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이 닫힐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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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채욱 작성일05-05-22 20:57 조회2,182회 댓글0건본문
기분 째지는 금요일이다.
배낭을 꾸려서 출근하여, 학교 암장을 찾으려 했다.
아직까지 교재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 못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선등자로서 등반의 순서를 완벽하게 학습하기 위해서였다.
출근하여 권등 게시판을 보니, 제부도 매바위 등반을 간다고 한다.
다행히 교장선생님께서 빨리 나오라고 연락을 주셨다.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조퇴를 결정하고, 직장상사께 철판깔고 말씀 드렸다.
제부도의 해벽은 높지는 않으나 오버행의 난위도 있는 그런 루트였다.
41기 문종일 고문님의 멋진 선등!!!
뒤이어, 류재신형님의 멋진 선등!! 아.. 짝짝짝.. 입이 쩍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선등에 이어 나의 차례....
가장 좌측벽인 일몰길을 선택했다. 결과는 첫번째 볼트 지나자 마자, 실패...
버티다 버티다 결국 펌핑이 와서 내려와야 했다.
3차례 도전에 모두 실패다... 어렵구나...
41기 문종일 고문님께서 가장 우측길을 다시 선등으로 올라가신다고 한다.
첫피치 까지 그렇게 어렵게 보이진 않았으나, 오버행인데다가 길이 험하니,
내가 몸확보를 위해서 밑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열심히 올라가시는 문고문님..
화이팅이다.
첫번째 볼트에 도착하셨다. 오른손으로 완벽한 홀드를 잡고, 첫번째 퀵도르를
빼서 걸려는 순간.... 타다닥... 낙석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
오른손으로 잡은 홀드는 완벽한 낙석으로 변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땅으로 추락(점프)하고 계시는 문고문님을 확인 할수 있었다.
나는 나의 온몸으로 문고문님을 막았다. 그러나, 쌀한가마니의 무게가 5m이상의
직상에서 떨어 지는데, 버틸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고문님은 내가 받기는 했지만, 땅으로 추락했다. 나도 심하게 뒤로 넘어졌다.
순간, 나의 손목도 아팠고, 문고문님 손목도 이상했다. 결국 문고문님은
권등교재를 임시 부목으로 활용하여, 집으로 귀가 하셨다. 다행이었다.
나의 마음의 문이 닫히는 순간이었다.
토요일... 선등시험을 보는날... 2학년 1반이었다.
올라가기 시작했다. 첫번째 볼트는 나에게 너무 멀리 있었다. 위험.. 그 자체다.
저 멀리 있는 볼트는 내가 도저히 잡을수 없는 그런... 그런 볼트였다.
2m정도 올랐을까.. 땅과 첫볼트 중간지점에 넉넉한 홀드가 하나 있다.
나는 그 홀드를 디디고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도저히 움직일수 없었다.
떨어지는 문고문님을 생각하며, 또한 빌레이 보던 나를 생각하며....
나는 완벽한 빌레이를 보지 못했고, 또한 그럴수도 없었다.
또한, 아래에서 몸빌레이를 보고 있는 42기 김남인 형님도 믿을수 없었다.
과연 나를 완벽하게 받아줄수 있을까? 나도 못했는데.... 나도 못믿는데,
남을 믿을수는 없었다. 아.... 시간은 흘러간다. 1분...2분.. 3분...
저 뒤에서 교장선생님의 호통이 들려온다. 또한, 믿을을 불어넣어 주시는
말씀과 함께... 4분... 발가락이 저려온다... 발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도저히 발을 바꿀수 있는 여유도 없다. 아.. 도저히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첫번째 시도... 나는 한발, 두발을 디디면서 올라갔고, 그리고 그 볼트를
손으로 잡으려다가 못잡았다. 우려하던 추락이 시작되었다.
뒤로 서너 발자국.. 그러나, 다행이 암벽화가 나를 지지해 주었다. 휴.....
다시 홀드에 섰다. 이제는 이제는 더이상 할수가 없다.
\'아... 결국 이짓도 괜히 했구나.. 보따리 챙겨서 내려가야 겠다.\'
분했다. 그리고, 난 패배자였다. 인생의 패배자 였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이거 였구나...\'
단 1mm의 움직임도 할수 없는 절박함...굴욕감... 패배감...나의 인생...
