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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반 6주차 교육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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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원(38기,빙8기) 작성일05-01-24 13:46 조회3,1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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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일요일 이른 시간인데도 거리에 오가는 차들이 많다.
동행하는 이상무 총무님과 등반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느새 첫 번째 만남의 장소에 도착했다.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우고 다른 일행들을 기다리다 9시경에 모두 합류!

오늘은 권기열 등산학교가 보유한 수 많은 비밀빙폭중
한 곳(제 6 전용빙폭)을 등반키로 한 날이다.
군부대의 무시무시한(?) 통제선을 통과하여 빙폭을 향하는 길에
교장선생님은 “이곳은 20년전 초등한 곳인데..........
그때는 정말 열심히 등반했지”하면서
그 옛날 등반 경험을 이야기하시느라 신이 나셨다.  

도착한 전용빙폭 부근은 이국적인 풍광으로
여름철에 오더라도 꽤 시원하고 좋을 듯 싶은 곳이었다.
폭포는 사방이 직벽으로 둘러 쌓여 9시가 넘었는데도
햇볕이 잘 안 들어 사방이 어둑어둑한 것이
오랜만에 영상의 포근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추웠다.

폭포는 30~·35m 가량으로
하단까지는 가운데 중간의 버섯형태의 얼음지대를 주위로 수직의 고드름이
상단과 이어지고 상단부분은 대체로 수직에 짧은 오버행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관계로 꽤 난이도가 높아 보였다.
이렇게 훌륭한 빙폭이 바일자국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니............  

최근 등반인구의 급증하면서 일요일이면 전국 각지의 빙장이
등반인파로 북적대는 관계로 제대로 된 등반과 교육을 진행할 수 없음은
물론 각종 안전사고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이렇게 조용하고 오붓한 장소에서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등반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규택 선배가 톱로핑 자일을 걸기 위해 선등으로 오르는데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폭포 여기저기에 고드름 치우랴 스크류 설치하랴
힘이 많이 드는 모양이다.  

오버행에 가까운 중단 이후부터는
얼음상태도 상당히 불량한지 부실한 얼음을 걷어내고
확보물 설치하기가 용이하지 않은지 시간이 꽤 지체된다.  
좀처럼 엄살이 없는 분인데 정상에 오른 후에 중단부분의
부실한 얼음 때문에 꽤 애먹었다고 불평이다. (아이고! 큰일 났다.
선등이라고는 하지만 조 선배만큼  고수가 힘들다고 하면 나같은 초심자는........)
오늘 교육은 그동안 배웠던 교육내용을 N-바디자세를 중심으로
교장선생님이 개인별로 폼을 교정하는 클리닉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특히, 복잡한 형태의 얼음에서 N-바디 적용이 힘들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I-바디자세에서의 전환과 바일 타격 및 크램펀 활용요령을 집중적으로
배운다고 했다.  

3개의 톱로핑 자일이 내려지고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빙벽등반에 있어 전완부의 피로도(소위 펌핑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손목걸이 길이의 조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휴~ 유강사님이 첫 번째 주에 조정해 주었던 손목걸이를 손대었다가
지난 주 펌핑으로 많은 고생을 한 끝에
오늘은 손목걸이부터 점검받아야 했는데 잘 되었다.  

제일 먼저 달려가 점검을 받았는데
“이렇게 손목걸이가 느슨하니 힘이 들 수밖에....... 1cm 이상 더 줄여라.”
이제 드디어 준비완료! 그런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분명 난이도는 훨씬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목걸이 조정때문인지
지난주 가래비 빙장에서 보다 그리 힘드는 줄 모르고 쉽게 올라진다.

교장선생님도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하는데
그 순간 부실하게 박혔던 바일이 빠지면서 추락!
그러나 한번 실수는 있었다 치더라도 좌우로 돌던 몸뚱이는
다리를 어느 정도 벌릴 수 있게 되면서 안정되었고,
하체를 얼음에 붙이고 상체를 뒤로 제낀 자세를 취하니
바일도 쉽게 박혔으며, 힘들 때면 적절히 몽키행잉 자세를 취하고  
숨을 돌리며서 루트화인딩하는 여유도 생겼다.
내가 느끼기에도 짧은 시간 내에 놀라울 정도로
기량이 향상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 아직 한번 오르면 나면 한참동안 더 오르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데 돌양지 양상철 선배는 한번 붙으면 세 번이 기본이다.
놀라운 체력이 부럽다. (반면, 빌레이 보는 사람은 불쌍하다.
한번 붙으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데...... ^^)

‘설날연휴에 이보다 길이가 10배는 되는 토왕폭에 가려면
지구력 향상이 필수적일텐데........‘ 생각하고 또 붙어 보지만
한두번 오르고 나면 ‘끽’이다. (아이고, 팔 저려.....)

오늘은 특히 점심식사후에 KBS에서 우리 등반 모습을 취재차
온다고 해서 평소 휴일에는 안하는 면도까지 하긴 했는데.......
빙벽하러 다닌다고 하면 집사람 걱정할까봐 아직도
그냥 일반산행다닌다고 말해 놓은 터라 하루 종일 카메라를
피해 다니느라 고생했다.
어쩔 수 없이 단체로 촬영할 때는 바라클라바쓰고 눈만 내놓은 채.........
(그래도 한번쯤 뒷모습이라도 TV에 나와 내가 등반하는 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3주전 바일타격때 타박상을 입은 왼쪽 손을
오늘도 얼음에 부딪쳐(매주 나을만하면 부딪치고 또 부딪치고.......)
아파서 장갑을 껴고 벗기가 어려워 오늘은 일찍 장비를 풀었다.
다른 분들 열심히 등반하는 동안 화톳불 옆에서 시간을 죽이다
고구마를 쪄서 배달(?)하는 사이 어느덧 어둑어둑 해지고........

오는 길에 순대국에 소주 한잔 걸치면서
다음 주 다른 권등 전용빙장에서 선등 요령을 배우는
교육을 기약하면서 일행들과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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