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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A.. 등반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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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인철(40기) 작성일05-04-13 13:42 조회2,8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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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교육생들의 안전한 등반을 위해 수고해주신
\'엘비클럽\'의 여러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독의 길] 등 비교적 쉬운 루트로 두어번 오른 적이 있는 인수봉이지만
전면으로 붙어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재우고 모닝콜 소리에 눈을 뜨니 05시 15분...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통화 1통과 음성메시지 하나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안녕하심꽈~ 총무 이동욱임돠~~ 집합시간이 1시간 늦춰졌슴돠~~]

새벽 2시 09분에 올려놓은 메세지...
동욱 兄 .. 늦은 시간까지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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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세면을 하고, 도시락을 싸고
일단 6시에 픽업하기로 한 곽형철씨를 태우기 위해 사당동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평소 약속시간 5분전이면 칼 같이 등장하는 형철씨가
감감 무소식......  전화 했더니... [연락 못 받았어요?? 1시간 늦어졌다는데~]

우쒸~~
집합시간이 1시간 늦춰졌지.. 너랑 나랑 약속한 시간이 늦어졌냣!!!!!!!!!

한 대 쥐어박을라 했는데......... 체급이 넘 차이나서... 참았습니다.
가늘고.. 길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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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사 주차장으로 일찌감치 올라가서 차를 주차하려는 계획은 수포가 되고
방학동 사거리 근처의 기사식당에서 갈치조림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습니다.

집합시간 8분전의 도선사 주차장..
벌써 대부분 와계시더군요.

운무 가득하고 아직은 어둑한 산길을 따라 [하루재]를 넘고,
기념촬영 하자는 요청에 굼뜬 움직임을 보이자
팔딱~ 팔딱~ 뛰는 성격의 교장선생님~ 일갈 하십니다.

[이렇게 말 안듣는 40기 첨 봤으~!!!!!!!!!!!]

(40기는 이번 한 번 밖에 없는디요........... 빙벽 40기는 멀었구... )

* * * * * * * * * * * * * *


인수봉 대슬랩 아래에 모여서 장비를 착용하고
팀 분리를 한 후 각각 루트를 찾아 흩어졌습니다.

인수A... 한달여전, \'클리프행어\'라는 모임에서 올려놓았던 동영상 [취나드 B]에서
보았던 루트이더군요..

밤새 내린 비가 줄줄 흘러내리는 슬랩을 레이백으로 오르다
날등으로 올라서서 슬랩을 오르는... 근데 꽤 깁니다.

더구나, 바로 전날 새로 구입한 암벽화를 신었더니
아으~~~~ 발이야...... 이거 미치겠더라구요..

엘비 회장님께서 날등 위로 해서 슬랩등반을 해보라고 하시는데
도무지 발이 아파서 시도를 못했습니다.. (아쉽습니다..)

날등으로 올라서서 슬랩을 오르는데, 인수봉 바위에 암벽화는 잘 붙더군요..
근데 몸은 잘 안따라 올라갑니다... 쩝~
올라가면서 발을 톡톡~ 쳐주면서 달래보지만 죽갔데요~~
일단 확보지점까지 올라서서 해결해볼라 했는데...
우리 40기의 기둥 이동욱 총무님께서 자일을 획~ 넘겨주시고 가버리시데요..

어쨋든 오아시스에 도착하니 기분 좋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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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피치..
디에드르 처럼 생긴 크랙코스를 10여 미터 올라가서
오른쪽 날등으로 오른 다음, 크랙/슬랩 루트를 올라가는 약 35미터 정도의 코스..

엘비 선배님들이 올라가신 후 등반개시를 신호하는데
지금까지 \'수고하셨다~\'고 감사드렸던 이동욱 총무님께서
갑자기 [악마]로 변하셨습니다.

\"야~ 인철아.. 니가 먼저 가라~~\"

이게 무신 청천벽력 같은 말쌈이쉼꽈~~

뭐 그렇다고 사나이가 물러설 수도 읍꼬~ 일단 붙었습니다.
살금살금 크랙을 올라가다 보니 위에서 내려다 보시던 선배님들께서
거기서 우측으로 올라타라는데~

계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키 보다 높은 (제가 좀 짧긴 합니다만..) 곳으로
올라서라니...
일단 왼쪽발을 벽쪽으로 올리고 고개 빼꼼 내밀어 살펴보니 예쁘게 생긴 홀드가
하나 보이더군요...  홀드를 잡고 우측 벽에 살짝 발을 대보니 힘을 받더만여..
뭐.. 사람마다 오르는 기법이 있겠지만, 전 그냥 제 완력을 믿기로 했습니다.
(물론~ 위에는 헤라클레스보다 든든한 선배님들이 계시니깡~~ ㅋㅋㅋ)

왼발로 벽을 밀면서 홀드에 가볍게 매달린 후, 상체를 끌어올리면서
발을 슬슬 올리니 생각보다 쉽게 올라가더만여...  
이런 홀드라면 맨틀링 된다는 것.. 알았슴돠...

* * * * * * * * * * * * * *


확보지점에 도착해서 아래를 보니,
영 우리 동기덜~ 자세 꽝!! 임돠..
올라가는 사람 보는게 아니라, 유유자적~ 이야기하고 경치바라보고.. ㅋㅋㅋㅋ

그 와중에 자유등반으로 마구 오르내리는 한 인물이 있으니
그 이름하여 \'권 기 열\'.......
반대편 벽인 \'인수 B\' 루트 방향을 보니 \'청설모\' 한마리가 80도 넘는 페이스를
마구 올라가데요...