눈물이 핑 돌았다. 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33년의 짧은 나이지만) 이렇게 패배감과 굴욕감을
느낀적은 없었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마음이 따로 였다는 나의 실체를
확인 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볼트를 잡고 퀵도르를 걸고서야, 톱로핑으로 하강할수 있었다.
그리고, 머리를 박았다.
\'내려갈까?\' \'내려간다고 하면 교장선생님이 난리가 날텐데...\'
\'이게 진정 나의 모습이란 말인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이것이란 말인가?\'
\'어쩔수 없다. 다시 올라가야지...., 그러나, 아직도 발이 떨어질지 의문이다.\'
\'x발...나는 이런 싸구려는 아니다. 난 고급이다.\'
2차시도... 다시 올라섰다.
다시 홀드에 올랐다.
시간이 흐른다. 1분...
뒤에서 믿음을 불어넣어 주시는 교장선생님...물론 욕도 있다.
생각을 접었다. 잡념을 접었다. 떨어져도 밑에서 받아주겠지...
빌레이를 믿었다. 그리고, 난 사뿐히 첫번째 볼트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직 자신감은 70%... 그래도 무사히 퀵도르를 걸었다. 그리고,
그렇게 퀵도르에 자일을 통과시키는 순간... 나는 패배자가 아니었다.
마음의 문이 다시 열리는 순간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내가 이렇게 고민한 길은
내가 2주차에 밤늦게 해드랜턴을 켜고도 추락하지 않고
쉽게 올랐던.. 바로 그 길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마음의 문이 닫히는 순간 모든것은 끝나 버린다.
그 모든 것이 끝나기 전에 나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받아 들여야 하며,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또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2학년 1반을 그렇게 오르고 난뒤, 나는 18비 상단까지 선등으로 올랐다.
모두 기회 되신다면, 18비 상단 함 올라가 보세요. 장난 아닙니다. ㅋㅋㅋ
사진은 나를 괴롭혔던 2학년 1반 길과,
18비를 올라갔다온 뒤의 외로움이 잘 표현된 사진...
누가 찍었죠? 사진 실루엣으로 찍혀 버렸네.. ㅎㅎㅎ
제가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졸업할수 있게 이끌어 주신
권기열 등산학교 교장선생님과 강사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배낭을 꾸려서 출근하여, 학교 암장을 찾으려 했다.
아직까지 교재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 못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선등자로서 등반의 순서를 완벽하게 학습하기 위해서였다.
출근하여 권등 게시판을 보니, 제부도 매바위 등반을 간다고 한다.
다행히 교장선생님께서 빨리 나오라고 연락을 주셨다.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조퇴를 결정하고, 직장상사께 철판깔고 말씀 드렸다.
제부도의 해벽은 높지는 않으나 오버행의 난위도 있는 그런 루트였다.
41기 문종일 고문님의 멋진 선등!!!
뒤이어, 류재신형님의 멋진 선등!! 아.. 짝짝짝.. 입이 쩍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선등에 이어 나의 차례....
가장 좌측벽인 일몰길을 선택했다. 결과는 첫번째 볼트 지나자 마자, 실패...
버티다 버티다 결국 펌핑이 와서 내려와야 했다.
3차례 도전에 모두 실패다... 어렵구나...
41기 문종일 고문님께서 가장 우측길을 다시 선등으로 올라가신다고 한다.
첫피치 까지 그렇게 어렵게 보이진 않았으나, 오버행인데다가 길이 험하니,
내가 몸확보를 위해서 밑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열심히 올라가시는 문고문님..
화이팅이다.
첫번째 볼트에 도착하셨다. 오른손으로 완벽한 홀드를 잡고, 첫번째 퀵도르를
빼서 걸려는 순간.... 타다닥... 낙석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
오른손으로 잡은 홀드는 완벽한 낙석으로 변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땅으로 추락(점프)하고 계시는 문고문님을 확인 할수 있었다.
나는 나의 온몸으로 문고문님을 막았다. 그러나, 쌀한가마니의 무게가 5m이상의
직상에서 떨어 지는데, 버틸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고문님은 내가 받기는 했지만, 땅으로 추락했다. 나도 심하게 뒤로 넘어졌다.
순간, 나의 손목도 아팠고, 문고문님 손목도 이상했다. 결국 문고문님은
권등교재를 임시 부목으로 활용하여, 집으로 귀가 하셨다. 다행이었다.
