등반방식이다.
그런데 이 새롭고 흥미로운 등반형태를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이 뜻밖에 빨리
찾아왔던 것이다.
지난 일요일(12.26.) 아침! 전날 첫 빙벽등반의 희열과 피로감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다.
도착한 등반장소는 비봉 톨게이트에서 10분 정도거리의 공장부지 옆으로
부지 마련을 위해 산을 잘라 놓은 곳으로
출발지점에서 정상부근까지의 높이가 대략 70~80m 높이의 산 절단면으로
일반적인 암벽코스라면 약 2피치 정도의 높이였다.
비록 토벽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하단부가 대부분 불안정한 바위 층으로 이루어진 반면
확실치는 않으나 상단부는 바위에서 흙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는
푸석한 토질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였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등반하기 전까지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바일과 크램펀의 피크가 얼음처럼 잘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코스를 믹스등반 형태로 등반해야 되는데
이러한 건설현장의 산 절단면의 특성상 일반적인 암장의 바위와 달리
바위가 튼튼하지 않고 부서진 돌들이 바위에 불안하게 얹혀있는 상태여서
안정적인 등반이 어렵고 확보물 설치에도 극히 주의를 요한다.
특히 등반시 낙석유발이 불가피하여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한다.
(이러한 등반과 확보 상의 어려움 때문에 등반을 시도하시려는 분은
최소한 처음 몇 번은 반드시 토벽 유경험자의 조언과 지도아래
등반하는 것이 좋을 것임)
선등으로 올라가는 엘비클럽 조규택 등반대장님의 유연한 몸동작을 보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중간 확보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후두둑~ 낙석들이 떨어진다. 우리 팀 모두 벽에서 멀찌감치 물러선다.
아무리 조심해도 이런 토벽 등반대상지의 특성상 확보물 설치는 물론 등반과정에서
사소한 접촉으로도 낙석이 수시로 발생하였다.
정상까지 거리에서 약 2/3지점에 올라선 선등자가 바위틈에 하켄을 박아
확보물을 설치하자 경험많은 선배들부터 차례차례 오르기 시작했다.
세 번째 후등자가 첫 피치에 도착하자 선등자는 바로 정상을 향해 출발....
어느새 내 차례가 되어 오르는데 하단 바위지역은 예상했던 대로
바위가 부실하여 대부분 아이스바일 피크로 걸고 오르기 보다는 손으로 홀드를 찾아
잡으며 오르는 것이 편했다.
오르는 동안 자그마한 돌 부스러기는 계속 위에서 쏟아졌고......
가끔가다 “낙석~”하는 소리가 들리면 얼어붙은 채로 나를 비껴가기를
바라면서 한참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옆으로 큰 짱돌(?)이 지나가면 아찔~
첫 피치에 확보지점에 올라 후등자 확보를 마치고
드디어 두 번째 피치를 오르기 시작했다.
약 15-20m가량의 짧은 마디이지만 마지막 부분은
오버행으로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교장선생님 예상대로 두 번째 피치는 돌에서 흙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는 변성암의 토질로
바일과 크램폰의 피크가 박히는 감각이
비록 청빙의 느낌은 아닐지라도
마치 약간 물기를 머금은 얼음의 느낌과 흡사했다.
마지막 오버행에서는 이리저리 찍어보고
선배들처럼 멋있는 폼으로 오르려 했지만 역부족............
결국 오른쪽 발끝을 간신히 걸고
온몸으로 굴러서 간신히 올라서는데 성공했지만
이미 온몸이 흙투성이가 됐다.
대상지마다 특성이 달라 뭐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첫번째 등반소감은 암빙벽에 비해 등반성이 높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위험한 것만은 분명 사실인게 분명했다.
(다음부터는 될 수 있으면 하지 말아야지............ ^-^)
한마디로 아이거 북벽 등반기에 나오는 \"위험한 낙석지대\"를 가까스로 통과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토벽등반을 마친데 대한
자부심으로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뿌듯했다.
토벽 등반을 마치고 나서는
산사람들이 바다(?)로 갔다.
제부도 앞바다에서 자그마한 해변가 유원지에서
때(장소가?) 아니게 산사람들이 밥해 먹는 광경이 우스웠는지
오가는 행락객(주로 아주머니들)들이 무얼하나
한참동안이나 들여다보고 가곤 했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우리는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끓인
꿀꿀이죽과 커다란 소주 5병을 넘치도록 따른 코펠을 돌려가며
뒤늦은 점심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유원지에서 우리 모두
유년시절로 돌아가 미니축구와 족구로
흥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교장선생님, 강사님들, 그리고 모든 권등인 여러분 !
ㅅ ㅐ ㅎ ㅐ ㅂ ㅁ ㅏ ㅇ ㅣ ㅂ ㅏ ㅇ ㅅ ㅔ ㅇ
ㅗ ㄴ ㅎ ㄷ ㅡ ㅛ
ㄱ
가는 산행 아니 야유회(?)도 가기 싫어 이런 저런 핑계로 빠지던 내가
불과 3개월이 지난 지금은
빡시기로 소문난 권등 암벽반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고
빙벽장비를 차고 암벽코스를 믹스등반을 하였는가 하면,
지난 25일에는 얼어붙은 폭포에 가서 진짜 얼음을 찍어 보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국내에서는 등반과 관련된 것은
맛보기로나마 경험해 볼만큼은 다 경험한 줄
알았는데 하나 더 남아있단다.
