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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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욱 작성일08-06-10 03:45 조회2,288회 댓글0건본문
누가 시켜서 오른 것이 아닙니다.
오르지 못한다 해서 힐난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위험하기에 하지 않는다\'는 말에
수많은 절대 다수가
\'올바른 생각\'이라며 응원까지 하는 다수결 만능인 세상에.
바로 건너편
부지런하기만 하면 오를 수 있는
북한산 최고봉 837 미터급 백운대를 오르고서
\'저런 위험한 짓은 하지 않고 사는 게 현명하다\'고
인수봉을 향해 자기 합리화를 하는 똑똑한 사람들만 사는 세상에.
여러분들은
인수봉의 질문-
\'너는 나를 오를 수 있느냐\'에 대해
정직한 몸으로 응답했습니다.
\'나는 너를 오를 수 있다\'고
계곡으로 밀려드는 구름 속으로
교장 선생님과 함께
마지막 하강을 하고 있을 때
저는 들었습니다.
2억 5천만 살 먹은 인수봉이
\'용기있는 사람들이여!\'라고
여러분의 등반에 대한 화답 날리는 소리를
저는 분명 들었습니다.
인수봉과 백운대는 직선거리로
2백 여미터밖에 안되지만
\'용기 있음\'과 \'용기 없음\'이라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함을
인수봉은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마흔 살이 넘어서야
자신의 용기를 발견했다며
쑥스러워하지 마십시오.
팔십이 넘어서도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며
생명을 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발 아래
오골오골 모여 삽니다.
권등 등반 도장(道場)은
권등의 교육철학에도 언급되었듯
우리의 인격도야를 위한 등반이기를
교장 선생님은 희망합니다.
\'용기의 극단, 만용의 직전\'까지
자신을 끌어올리는 작업은
성실한 자기 성찰이 필수조건입니다.
그것은 확보지점에서 정확하게
자신의 확보줄을 거는 것처럼
분별있고 용기있는 자세를 요구합니다.
저는 그날
2조의 맨 뒤 - 앵커맨으로서
67기 여러분의 훌륭한 등반을 목도하면서
\'강하면서 선한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특히
박남규, 류성곤, 이주홍 .
이 분들은
남들보다 강한 체력을 \'과시\'하는 대신
빗물먹어 무거워진 자일을 손수
두 동, 세 동씩 짊어지고 인수를 올랐습니다.
이 분들의 노고를 기쁘게 바라보신
교장 선생님의 눈빛도 참으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반 평생을 우리 모두는
\'희생을 통한 열정\'은 배워보지 못한 채
\'교환을 통한 욕정\'만 추구해 오지 않았는지
하산하면서 내 내 생각을 거듭해 보았습니다.
부부지간에, 사제지간에, 형제지간에 심지어 부자지간에
\'내가 이 만큼 했으니 너도 이 만큼 내 놔라\'는
\'물욕의 이퀄라이징\'은
출납장부를 살찌우게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인격의 이퀄라이징\'은 성립되지 못한다고 정리했습니다.
\'등록금 인상\'이 유행인 시대에
노래방에서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6주 교육, 추가 수업료는 무료\'인
시간표를 받았을 때
\'행복한 프롤레타리아\'를 목격하고
\'사람이 사는 법\'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자말 중에 음수사원(飮水思原)이란 말이 있습니다.
물 한잔을 마시더라도 이 물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와
내 마른 목을 적셔주는지 그 행로를 생각하며 마시라는 뜻입니다.
비가 대지를 적시고 그 물이 우여곡절을 거쳐 그릇에 담겨지니
그 한 잔의 물에도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지요.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만든 이를 생각하라\' 정도가 될 겁니다.
인수 써미트에서
헉헉거리며 나타난 문현정씨의 남자친구는
극히 최근에 개발되어 시판된 배낭을 매고 있었습니다.
주로 홀링용으로 거벽등반에 사용한다는
그 배낭에 저는 눈길이 먼저 가 있었는 데
숨을 고르기도 전에 그 친구는
배낭을 열기 시작하더니
2억5천년동안 인수봉이 단 한번도 체험해 보지 못했을
생일 케이크를 꺼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생일 케이크를 인수봉까지 전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에이, 하산하면 하나 사 주지 뭐\'라고 해도
누구 하나 그를 욕하거나 비난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장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친구들을 설득해
빌레이를 부탁하며 숨가쁘게 우리의 뒤를
수직으로 추격하여 해발 810 미터 인수봉 정상에서 조우했습니다.