나의 마음의 문이 닫히는 순간이었다.
토요일... 선등시험을 보는날... 2학년 1반이었다.
올라가기 시작했다. 첫번째 볼트는 나에게 너무 멀리 있었다. 위험.. 그 자체다.
저 멀리 있는 볼트는 내가 도저히 잡을수 없는 그런... 그런 볼트였다.
2m정도 올랐을까.. 땅과 첫볼트 중간지점에 넉넉한 홀드가 하나 있다.
나는 그 홀드를 디디고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도저히 움직일수 없었다.
떨어지는 문고문님을 생각하며, 또한 빌레이 보던 나를 생각하며....
나는 완벽한 빌레이를 보지 못했고, 또한 그럴수도 없었다.
또한, 아래에서 몸빌레이를 보고 있는 42기 김남인 형님도 믿을수 없었다.
과연 나를 완벽하게 받아줄수 있을까? 나도 못했는데.... 나도 못믿는데,
남을 믿을수는 없었다. 아.... 시간은 흘러간다. 1분...2분.. 3분...
저 뒤에서 교장선생님의 호통이 들려온다. 또한, 믿을을 불어넣어 주시는
말씀과 함께... 4분... 발가락이 저려온다... 발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도저히 발을 바꿀수 있는 여유도 없다. 아.. 도저히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첫번째 시도... 나는 한발, 두발을 디디면서 올라갔고, 그리고 그 볼트를
손으로 잡으려다가 못잡았다. 우려하던 추락이 시작되었다.
뒤로 서너 발자국.. 그러나, 다행이 암벽화가 나를 지지해 주었다. 휴.....
다시 홀드에 섰다. 이제는 이제는 더이상 할수가 없다.
\'아... 결국 이짓도 괜히 했구나.. 보따리 챙겨서 내려가야 겠다.\'
분했다. 그리고, 난 패배자였다. 인생의 패배자 였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이거 였구나...\'
단 1mm의 움직임도 할수 없는 절박함...굴욕감... 패배감...나의 인생...
눈물이 핑 돌았다. 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33년의 짧은 나이지만) 이렇게 패배감과 굴욕감을
느낀적은 없었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마음이 따로 였다는 나의 실체를
확인 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볼트를 잡고 퀵도르를 걸고서야, 톱로핑으로 하강할수 있었다.
그리고, 머리를 박았다.
\'내려갈까?\' \'내려간다고 하면 교장선생님이 난리가 날텐데...\'
\'이게 진정 나의 모습이란 말인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이것이란 말인가?\'
\'어쩔수 없다. 다시 올라가야지...., 그러나, 아직도 발이 떨어질지 의문이다.\'
\'x발...나는 이런 싸구려는 아니다. 난 고급이다.\'
2차시도... 다시 올라섰다.
다시 홀드에 올랐다.
시간이 흐른다. 1분...
뒤에서 믿음을 불어넣어 주시는 교장선생님...물론 욕도 있다.
생각을 접었다. 잡념을 접었다. 떨어져도 밑에서 받아주겠지...
빌레이를 믿었다. 그리고, 난 사뿐히 첫번째 볼트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직 자신감은 70%... 그래도 무사히 퀵도르를 걸었다. 그리고,
그렇게 퀵도르에 자일을 통과시키는 순간... 나는 패배자가 아니었다.
마음의 문이 다시 열리는 순간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내가 이렇게 고민한 길은
내가 2주차에 밤늦게 해드랜턴을 켜고도 추락하지 않고
쉽게 올랐던.. 바로 그 길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마음의 문이 닫히는 순간 모든것은 끝나 버린다.
그 모든 것이 끝나기 전에 나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받아 들여야 하며,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또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2학년 1반을 그렇게 오르고 난뒤, 나는 18비 상단까지 선등으로 올랐다.
모두 기회 되신다면, 18비 상단 함 올라가 보세요. 장난 아닙니다. ㅋㅋㅋ
사진은 나를 괴롭혔던 2학년 1반 길과,
18비를 올라갔다온 뒤의 외로움이 잘 표현된 사진...
누가 찍었죠? 사진 실루엣으로 찍혀 버렸네.. ㅎㅎㅎ
제가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졸업할수 있게 이끌어 주신
권기열 등산학교 교장선생님과 강사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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