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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수봉을!!!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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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성철(42기) 작성일05-06-20 10:35 조회2,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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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전날 청소년 축구가 있어서 고민 무지하게 했다. 안그래도 지난주 3주차
야바위때 엄청 헤맸던 터라 이 실력에 컨디션 조절이라도 잘 해야 할텐데 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하지만, 옆집인지 아래층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아저씨의
‘골인’이라는 함성에 잠깐 스코어만 보고 오겠다고 거실로 나왔다가 이내 끝까지
보고 말았다. 경기는 졌지, 내일 도선사에 7시까지 가려면 5시에 일어 나기로
했는데 잠은 얼마 못자겠네 하는 계산에 괜히 밑지는 짓 했구나 하고 후회하며 잤다.

산에서는 배고프면 힘을 못쓰는지라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섰더니 시간이
애매하다. 원래는 전철로, 버스로, 택시로 갈아 타면서 가려고 했는데 늦을 것
같아서 아예 집 앞으로 택시를 불렀다. 일산에서 가려니 시간이 제법 되길래 부족한
잠을 보충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도선사에 도착하니 이미 나보다도 많은 분들이 나와계셨다. 7시전에 들어가면 표를
안끊어도 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자일을 한동씩 가지고 출발했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하고 심호흡을 했지만, 나의 비장한 각오와는 다르게 땀을
엄청 쏟고 나니 괜히 머슥해 졌다. 땀은 인수봉에서 흘리려 했는데…

우리 4조는 멤버가 참 좋았다. 한상준씨와 황하수씨 하는거 보고 따라 해야지 하는
생각과 정하성씨 덕분에 나 혼자에게만 따가운 시선이 집중(?) 되지는 않겠지 하는
안도감이 교차했다.(하성씨, 미안… ^^)

지금 가만히 어제 올랐던 루트를 복기하려고 하니 헷갈려서 순서대로 뚜렷이
기억하지는 못하겠다. 유호경 선배님과 홍경표 선배님, 그리고 재복이 형님(성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분 선배님은 이름을 못 물어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네분이 선등과 라스트를 서주시면 우리를 이끌어 주셨다. 내 생각에 지난 야바위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스스로 느끼기에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상준씨도 내게 지난 일주일간 특별훈련 받고 온게 아니냐고 격려해 주었다.

어쨌든 한 피치, 한 피치 땀 흘려가며 올라갔었는데 마지막 피치가 굉장히
어려웠었다. 보기에도 힘들어 보여 잔뜩 겁 먹었는데 다행히도 김윤삼 선배님의
지도로 잘 오를수 있었다. 김명관 형님의 확보도 고마웠고…

거길 올라서니 릿지화로 갈아 신어도 좋다고 하여 우리는 만세를 불렀다. 다온줄
알았더니 아직도 더 올라야 했다. 그래도 다왔다고 선배님들이 얘기해 주신다.
그러더니 정말 다왔다. 인수봉 정상에서 교장선생님께 ‘선생님, 저도 올라 왔어요!’
하고 기쁘게 소리쳤다. 백운대로 사람들이 까맣게 오르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내가
저기에 있을텐데 하는 생각에 더 뿌듯했다.

맛있는 도시락을 까먹고, 고인돌 위에 올라서 사진도 찍고, 따듯한 바위에 누워도
보고, 사방을 둘러 보느라 이리저리 거닐어도 보고… 소풍이었다. 아주아주 즐거운
소풍! 내 자신이 대견하고, 같이 온 사람들이 좋고,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이런
기분을 또 느낄수 있을까?

교장선생님이나 선배님들이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인수봉 등반이 끝난건 처음이라고
칭찬해 주셨지만, 우리는 그게 다 교장선생님뿐만 아니라 선배님들 덕분이란걸 잘
안다. 벌써 다음주 졸업 얘기가 나오기 시작해서 끝나가는걸 느끼지만, 아직은
햇병아리라는걸 부인할 수가 없다. 이제 그동안 우리를 잘 보듬어 주신 ‘산벗’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하긴 또 졸업하면 ‘산벗’으로 들어가 계속 뵐텐데, 언제까지나 ‘신참’으로
봐주실려나 모르겠다. 아마 어느날엔가 ‘아직도 그것 밖에 못하냐?’라는 핀잔을
들을 날이 있겠지. 그때쯤이면 제법 시간이 흘러서 내게도 기대하는게 많아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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