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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은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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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태 작성일05-03-08 14:32 조회2,5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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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실력이 달라졌다.
빙벽에 먼저 선등해 보겠다고 조르지는 않았으나
슬슬 선등에 대한 힐끗함을  내비칠 순 있었다.

결석이 잦아 개근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는 있다.
사는 장소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은
현대를 사는 내게도  정확히 적용되었다.
억울할 따름이다.

나보다 나이많은 학생이 두엇있다.
많은 위로가 될 듯 싶었으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나 보다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구나  기량마저  월등하다.
나는 아직 멀었다.

행여 하는 마음으로 밑을 내려다본다.
조금 부족해도 나이 턱으로 용서받으려는 나약한 심보다.
근데 웬걸!
동문산악회 등반대장에다 체질적으로 타고난 바윗꾼에다 얼음꾼들로
눈빛들이 모도다 비범하다.
요행이 통할 수 없는 세상에 잘못 들어왔다.

다시 시작이다.
졸업등반에 참석치 못했다.
언제 입학했더라.

추억은 많은데 생각할 여유가 없는 새로운 시간이 시작됐다.
동해안쪽 폭설로 연일 뒤 덮는 신문이지만
남도엔 벌써 매화꽃 봉우리 펼칠기세로 따스한 봄기운이
어린아이들의 웃음과 옷깃에서 이미 곁에 와 있다.

빙벽에서 함께 웃으면서
민박집 숙소에서 한잔씩 꺽으면서
서로의 눈길에서 믿음을 주고받던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들.
그리워 진다.

졸업이라니.
그렇게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른다.
입학때의 얼음실력이 바둑의 18급이라면
지금의 내 기량은 거의 초단의 경지에 이르지 않았을까.
열정과 기술적으로만 보면 그렇다고 자부한다.
공격적인 등반교육 덕분이리라.


교장선생님. 유시영. 한상연강사님.
앞에서 열심히 끌어주신 엘비클럽의 동문선배님들.
이정도의 오만을  자신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애태움과 수고로움을 알량한 글줄로 대신함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충만한 산행을 위하여
함께했던 동기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권등! 화이팅!

남도에서 해남박 .


추신: 권하기 뭣합니다만  시간나시면 놀러라도 한번 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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