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차 인수봉 등반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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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찬진 작성일08-07-14 11:02 조회2,604회 댓글0건본문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조금 지나고 있었습니다. 우이동 주차장에서 동부간선도로로 쉽게 진입하였고, 그 다음에는 거의 논 스톱으로 올 수 있었지요. 교장 선생님과 강사님들, 멀길 가리지 않고 오셔서 후배들의 \'초등\'을 같이 챙겨주신 선배님들, 68기 동기 분들 모두 잘 들어가셨겠지요? 거제도와 익산, 인천 등 모두들 꽤나 먼 거리인데...
4주차 교육 소감은, 영광스럽게도 제가 1등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루 휴가를 냈으니까요 ㅎㅎ
다들 그러셨겠지만, 토요일 밤에는 모두들 심난하셨을 겁니다. 밤 늦도록 말 그대로 억수같은 비가 내리니... 일요일 새벽 5시 반경에 일어나보니 비는 거의 멎었지만 하늘은 언제다시 심술을 부릴지 모를 분위기였고. 암벽 아래까지 같이 가기로 고등학교 동기 둘을 집앞에서 만나 재차로 인수로 향하고...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속장소까지 택시로 이동하니 7시가 조금 못되었더군요.
조금있다가 모두들 도착하시고 곧 이어 산행 시작. 비록 비는 그쳤지만 여름 숲속은 엄청난 습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거친 숨을 헉헉거리며 산길을 올라 갔지요. 67기 허용범 님의 격려전화도 있었고요. 그러다가 홀연히 모습을 드러낸 인수봉... 그러나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운무 사이로 슬적슬적 드러내어 ‘경외심’만 키웠고...
좀 더 이동해서 드디어 인수봉 대 슬랩 언저리에 도착. 약간 탈색된 듯한 거대한 화강암... 기 죽을 시간도 없이 바로 암벽화로 갈아신고. 그 사이에 교장선생님이 선등하시어 자일도 설치하시고...
좀 있다가 같이 와준 고교 동기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슬랩을 올라갔는데, 확실히 바위가 권등암장에 비해 잘 달라붙더군요. 다만, 이동 거리가 멀다보니 좀 힘들기는 했고요. 헥헥거리며 도착한 ‘오아시스’에는 ‘전설상의 커피자판기’도 있고, 나름 오붓하더군요. 그렇게 휴식을 취하다가 본격적으로 오른 ‘인수 A\' 루트... 나중에 알고 보니 난이도가 5.8밖에 안된다고 하던데... 거참.. 초보에게는 역시나 쉽지 않더군요.
지난 밤의 폭우의 흔적으로 약간의 빗물이 흐르는 크랙을 따른 첫 피치는, 배낭만 없으면 어찌해보겠는데, 참 불편하더군요. 다들 조금씩 버벅거리지만 잘 들 올라가시더군요. 피치별 순서가 헷갈리지만, 하여튼, 덧장 바위있는 구간에는 몇m 추락도 먹고.. 교장선생님이 직접 빌래이를 보고 계서서 약간 긁히는 정도였지만, 자일 2동을 메고 올라가기에는 제 실력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였나 봅니다. 박영숙님도 비슷한 곳에서 추락을 먹으셨지요. 그 다음에는, 67기 선배님이 그 무거운 배낭을 대신 챙겨 주신 덕분에 영자 크랙 등 나머지 구간들은 비교적 쉽게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몇번의‘텐션 신공’과 볼트따기도 있었지만, 너무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습니다.ㅋㅋ
스스로 놀란 점은, 올라가면서는 고도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별로 겁도 안나고... 그래저래 도착한 인수봉 정상은... 지난 20여년 동안의 막연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었습니다. 뒤쪽에 보이는 백운대, 전면의 서울 아파트 숲... 백운대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면 했던 생각들.. ‘과연 내가 저기에 갈 수 있을까? 저기에 오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뭣하는 사람들일까? 저기에 서면 느낌이 어떨까?...’ 스스로 뭔가 했냈다는 뿌듯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지요. 아마 다른 동기 분들도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뭔가 막연한 속앓이가 나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거기에서 같이 한 식사는, 그 어떤 곳에서 겪은 것 보다 좋았습니다. 다들 무겁게 매고 있는 것들어 풀어 같이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식사 후에는 잠자리들이 날아다니는 바윗 자락에서 잠시 오수를 즐길 수도 있었고. 그 이후의 시간은 매우 빨리 지난 것 같습니다. 사진찍고, 하강하고... 그런데, 올라가는 것과 달리, 하강은 상당히 긴장되더군요. 착지점 안보이는 이유도 있을 거고... 몇 번 더 경험하면 이런 공포도 줄어들겠지요. 아마도 7시경부터 시작한 하강은 교장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내려오실 무렵에는 완전히 어두워진 후였고..