(형제끼리.... 소풍 나왔나...... 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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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피치의 확보지점은 비교적 양호하긴 한데~
제 뒤로 쫓아온 우리의 막내 유병균 군... 몇 번 슬립을 먹었는지
손까지고 헐떡대고 난리 입니다.
일단 쉬라 하고, 다음 등반자의 빌레이를 본 후 상처를 치료해주니
위에서 등반완료 신호가 옵니다.

거 참~ 엘비 선배님들 빨리도 올라가심다...

먼저 올라왔으니 먼저 가야죠 우짜겠슴니까..
8자 매듭을 걸고 크랙을 잡고 트래버스 하듯이 올라서니
홀드 무쟈게 양호한 크랙코스이고, \'ㄱ\' 자로 꺽인 부분에서 자일 통과를 하니
짧은 펜드럼 횡단루트...

슬링을 잡고 스스륵~ 넘어가니 바로 확보지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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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피치는 크랙과 슬랩이 혼재된 루트인데,
인수A 코스의 크럭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이하게 얇은 판 처럼 생긴 돌판이 얹어져 있는 슬랩..
거 참 묘하데요~

출발구호가 떨어지고, 살며시 슬랩에 올라선 후 발을 모으고
왼발을 옮겨 크랙에 얹으니까 다음이 놓입디다.

잘 잡히는 크랙을 10여미터 약간 넘게 올라서서 자일을 통과시킨 후
물이 살살 흐르는 슬랩을 조심스럽게 오르니 바로 영자크랙 아랫쪽 입니다.

확보를 한 후 빌레이를 준비 마쳤는데,
후등자가 도대체 얼마나 슬립을 먹는지... 셀 수가 없더만요..
하지만 그럴 수록 더욱 잘 잡아줘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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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이 바로 영자크랙인데,
큰 바위가 가로막고 있어서 여기서도 한 피치 만들어야 합니다.

손잡이 쓸만한 턱을 올라서서 레이백으로 두걸음 올라선 후
왼쪽 날등으로 올라타니 상황종료~~

영자크랙 아래는 그래도 넓은 곳이니 후다닥 암벽화를 벗었습니다.

아으~~~~ 발이야.............   ㅠ.ㅠ

일행들이 올라오도록 30여분 정도 기다리면서
선배님들과 이런 저런 얘기도 주고받고
간식도 나눠먹고, 장비도 챙기고 하다보니

일단 자일 한 동씩 짊어지고 올라가자고 합니다.

여섯번째 피치.. 영자크랙 선수 등장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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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밟아댔으면 그리 윤기가 흐르는지~~
선배님 한 분이 올라가신 후, 바로 따라 붙습니다.

왼발 끼우고, 구멍에 손가락 걸고~
오른발 세워넣어 비틀고 양손으로 벌어진 벙어리크랙 찢고~
왼발 옮겨서 한 구멍 옮기면 바로 홀드 잡힙니다.  상황 종료~~

올라선 후 왼쪽 날등을 잘 이용하여 기어들어가지만 말고 올라가니
선등하신 선배님~~ 뒤도 안돌아보고 인수인계한 후 올라가 버리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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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인수봉이 코 앞 입니다.

올 때 마다 정말 걷기 싫은 거친 슬랩코스는 첨으로 우측 흙길로 우회하고 ^^;;;
참기름 바위 앞에 가니, [인수B] 루트로 올라온 2조와 만납니다. ㅎㅎ

어느 선배님께서 고맙게도 자일을 설치해 주셔서
물기 줄줄 흐르는 참기름 바위는 인공등반(?) 했슴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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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정상입니다..
시간도 어언 오후 5시에 가까와오는데
아직 해는 1시간여 남아있구요...

장비를 정리하고, 올라오신 분들과 축하인사 나누고
뒷쪽으로 돌아가 인수봉 정상 바위 위에 올라갔습니다.
역시, 경치.. 주깁니다.

저녁시간이 가까와 오니 백운대 정상에도 사람이 별로 없고,
저 멀리 아랫쪽에는 하나 둘 씩 전기등이 켜지기 시작하더군요...

강사님의 지시에 따라 도시락을 꺼내고
동그랗게 모여앉아 밥을 먹는데........ 이거 꿀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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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먹고 짐도 챙겨놓고,
엉클어진 자일도 다시 사려놓고 했는데~
[우정 변형길]을 갔던 3조 동기들이 안보입니다.

먼저 밥 먹은 것이 \'배신 때린 것\' 같아서리 영 찝찝한데..
교장선생님이 바람 처럼 등장하셔서, 한 보온도시락 처치 하신 후~
일단 하강에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인수 남면 하강 루트....
저녁 바람이 솔찮게 부는데
피톤에 하강 자일을 설치하고나니 외줄로 먼저 내려가랍니다.. 쩝~~
(외줄은 힘 많이 드는디.. )

슬슬 내려오는데, 하강자가 크랙이라는 크랙에는 다 걸려있습니다.
한 번 빼내서 내리고~
두 번 빼내서 내리고~
세번째 빼내려니까 고노무 크랙이 얄밉더만요....... 발로 한 번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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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을 마치고, 장비를 해체한 후
내려오는 동료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 하며 나누는 덕담...

일부는 무용담(?)을 털어놓기도 하고
스스로가 대견하신 분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인수봉 바람골 넘어온 산 바람은..... 클라이머들의 발길을 따라
불빛 가득한 거리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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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면 등반에 이런 저런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지만
동기들과 같이 오른 것이 가장 기쁘네요~

이제 선등시험 치고, 장비교육 받으면
졸업이라죠??

마지막까지 권등 40기 전원..... 무사히, 그리고 한 명도 빠짐없이
졸업하기를 기원합니다.~~


권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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