오직 결과만 요구하며
과정을 하찮게 여기는
개떡같은 세상일지라도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희망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저를 포함한 그날 인수봉에서 모인 우리 모두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목도했지요.
또 있습니다.
60 미터 절벽에 비바람과 천둥이 몰아치는 가운데
기껏 30 만원, 6개월 할부라면 월 5 만원에 불과한 자일 하나를 위해
우리의 교장 선생님은
홀로 거벽에 붙어 올랐습니다.
모두가 비에 흠뻑젖은 채 가슴졸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힘든 주마링으로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30여 미터를 올라
끝까지 자일 매듭 하나 하나씩 풀어서 그 자일로
하강하셨지요.
왜 그래야 했는지는
저보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가끔 전기물이나 자서전을 쓰곤 하는 데
사람을 \'측량\'하는 기법이 있습니다.
다 말씀 드리면 제 생계가 곤란해 지므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죠.
\'내가 만약 이 사람의 입장이라면 과연 이렇게 해 낼 수 있을까\'라는 척도입니다.
문현정씨의 남자친구에게, 그리고 교장선생님께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런 척도로 둘러보면
유강사님, 66기 기반장님과 심화섭 총무님 그리고 박지원 강사와 장석건 강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물질이 아니면 도대체가 소용이 없을 것 같은 \'자본주의가 승리한 세상\'에서
무슨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경력에 도움이 될리도 만무인
등산학교 강사 혹은 등반 지원을
부드러운 세치 혀만 잘 돌려 격려하고 빠지는 영리한 전략도 없이
몸과 마음으로 밀어 올려 주고는
늦은 밤 홀로 귀가길에 서는 분들입니다.
우리는 그 분들의 제자이므로
우리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 겁니다.
진정
용기있는 사람들, 진정 아름다운 사람들이
권등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3년만에 다시 인수를 등반한 기쁨을 함께 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이하 67기 막내까지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없는 글
이만 접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스크롤 바만 쭈--ㄱ 내린 분들은 제외! ^^ㅋㅋ)
(*유 강사님은 노래방에서 정말 끝내주시던데요^^ 새삼 \'숨은 벽(면)\' 을 발견했슴다)
권등 40기 이동욱 올림.
오르지 못한다 해서 힐난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위험하기에 하지 않는다\'는 말에
수많은 절대 다수가
\'올바른 생각\'이라며 응원까지 하는 다수결 만능인 세상에.
바로 건너편
부지런하기만 하면 오를 수 있는
북한산 최고봉 837 미터급 백운대를 오르고서
\'저런 위험한 짓은 하지 않고 사는 게 현명하다\'고
인수봉을 향해 자기 합리화를 하는 똑똑한 사람들만 사는 세상에.
여러분들은
인수봉의 질문-
\'너는 나를 오를 수 있느냐\'에 대해
정직한 몸으로 응답했습니다.
\'나는 너를 오를 수 있다\'고
계곡으로 밀려드는 구름 속으로
교장 선생님과 함께
마지막 하강을 하고 있을 때
저는 들었습니다.
2억 5천만 살 먹은 인수봉이
\'용기있는 사람들이여!\'라고
여러분의 등반에 대한 화답 날리는 소리를
저는 분명 들었습니다.
인수봉과 백운대는 직선거리로
2백 여미터밖에 안되지만
\'용기 있음\'과 \'용기 없음\'이라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함을
인수봉은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마흔 살이 넘어서야
자신의 용기를 발견했다며
쑥스러워하지 마십시오.
팔십이 넘어서도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며
생명을 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발 아래
오골오골 모여 삽니다.
권등 등반 도장(道場)은
권등의 교육철학에도 언급되었듯
우리의 인격도야를 위한 등반이기를
교장 선생님은 희망합니다.
\'용기의 극단, 만용의 직전\'까지
자신을 끌어올리는 작업은
성실한 자기 성찰이 필수조건입니다.
그것은 확보지점에서 정확하게
자신의 확보줄을 거는 것처럼
분별있고 용기있는 자세를 요구합니다.
저는 그날
2조의 맨 뒤 - 앵커맨으로서
67기 여러분의 훌륭한 등반을 목도하면서
\'강하면서 선한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특히
박남규, 류성곤, 이주홍 .
