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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1일 인수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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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학구 작성일05-12-17 23:24 조회3,1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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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추위와 눈으로 인수등반이 취소된 후
다시 시도된 인수봉 등반.

그날도 추위가 매섭기는 마찬가지 였다.
도선사매표소에 7시 도착한 후 30분간 점검과 준비를 마치고 대피소를 지나 대슬랩하단에 도착하여 조를 나누고 인수 B로 가니 8시 30분.
멀리서 볼 때는 눈이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막상 오르려 하니 곳곳이 눈과 얼음이다.
우리조는 나, 용선이, 복현이 그리고 용운이 4명, 강사 2명, 동문산악회 선배 2명, 선배 3명 등으로 시작되었다.

제1피치
동문산악회선배의 선등으로 시작된 1피치는 눈과 얼음 쓸어내기로 시작되었다.
첫번 볼트까지 오르기 위해 몇번이나 얼음으로 인해 추락을 거듭한 끝에 자일 설치 완료.
눈속에 서있으려니 발이 시려운 가운데 \"기반장 오르시죠\"하는 소리가 들린다.
암벽화로 갈아신고 바위에 붙으니 손이 얼어서 바위에 붙는다.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손이 너무도 시리다.
손을 녹이려 입에 물고 있으니 위에서 호통소리가 들린다.
손에 물기가 있으면 동상에 걸리니 겨드랑이에 넣으란다.
그렇게 1피치를 오르니 밑에 보다 따뜻하다.
이렇게만 계속되면 점심을 정상에서 먹고 일찍 내려갈 수도 있을 것 같다.
확보를 하니 바로 후등자 확보가 이어진다.
오르는 것보다는 확보가 더 힘드는 것 같다. 더 중요하기도 하겠지...

제2피치
후등자 확보를 마치니 바로 2피치 등반으로 이어진다.
오아시스 가까이 쌓인 눈속을 통과하여 무난히 확보완료.

제3피치
사진으로 많이 보던 그 크랙이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능할 것 같았지만 쉽지 않다.
크랙사이에 끼어 꼼짝을 못하고 있으니 위에서 호통이 이어진다.
여러가지로 시도하다 등을 대고 발로 밀어 올리니 조금씩 올라 간다.
좀 당겨주기도 하련마는 선등자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확보지점에 오르니 좁은자리에 얼음이 쌓여있어 춥고 힘들다.
멀리는 인수A조가 보인다. 손을 흔드는게 여유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쪽코스는 무시무시하다.
후등자 확보에 들어가 확보를 시작하니 후등자가 올라오고 있다.
그도 힘든듯 텐션을 연방 외친다.
올라오는 자일을 당기는 것도 힘든데 후등자를 당겨올리는 것은 정말 힘든다.
팔에 힘이 하나도 없는데도 후등자는 원망스런 눈초리를 보낸다.
뭔가 윈치같은 장비도 필요할 것 같다. 나를 원망한다는 생각을 하니 미안하기도 하다.
두명의 확보를 마치니 좁은 자리에 사람이 꽉찬다.

제4피치
다시 크랙이다.
해보면 다 어렵다.
이미 날씨는 추워지기 시작하고 해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얼음으로 도배된 크랙에 붙으니 손대는 곳마다 다 얼음이다.
크랙에 붙어 시간을 좀 보내니 금방 지친다.
올라온 위치라도 지킬 수 있게 당겨주면 좋으련만 슬립이 될 때마다 죽죽 내려 간다.
크랙위를 보니 누군가 설치해 놓은 슬링이 보인다.
겨우 슬링을 붙잡고 오르니 트래바스다.
트래바스 구멍 안에 손을 넣어 보니 얼음이다.
오른쪽 크랙에 발을 거니 미끄러 진다. 몇번이나 거듭하다 슬링에 발을 걸고 넘어갈 수 있었다.

구멍징검다리를 트래버스하니 확보중인 가냘픈 한강사가 보인다.
확보, 크랙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나를 도와주기 위해 올라오신 재범선배와 함께 후등자 확보로 이어지니 용선이가 올라오고 있다.
해는 이미 산고개에 걸리고 모두가 마음이 급하다.
용선이는 트래바스에서 슬립을 먹었는지 추락,
다행히 자일을 추가로 설치해둔게 있어 추락은 그리 크지 않았다.

