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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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완정 작성일05-07-19 05:25 조회2,545회 댓글0건본문
며칠동안은 아무 생각없이 피로해진 몸을 회복시키려고
게시판엔 들어오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막상 들어와 보니
진주의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대견함과 기특함이 어우러진 것이지만,
제가 겁에 질린채, 온갖 상상으로 버벅대고, 떨면서 확보없이 올라가던
그 새까만 순간에, 진주가 추락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느꼈으니까요.
그때 남 걱정 할 겨를 도 없이 마치 로보트 처럼, 아니 차라리 내가 돌이 되어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우리에게 또다시 인수봉이라는 큰 과제가 남았으니 용기를 갖고
돌보기를 그저 돌처럼 생각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할 수 있을 겁니다. 800명 넘는 선배들이 다 치뤘다는 데
진주와 저도 반드시 해내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왜 이리 떨릴 까요. 진정됐던 심장도 갑자기 뛰기 시작하고요.^^)
제가 알던 산과 지금 배우는 바위를 자꾸 비교해봤자, 괴리감은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산은 분명 돌과 흙으로 된건데, 온갖 세상을 포용할 듯이 만족감을 주던
그 친숙했던 산들이 바위라는 위압적인 존재로 바뀌면서 잠시라도,
교장선생님의 그 \"깡 정신\" 이 느슨하기만 하면 일순간 머릿속은
전혀 딴세계가 되어 버립니다. \'
왜 올라가는 것인가\" 하는 꼬리를 문 회의들로 꽉 차게 되고, 나도 모르게
돌위에 얹은 손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 나중에 보니 곰발바닥 처럼 벌겋게 살집이 까져 있었습니다.
깡이란게 새우깡, 감자깡같이 뭔가를 먹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순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처럼, 농담 따먹기 하다가도
금새 칼집에서 칼을 뺄 수 있는 것처럼, 허기진 속에서도 세상을 포효할 듯이
트름소리를 낼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필요하면 언제라도
끌어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 데 말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올라 바람을 쐬면서
바로 옆에 있는 인수봉 꼭대기를 느긋한 마음으로 내려다 보곤 했지요.
정상 평평한 곳에 소나무 몇 그루도 있는 걸 보면서
저기서 낮잠자면 좋긴 하겠구나 생각도 하면서,
\" 왜 구지 저길 올라가려고 하나? \" 하면서 고개를 돌리곤 했지요.
인수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현란한 야광색 복장을 하고
암벽에 매달린 것을 보면서, \"저거, 자기 과시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마 이런날이 올 줄 몰랐던 모양입니다. 당장 다음주에 오른다고 하니,
야바위 앞두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초조하고 떨립니다.
만만하게 본 죄값이겠지요.
제가 원래 심장이 약해서 그런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심장이 막 뜁니다.
그리고 진주가 쓴 글을 읽고, 아무렇지 않은 일로 잊어버리려고 했다가
갑자기 그때의 기억이 밀려들어서, ..... 한동안 울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제 심장은 내 몸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속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겠지요.
스스로 감당해내야 하는 것일테니까요.
추락을 몇 번 먹어서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추락의경험이 제게 앞으로 벽타기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 어느 누구는 부모, 형제, 마누라, 자식, 친구...
하다못해 전생의 기억까지 생각난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순간 \" 어서 빨리 이 아찔한 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지리한 영화를 보면서 \'도데체 저 영화 끝을 어떻게 맺을려고 저러나?\' 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버티는 것처럼요. 그때 \" 야! 너 시집도 안가본 애가,
그렇게 떨어지면 어떡하냐\" 하는 교장 선생님 소리에 그 와중에도
전 웃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코미디 연극 같았습니다.
다시 기운을 내고 하루빨리 인수봉을 타고 내려와 기분 좋게 물한잔 먹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진주야, 너도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생각해. 니가 설사 어느 한계에
부딪쳤다 해도 여태까지도 해냈으니 내 생각엔 그걸로도
넌 이미 인수봉 몇 십번은 올라갔다 온 거야. 그러니 꿈까지 꾸지 말고,
잠잘땐 편하게 자. 실은 아무것도 아닐거야.)
참 그리고 건의할 거 하나 있습니다. 휴식시간 5분은 여자들한테 너무 짧습니다. 5분간 화장실 가는 짬도 될 까 말까인데 물 마시고 뭐하고 다시 밸트 매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건 깡으로도 안됩니다.
중간에 화장실이라도 느긋하게 갔다 올 수 있게 해주세요.
야바위때 저희와 함께 잠도 못 주무시고 진땀 빼면서 확보해 주셨던
강사님들과 교장선생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항상 지나고야 고마움을 전하게 되네요.
야바위때 잠도 못자고 아침 체조에 계속된 교육까지, 제 몸의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이었을 정도로 몸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는 아무 생각도 안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일만이 긴장되게 만드네요. 다들 몸 보신 잘 하시고
일요일날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합니다.
