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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마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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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형 작성일07-07-08 23:49 조회2,7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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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소방대원의 교육이 끝난지도 2주가 지났다.
권등에서 경기도 내의 모든(32개) 소방서에서 선발된 대원을 대상으로 암벽 및 산악구조에 관한 교육을 저희 등산학교에서
선정 되었다는 소식은, 권등인의 한사람으로서 축하와 함께 자부심을 갖지 아니할 수 없었던 큰 소식이었다.

시간은 다가 오고, 35명을 교육하셔야 하는 선생님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졸업을 한지 불과 얼마되지 않는
나로서도 선생님의 부담감을 백배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주황빛갈의 119대원들이 교육장소로 집합하는 모습에 드디어 교육이 시작되는구나 하고 조심스레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버티고 회장님과 동욱이형 그리고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교육에 참여하였다. 선생님 이하 우리 모두의 마음은 긴장 한듯 보인다.

1차 교육인 매듭법부터 교육이 시작되었고 교육 중 잠시의 휴식시간에 선생님은 우리를 집합시키셨다. 선생님은 역시 교장 선생님이셨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119대원들의 산악 수준과 얼마 만큼의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탐색하셨던 것이다. 그리고는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여러분들 이제부터는 본 학교의 암벽반 교육처럼 강하게 교육을 하세요...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19대원들이 산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 교육의 방향도 바뀌어야 하지만, 탐색 결과 이들의 수준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등반교육을 받을 때 처럼 저들도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다시 교육은 진행되었고 119대원들을 인솔하시는 교관님들도 권등의 교육에 대해 큰 만족을 표시하였던 것이다.

2차 교육인 직접확보와 간접확보의 교육시간이다.
산악 구조에 있어 완벽한 직/간접 확보만이 구조대원과 구조 대상자의 생명이 안전하기에 배우려는 그들의 열의 또한 대단했다.
휴식 시간과 식사 시간에 그들과의 대화는 내가 그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참으로 존경할 만한 사람들임을 느끼게 했다.
(실전에서의 인명구조 이야기와 그들의 애환)

이렇게 3차 실전등반(동문 선배님들의 힘이 컷음)과 4차 교육인 특수 장비 및 티롤리안 브릿지의 교육을 마지막으로 모든 교육과정이 마무리 되고 그들의 졸업식에 있어 대원들의 소감 및 인솔 교관들의 소감으로 졸업식도 마감되었다...

그들은 복귀와 더불어 다음날 수상구조 훈련을 받으러 간다.
한사람 한사람 교육을 받을 때도 열심히 배우려고 했던 그들이 고맙기도 하고 피곤한 몸들이지만 내색 한번 없이 충실히 교육에
임해주었던 그들이 무척 고마웠다.

이젠 그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박차고 떠나간다.
내가 맡았던 3조의 대원들도 하나 둘 인사와 악수를 나누며......
그들과 맞잡은 악수의 느낌은 뭐랄까?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 느낌이랄까?

\"고생들 하시고 나머지 교육 안전하게 잘 받으세요...\"
\"강사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가 자리를 떠나고... 이젠 교장선생님과 버티고 회장님, 동욱이형, 나 그리고 이틀의 휴가를 내고 교육에 임해준
기철이만 자리에 남았다...

그런데.............................................................

아무도 말이 없다...............................................

나 또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

4일간의 연속된 교육이 물론 힘이 들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누구도 아무런 말이 없었던건 힘이 들어서인 것 보다도,
마음에 공허함과 허탈감이 순식간에 밀려왔기에 그 누구도 아무말 없이 모두 떠난 자리를 멍하니 말없이 지키고만 있었던 것이었다.

첨엔 나만 그런 느낌인줄 알았다. 내가 푸념조로
\"허허 이거 원 다 보내고 나니 사람 맘이 왜 이리 허전 한거야\" 라고 했더니
동욱이 형은 소주 한잔을 쭉 마시기만 하고, 옆에 있던 기철이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가르친 내자식들이 모르는 곳으로 떠나 보내니 맘이 참 허전하네~~\"
그렇다!!!
4일간 죽자 사자 서로 부둥켜서 교육을 하고 교육을 받고, 그러는 사이 이미 그들과 우린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이 베어 버렸던 것이다...

기철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선생님의 한 말씀...
\"그러니까 여태껏 1100여명이 되는 교육생(동문)을 졸업시킨 선생님 맘은 어떻겠니?!\"
모두들 선생님 말씀에 동감이라도 하듯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렇다!!!
선생님은 여지껏 암벽반 59회를 졸업시키면서 이러한 맘이 항상 있으셨기에 항상 외롭다는 것을, 내가 119대원들을 교육시키고 보내고 나서야 그맘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교육을 받는 중에도 외롭다는 말씀을 가끔 들었었는데 비로소 그 말씀의 의미를 내가 느낀 것이다......

필자가 이런 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권등을 졸업한 권등인 모두가 이글을 읽을순 없겠지만, 그래도 홈피를 방문해서 이글을 읽는 동문이 있다면 한번 쯤은 선생님의 외로운 마음을 이해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며, 이글로 인해 선생님의 외로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글을 적어본 것이다...

끝까지 이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가끔은 선생님과 쐬주 한잔하심이 어떠하신지, 내지는 따끈한 전화 한통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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