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를 오르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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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환 작성일05-03-23 12:38 조회2,835회 댓글0건본문
멀리서 보는 바위는 매끈하고
흠없이 단단해서
감히 올려다 보기에도 숨이 막히고
가까이 다가가면
오랜 세월 살아온
거친 피부같은 틈새로
부드럽게 손과 발을 이끌고,
다정스런 연인들의 부드러운 몸짓으로,
나를 딛고 오르라 웃으며 맞이한다
풀 한포기 없을 바위에도
조그만 홈속,
어여쁜 들꽃은 피어나고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죽은듯 살아 숨쉬는 바위의 결
큰 바위는 조망도 일품이라
땀 속에서 보이는 나뭇잎은
싱그러운 향도 더하고
달빛에 숨을 수 없는 바위는
수줍음마저 타는지,
홀로 선 긴 그림자 남기며
돌아서서 다시오라 손짓한다
벙어리크랙에 속아
미끄러지며 쳐다보는 돌틈은
앙칼진 눈매의 입꼭다문 여인네라
그저 붙들고 사정하며 넘어가면
언제 그랬나 싶은,
속살 깊이 향기나는
오아시스
우뚝선 바위는 계절 따라
사람의 얼굴인듯
보드라운 가슴인듯
여러 모습의 카멜레온
따사로운 햇볓에 물들 땐
뜨거운 정열의 열기,
비에 젖은 바위 자락은
왜 그리 매몰찬지
살짝 물기어린 초겨울
서리앉은 미끌림은
정든 연인의 눈물마냥
그만 오라 기약하네
가까이 갈 수록 토라져도
멀 수록 우아하게
시간이 갈 수록
가슴 속에 숙성하여
이른 봄
진달래 향기 속에서도
차가운 숨결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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