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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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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완정 작성일05-07-28 12:47 조회2,6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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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기도 한탕 해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바위께서는 언제나 절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만들어주십니다.



     그리고.........예, 드디어 백운대 정상을  눈에 힘을 잔뜩 주고서 고개를 치켜들고 내려

다보는 쾌감도 느꼈지요. (비가 오니, 인수봉이 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어슬렁거리며 사진을 찍는 인수봉위를 저 건너편 백운대 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 보듯이  부러움과 시기를 애써 누르며 쳐다보는, 한없이 꿈벅이는 눈동자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사이였을 겁니다. 바위타는 재주없이는 결코 올라갈 길 없는 인수봉은 저쪽과 바람도 달랐을텐데요. 손한번 잡아보지도 못하고 넋놓고 서로를 쳐다만 보다 지쳐 버렸을 겁니다.

   인수봉에 오르니 인수봉은 보이지 않고 백운대의 애처로운 눈길만 보이더라 이겁니다. 얼마전 바람난 여자처럼 이쪽을 하염없이 쳐다보던 제 모습도 보였지요. 안개인지 구름인지 부연 장막같은 대기에서........묘한 감정이었습니다. 누구의 말처럼 산에 오른게 아니라 산에 들었 (入山)었나 봅니다. 그러다 도둑장가들듯, 색시 보쌈해가듯 부리나케 자일을 타고 내려왔을 땐 얼떨떨했지요. 허탈하기도 했구요. 허지만 내려와서 든 심보였지 인수봉 꼭대기서 줄 하나 믿고 내려가려고 대기하던 순간엔 주변의 호탕한 웃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웃음의 틈을 보였다가는 힘들게 올라온 인수봉의 아찔한 나락으로 증발해버릴 것 같은 막막함때문이었지요. 그렇게 몇 분동안, 애꿎은 확보줄을 두손으로 움켜쥔 상태로 바위에 꽂꽂이 박혀 그대로 돌부처라도 되든지 말든지...하도 꽉 잡아서 그런지 나중에 보니 확보줄이 서로 엉키다 못해 구겨져 버렸더군요. 그러다가 밑에서, 자일이 짧으니 다른 자일로 내려오라고 다급하게 외쳐대는 통에 긴박감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 때엔  왜 소설같은데 보면 어김없이..... 천둥 번개가 치거나 비가 쏟아지지 않습니까.    

       화살같은 빗줄기가 봉우리로 내리꽂히기 시작했습니다. 암벽모를 써서 그런지 그 소리는 대야 에 떨어지는 물 소리처럼 \"땡땡\" 거리며 된통 정신을 사납게 했습니다. 하나 둘씩 곡예를 부리듯이 다 내려가버리고 결국 저와 성길제 강사님이 나란히 확보줄에 의지한채 엉거주춤하게 서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이라곤 성강사님 뿐이로구나. \'는 걸 깨닫고 \"  강사니임........\" 하고 자꾸 불러댔던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겁이 났는지........ 잘 모 르겠습니다. 그저 저는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 것을 항시 더 무서워했으니까요. 왜 이런 말 있쟎습니까.

          \"화장은 하는 것 보다 지우는게 더 중요하다 \"

         올라가기 전에는 잘 올라갈까 걱정하고 꼭대기에서는 잘 내려갈 수 있을까 걱정해서 결국 남들처럼  정상에서 \" 야호\" 소리 한번 질러대지 못해, 그렇게 매사 가슴졸이면서까지  왜 자꾸 올라갈 생각은 놓치 않고 있을까 제 자신 의아하기까지 합니다. 진주는 확보줄에 묶여 낮잠까지 잤다는데, 저는 올라가는 내내 물 한모금 맘 놓고 마시지 못해서 ,\" 내 정상에 서면 거침없이 마시리라\" 이를 악물고 물 마실 생각으로 올라갔었던 것 같습니다. (하긴.든든한 아빠랑 올랐으니 자신감이 드는건 당연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진주가 부럽긴 합니다만.)

   성강사님, 저랑 같이 하강하시느라 진땀 빼셨죠? (ㅅ ㅗ ㅇ ㄱ ㅜ)

   권등의 온 식구가  사고 없이 오를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모든 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요.  끼니 잘 챙겨드시고 담에 뵙겠습니다. 매순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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