바로 교장선생님이 세계 최초로 창안한 “토벽등반”이 그것이었다.
아마 권등 출신은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더라도 대부분 다 알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듣도 보도 못했을 것이다.
“토벽등반”이란 간단히 말해
도로건설 등을 위해 큰 산을 두부 자르듯 파헤친 절단면을
빙벽장비를 이용하여 오르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암벽, 빙벽, 믹스등반의 기술이 총동원되어야 하는
고난이도의 등반방식이다.
그런데 이 새롭고 흥미로운 등반형태를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이 뜻밖에 빨리
찾아왔던 것이다.
지난 일요일(12.26.) 아침! 전날 첫 빙벽등반의 희열과 피로감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다.
도착한 등반장소는 비봉 톨게이트에서 10분 정도거리의 공장부지 옆으로
부지 마련을 위해 산을 잘라 놓은 곳으로
출발지점에서 정상부근까지의 높이가 대략 70~80m 높이의 산 절단면으로
일반적인 암벽코스라면 약 2피치 정도의 높이였다.
비록 토벽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하단부가 대부분 불안정한 바위 층으로 이루어진 반면
확실치는 않으나 상단부는 바위에서 흙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는
푸석한 토질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였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등반하기 전까지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바일과 크램펀의 피크가 얼음처럼 잘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코스를 믹스등반 형태로 등반해야 되는데
이러한 건설현장의 산 절단면의 특성상 일반적인 암장의 바위와 달리
바위가 튼튼하지 않고 부서진 돌들이 바위에 불안하게 얹혀있는 상태여서
안정적인 등반이 어렵고 확보물 설치에도 극히 주의를 요한다.
특히 등반시 낙석유발이 불가피하여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한다.
(이러한 등반과 확보 상의 어려움 때문에 등반을 시도하시려는 분은
최소한 처음 몇 번은 반드시 토벽 유경험자의 조언과 지도아래
등반하는 것이 좋을 것임)
선등으로 올라가는 엘비클럽 조규택 등반대장님의 유연한 몸동작을 보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중간 확보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후두둑~ 낙석들이 떨어진다. 우리 팀 모두 벽에서 멀찌감치 물러선다.
아무리 조심해도 이런 토벽 등반대상지의 특성상 확보물 설치는 물론 등반과정에서
사소한 접촉으로도 낙석이 수시로 발생하였다.
정상까지 거리에서 약 2/3지점에 올라선 선등자가 바위틈에 하켄을 박아
확보물을 설치하자 경험많은 선배들부터 차례차례 오르기 시작했다.
세 번째 후등자가 첫 피치에 도착하자 선등자는 바로 정상을 향해 출발....
어느새 내 차례가 되어 오르는데 하단 바위지역은 예상했던 대로
바위가 부실하여 대부분 아이스바일 피크로 걸고 오르기 보다는 손으로 홀드를 찾아
잡으며 오르는 것이 편했다.
오르는 동안 자그마한 돌 부스러기는 계속 위에서 쏟아졌고......
가끔가다 “낙석~”하는 소리가 들리면 얼어붙은 채로 나를 비껴가기를
바라면서 한참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옆으로 큰 짱돌(?)이 지나가면 아찔~
첫 피치에 확보지점에 올라 후등자 확보를 마치고
드디어 두 번째 피치를 오르기 시작했다.
약 15-20m가량의 짧은 마디이지만 마지막 부분은
오버행으로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교장선생님 예상대로 두 번째 피치는 돌에서 흙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는 변성암의 토질로
바일과 크램폰의 피크가 박히는 감각이
비록 청빙의 느낌은 아닐지라도
마치 약간 물기를 머금은 얼음의 느낌과 흡사했다.
마지막 오버행에서는 이리저리 찍어보고
선배들처럼 멋있는 폼으로 오르려 했지만 역부족............
결국 오른쪽 발끝을 간신히 걸고
온몸으로 굴러서 간신히 올라서는데 성공했지만
이미 온몸이 흙투성이가 됐다.
대상지마다 특성이 달라 뭐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첫번째 등반소감은 암빙벽에 비해 등반성이 높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위험한 것만은 분명 사실인게 분명했다.
(다음부터는 될 수 있으면 하지 말아야지............ ^-^)
한마디로 아이거 북벽 등반기에 나오는 \"위험한 낙석지대\"를 가까스로 통과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토벽등반을 마친데 대한
자부심으로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뿌듯했다.
토벽 등반을 마치고 나서는
산사람들이 바다(?)로 갔다.
제부도 앞바다에서 자그마한 해변가 유원지에서
때(장소가?) 아니게 산사람들이 밥해 먹는 광경이 우스웠는지
오가는 행락객(주로 아주머니들)들이 무얼하나
한참동안이나 들여다보고 가곤 했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우리는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끓인
꿀꿀이죽과 커다란 소주 5병을 넘치도록 따른 코펠을 돌려가며
뒤늦은 점심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유원지에서 우리 모두
유년시절로 돌아가 미니축구와 족구로
흥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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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선생님, 강사님들, 그리고 모든 권등인 여러분 !
ㅅ ㅐ ㅎ ㅐ ㅂ ㅁ ㅏ ㅇ ㅣ ㅂ ㅏ ㅇ ㅅ ㅔ ㅇ
ㅗ ㄴ ㅎ ㄷ ㅡ ㅛ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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