강사님의 재촉에 용선이는 먼저 올라가고 뒤이어 올라오신 선배와 확보를 보려는데 자일이 잘못된 모양이다.
유강사님의 재촉에 참기름 바위 밑으로 션트를 이용해 올라갔다.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추위가 엄습해오기 시작하였다.
암벽화를 벗고 등산화를 신으니 한결 낫다.
처음으로 가져온 따뜩한 물을 마시니 몸이 좀 풀린다. 사온 생수는 얼어서 먹을 수도 없게 되었다.
사탕과 양갱을 나눠먹고 한참을 기다려도 뒤에서는 올라올줄 모른다.
잘못되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

동문선배의 뒤를 따라 참기름 바위에 이르니 바위 상부는 눈과 얼음으로 완전하게 덮여있다.
여기만 넘어서면 정상인데...
동문선배가 여러번 선등을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
좀 있으니 교장선생님과 인수A조가 영자크랙을 통해 올라 온다.
여기서 중단하느냐 하는 약간의 논란 끝에 교장선생님의 결단에 의해 인간사다리를 만들기로 한다.
동문선배의 어깨위로 4단까지 올랐으나 위에서 미끄러지니 밑에서 바위로 부터 분리...
붕괴, 다행히 모두 다친곳은 없는것 같다.
4단에 올랐던 복현이가 더 이상 시도는 무리임을 이야기하고 최연장이신 고선생님도 만류...
그러나 동문선배의 새로운 제안에 의해 하단에 2명으로 받쳐진 사다리가 다시 구축되고 이순주 강사가 자일을 매고 마지막으로 올랐다. 그리고 성공, 재빨리 자일을 퀵도르에 연결하니 사다리들은 한명씩 자일을 잡고 올라가고...
그렇게 인수봉에 올랐다.
10시 30분

멀리 서울시내의 야경이 보이고 바람은 미친듯이 불어댄다.
인원점검을 마치고 기념촬영 후 하강...
하강쪽으로 가려니 언제 올라오신 선배들이 발디딜자리를 손으로 받쳐주었다.
선배들도 힘들텐데...
이런 등반은 다시 없을 것이다.
선배들과 강사님 그리고 동문선배의 극진한 보호를 받으며...

하강쪽으로 가니 바람이 더욱 세다.
깊은 골짜기가 되다 보니 그런 모양이다.
너무나 추운 가운데 강사님들이 한명한명 확인 후에 하강이 시작되었다.

교장선생님은 추운 사면에 홀로 앉아 하강을 지켜보고 있었다.
갈비뼈가 부러져 올라오기도 힘들었을텐데, 밑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었는데, 여기까지 올라오신 것이다.
우리들은 이미 지친몸과 마음으로 인수등정의 기쁨보다 걱정과 원망의 마음이 앞서 있었다.
그는 어떨까?
아마도 근심으로 가슴이 터질듯했을 것이다. 저렇게 아무말없이 바람속에 홀로 외로이 앉아...

하강이 시작되었다.
바람으로 몸이 밀리고 자일은 엉켜있고, 밑에서는 \"왼쪽으로\" \"자일이 짧아요\" 등등 외치고 있고...
빨리 내려가서 암벽은 그만두고 싶다.
두손으로 밑줄을 쥐고 내려가니 어느덧 땅이다.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이 내려오시고 자일을 사리고 인원점검을 마치고 인간세상을 향해 출발.
그러나 그도 쉬운일은 아니었다. 두피치가 남았다 한다. 대피소까지 한피치, 그다음 마지막 피치
모두들 지친몸으로 말없이 묵묵히 나아갔다.
가고 또 가고 대피소가 보이고 언 김밥을 입속에서 녹여 먹으며 그리고 도선사 입구
24시 30분이다.
영철형의 얼굴에 상처가 생기고 퉁퉁 부어있다. 내려오는 길에 넘어지셨다 한다.

장비를 챙기고 해장국집에 도착하니 1시 10분
해장국을 먹고 있으니 다리에 쥐가 난다.
잠시 누우니 그대로 잠이 든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교장선생님, 강사님, 동문선배님 그리고 선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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