게시판엔 들어오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막상 들어와 보니
진주의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대견함과 기특함이 어우러진 것이지만,
제가 겁에 질린채, 온갖 상상으로 버벅대고, 떨면서 확보없이 올라가던
그 새까만 순간에, 진주가 추락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느꼈으니까요.
그때 남 걱정 할 겨를 도 없이 마치 로보트 처럼, 아니 차라리 내가 돌이 되어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우리에게 또다시 인수봉이라는 큰 과제가 남았으니 용기를 갖고
돌보기를 그저 돌처럼 생각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할 수 있을 겁니다. 800명 넘는 선배들이 다 치뤘다는 데
진주와 저도 반드시 해내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왜 이리 떨릴 까요. 진정됐던 심장도 갑자기 뛰기 시작하고요.^^)
제가 알던 산과 지금 배우는 바위를 자꾸 비교해봤자, 괴리감은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산은 분명 돌과 흙으로 된건데, 온갖 세상을 포용할 듯이 만족감을 주던
그 친숙했던 산들이 바위라는 위압적인 존재로 바뀌면서 잠시라도,
교장선생님의 그 \"깡 정신\" 이 느슨하기만 하면 일순간 머릿속은
전혀 딴세계가 되어 버립니다. \'
왜 올라가는 것인가\" 하는 꼬리를 문 회의들로 꽉 차게 되고, 나도 모르게
돌위에 얹은 손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 나중에 보니 곰발바닥 처럼 벌겋게 살집이 까져 있었습니다.
깡이란게 새우깡, 감자깡같이 뭔가를 먹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순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처럼, 농담 따먹기 하다가도
금새 칼집에서 칼을 뺄 수 있는 것처럼, 허기진 속에서도 세상을 포효할 듯이
트름소리를 낼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필요하면 언제라도
끌어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 데 말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올라 바람을 쐬면서
바로 옆에 있는 인수봉 꼭대기를 느긋한 마음으로 내려다 보곤 했지요.
정상 평평한 곳에 소나무 몇 그루도 있는 걸 보면서
저기서 낮잠자면 좋긴 하겠구나 생각도 하면서,
\" 왜 구지 저길 올라가려고 하나? \" 하면서 고개를 돌리곤 했지요.
인수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현란한 야광색 복장을 하고
암벽에 매달린 것을 보면서, \"저거, 자기 과시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마 이런날이 올 줄 몰랐던 모양입니다. 당장 다음주에 오른다고 하니,
야바위 앞두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초조하고 떨립니다.
만만하게 본 죄값이겠지요.
제가 원래 심장이 약해서 그런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심장이 막 뜁니다.
그리고 진주가 쓴 글을 읽고, 아무렇지 않은 일로 잊어버리려고 했다가
갑자기 그때의 기억이 밀려들어서, ..... 한동안 울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제 심장은 내 몸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속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겠지요.
스스로 감당해내야 하는 것일테니까요.
추락을 몇 번 먹어서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추락의경험이 제게 앞으로 벽타기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 어느 누구는 부모, 형제, 마누라, 자식, 친구...
하다못해 전생의 기억까지 생각난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순간 \" 어서 빨리 이 아찔한 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지리한 영화를 보면서 \'도데체 저 영화 끝을 어떻게 맺을려고 저러나?\' 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버티는 것처럼요. 그때 \" 야! 너 시집도 안가본 애가,
그렇게 떨어지면 어떡하냐\" 하는 교장 선생님 소리에 그 와중에도
전 웃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코미디 연극 같았습니다.
다시 기운을 내고 하루빨리 인수봉을 타고 내려와 기분 좋게 물한잔 먹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진주야, 너도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생각해. 니가 설사 어느 한계에
부딪쳤다 해도 여태까지도 해냈으니 내 생각엔 그걸로도
넌 이미 인수봉 몇 십번은 올라갔다 온 거야. 그러니 꿈까지 꾸지 말고,
잠잘땐 편하게 자. 실은 아무것도 아닐거야.)
참 그리고 건의할 거 하나 있습니다. 휴식시간 5분은 여자들한테 너무 짧습니다. 5분간 화장실 가는 짬도 될 까 말까인데 물 마시고 뭐하고 다시 밸트 매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건 깡으로도 안됩니다.
중간에 화장실이라도 느긋하게 갔다 올 수 있게 해주세요.
야바위때 저희와 함께 잠도 못 주무시고 진땀 빼면서 확보해 주셨던
강사님들과 교장선생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항상 지나고야 고마움을 전하게 되네요.
야바위때 잠도 못자고 아침 체조에 계속된 교육까지, 제 몸의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이었을 정도로 몸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는 아무 생각도 안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일만이 긴장되게 만드네요. 다들 몸 보신 잘 하시고
일요일날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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