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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은 시작되면 멈출 수 없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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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명규 작성일08-06-09 17:49 조회2,9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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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내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암벽화의 쪼여 오는 고통, 헐떡거림..

크랙!!, 아 정말 미치겠다.... 내 몸이고 내 발인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아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진흙만 수렁이 있는게 아니었다. 단단히 바위덩어리도 수렁이 있었다... 그게 바로 크랙!!!!!!

한 발자욱도 전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몸부림만 치고 있다. \"아! 암벽은 내 전공이 아니야...씨X!!\" 온 몸의 힘이 풍선에 바람빠지듯 빠져 나가고.. 텅빈 껍데기만 남겨져 있는 듯한 느낌....

등강기가 있어 추락할 염려는 없다는 확신으로 몇 피치까지는 올라왔지만, 이건 완전히 골때리는 노가다였다... 추락은 하지 않지만 오로지 자신의 깡과 힘으로만 올라야 한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후회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것이다.

이제는 오르지 않으면 내려 갈 수가 조차도 없다. 추락에 대한 공포때문에 등강기를 풀 수도 없고 오르자니 힘이 빠져 버리고 없다...동기들이 간접 확보를 봐 줄때는 \"텐션\"이라고 외칠 수도 있었는데...\"아! 동기들이 그립다.. 나를 올려줄....자일을 통해서 느껴져 오는 동기들의 격려가....\" 그러나, 아무도 나를 도와 줄 수가 없다... 자일을 붙들고 바둥거려 보지만 마지막 남은 힘마저 빼앗아 가 버릴 뿐..

다시 전진이다. 붉은 핏방울이 인수 암벽에 흠집을 남긴다..\" 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수에게 헌혈을 했을까?\" 별 기이한 상상을 하며 힘든 순간들을 견디어 본다.

아! 또다시 크랙이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보고 놀란다고....절망스러웠다..
내려갈 수 없으니 어쩌겠나.. 올라가야지.... 이번에는 좀 수월하게 오른다..힘든 고통뒤에는 반드시 적응하는 법을 체득하는 모양이다...20분전의 내가 아니다..

오를수록 정신이 혼미해 진다.. 확보지점에 도착하여 확보줄에 매여 있는 잠금비너가 빠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유강사님의 천둥같은 목소리!! 정신이 번쩍든다..그동안 배운 모든 이론들은 어디에 갔는지 흔적도 없다.... 기계적으로 유강사님의 지시대로 조치를 해 나간다.. 이젠 부끄럼조차도 없다. 무사히 6피치 도착....

마지막 피치를 향하여... 내가 생각해도 너무 멋있게 크랙을 잡고 잘 올라간다. 배운대로 한 번 해 보자...\"그렇지! 바로 이거구만\" 교육의 효과가 느껴진다.....

발,팔꿈치, 손가락, 무릎 온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은 후 인수는 나에게 자신의 넉넉한 쉼터를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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