이 분들은
남들보다 강한 체력을 \'과시\'하는 대신
빗물먹어 무거워진 자일을 손수
두 동, 세 동씩 짊어지고 인수를 올랐습니다.
이 분들의 노고를 기쁘게 바라보신
교장 선생님의 눈빛도 참으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반 평생을 우리 모두는
\'희생을 통한 열정\'은 배워보지 못한 채
\'교환을 통한 욕정\'만 추구해 오지 않았는지
하산하면서 내 내 생각을 거듭해 보았습니다.
부부지간에, 사제지간에, 형제지간에 심지어 부자지간에
\'내가 이 만큼 했으니 너도 이 만큼 내 놔라\'는
\'물욕의 이퀄라이징\'은
출납장부를 살찌우게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인격의 이퀄라이징\'은 성립되지 못한다고 정리했습니다.
\'등록금 인상\'이 유행인 시대에
노래방에서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6주 교육, 추가 수업료는 무료\'인
시간표를 받았을 때
\'행복한 프롤레타리아\'를 목격하고
\'사람이 사는 법\'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자말 중에 음수사원(飮水思原)이란 말이 있습니다.
물 한잔을 마시더라도 이 물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와
내 마른 목을 적셔주는지 그 행로를 생각하며 마시라는 뜻입니다.
비가 대지를 적시고 그 물이 우여곡절을 거쳐 그릇에 담겨지니
그 한 잔의 물에도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지요.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만든 이를 생각하라\' 정도가 될 겁니다.
인수 써미트에서
헉헉거리며 나타난 문현정씨의 남자친구는
극히 최근에 개발되어 시판된 배낭을 매고 있었습니다.
주로 홀링용으로 거벽등반에 사용한다는
그 배낭에 저는 눈길이 먼저 가 있었는 데
숨을 고르기도 전에 그 친구는
배낭을 열기 시작하더니
2억5천년동안 인수봉이 단 한번도 체험해 보지 못했을
생일 케이크를 꺼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생일 케이크를 인수봉까지 전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에이, 하산하면 하나 사 주지 뭐\'라고 해도
누구 하나 그를 욕하거나 비난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장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친구들을 설득해
빌레이를 부탁하며 숨가쁘게 우리의 뒤를
수직으로 추격하여 해발 810 미터 인수봉 정상에서 조우했습니다.
오직 결과만 요구하며
과정을 하찮게 여기는
개떡같은 세상일지라도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희망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저를 포함한 그날 인수봉에서 모인 우리 모두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목도했지요.
또 있습니다.
60 미터 절벽에 비바람과 천둥이 몰아치는 가운데
기껏 30 만원, 6개월 할부라면 월 5 만원에 불과한 자일 하나를 위해
우리의 교장 선생님은
홀로 거벽에 붙어 올랐습니다.
모두가 비에 흠뻑젖은 채 가슴졸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힘든 주마링으로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30여 미터를 올라
끝까지 자일 매듭 하나 하나씩 풀어서 그 자일로
하강하셨지요.
왜 그래야 했는지는
저보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가끔 전기물이나 자서전을 쓰곤 하는 데
사람을 \'측량\'하는 기법이 있습니다.
다 말씀 드리면 제 생계가 곤란해 지므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죠.
\'내가 만약 이 사람의 입장이라면 과연 이렇게 해 낼 수 있을까\'라는 척도입니다.
문현정씨의 남자친구에게, 그리고 교장선생님께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런 척도로 둘러보면
유강사님, 66기 기반장님과 심화섭 총무님 그리고 박지원 강사와 장석건 강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물질이 아니면 도대체가 소용이 없을 것 같은 \'자본주의가 승리한 세상\'에서
무슨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경력에 도움이 될리도 만무인
등산학교 강사 혹은 등반 지원을
부드러운 세치 혀만 잘 돌려 격려하고 빠지는 영리한 전략도 없이
몸과 마음으로 밀어 올려 주고는
늦은 밤 홀로 귀가길에 서는 분들입니다.
우리는 그 분들의 제자이므로
우리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 겁니다.
진정
용기있는 사람들, 진정 아름다운 사람들이
권등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3년만에 다시 인수를 등반한 기쁨을 함께 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이하 67기 막내까지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없는 글
이만 접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스크롤 바만 쭈--ㄱ 내린 분들은 제외! ^^ㅋㅋ)
(*유 강사님은 노래방에서 정말 끝내주시던데요^^ 새삼 \'숨은 벽(면)\' 을 발견했슴다)
권등 40기 이동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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