어두운 바위산길을 따라 ‘민간인’ 구역까지 도달하고, 다시 식당으로 이동. 맛있는 수육과 칼국수, 거기에다 단판죽까지 동원하여 포식을 하고 마지막으로 노래방으로 이동. 인수봉에 왔으니 심수봉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던 성화씨, 비장의 노래솜씨를 숨겨 놓으셨던 교장선생님, 탁월한 스테이지 장악력으로 현장에서 홍보부장으로 임명되신 윤선생님 등등 모두들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그렇게 4주차 교육은 끝났습니다. 그때가 새벽 1시 반경이였지요? 이렇게 해서 우리네 삶에서 잊지못할 긴 하루가 마갑되었지요.
저는 집에 도착해서, 처와 함께 삼페인(엄밀히 말하면, 그냥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을 한 잔했습니다. ‘인수봉 첫 등정’(너무 거창한 표현인가? ㅋㅋ)도 스스로 축하하고, 피곤한 몸과 마음을 좀 이완시키기도 하고...
참, 이번에는 추락도 먹고, 헤매기도 했지만, 다음에 또 간다면 휠씬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시 기회가 오겠지요? 빨리 산행을 사진을 보고 싶습니다.
이번 \'등정\'을 총 지휘하시면서 세세한 부분도 챙겨주신 교장선생님, 그리고 두분 강사님, 또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신 선배님들, 그리고, 힘들면서도 서로 격려를 마다않은 동기분들께도 모두들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4주차 교육 소감은, 영광스럽게도 제가 1등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루 휴가를 냈으니까요 ㅎㅎ
다들 그러셨겠지만, 토요일 밤에는 모두들 심난하셨을 겁니다. 밤 늦도록 말 그대로 억수같은 비가 내리니... 일요일 새벽 5시 반경에 일어나보니 비는 거의 멎었지만 하늘은 언제다시 심술을 부릴지 모를 분위기였고. 암벽 아래까지 같이 가기로 고등학교 동기 둘을 집앞에서 만나 재차로 인수로 향하고...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속장소까지 택시로 이동하니 7시가 조금 못되었더군요.
조금있다가 모두들 도착하시고 곧 이어 산행 시작. 비록 비는 그쳤지만 여름 숲속은 엄청난 습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거친 숨을 헉헉거리며 산길을 올라 갔지요. 67기 허용범 님의 격려전화도 있었고요. 그러다가 홀연히 모습을 드러낸 인수봉... 그러나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운무 사이로 슬적슬적 드러내어 ‘경외심’만 키웠고...
좀 더 이동해서 드디어 인수봉 대 슬랩 언저리에 도착. 약간 탈색된 듯한 거대한 화강암... 기 죽을 시간도 없이 바로 암벽화로 갈아신고. 그 사이에 교장선생님이 선등하시어 자일도 설치하시고...
좀 있다가 같이 와준 고교 동기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슬랩을 올라갔는데, 확실히 바위가 권등암장에 비해 잘 달라붙더군요. 다만, 이동 거리가 멀다보니 좀 힘들기는 했고요. 헥헥거리며 도착한 ‘오아시스’에는 ‘전설상의 커피자판기’도 있고, 나름 오붓하더군요. 그렇게 휴식을 취하다가 본격적으로 오른 ‘인수 A\' 루트... 나중에 알고 보니 난이도가 5.8밖에 안된다고 하던데... 거참.. 초보에게는 역시나 쉽지 않더군요.
지난 밤의 폭우의 흔적으로 약간의 빗물이 흐르는 크랙을 따른 첫 피치는, 배낭만 없으면 어찌해보겠는데, 참 불편하더군요. 다들 조금씩 버벅거리지만 잘 들 올라가시더군요. 피치별 순서가 헷갈리지만, 하여튼, 덧장 바위있는 구간에는 몇m 추락도 먹고.. 교장선생님이 직접 빌래이를 보고 계서서 약간 긁히는 정도였지만, 자일 2동을 메고 올라가기에는 제 실력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였나 봅니다. 박영숙님도 비슷한 곳에서 추락을 먹으셨지요. 그 다음에는, 67기 선배님이 그 무거운 배낭을 대신 챙겨 주신 덕분에 영자 크랙 등 나머지 구간들은 비교적 쉽게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몇번의‘텐션 신공’과 볼트따기도 있었지만, 너무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습니다.ㅋㅋ
스스로 놀란 점은, 올라가면서는 고도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별로 겁도 안나고... 그래저래 도착한 인수봉 정상은... 지난 20여년 동안의 막연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었습니다. 뒤쪽에 보이는 백운대, 전면의 서울 아파트 숲... 백운대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면 했던 생각들.. ‘과연 내가 저기에 갈 수 있을까? 저기에 오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뭣하는 사람들일까? 저기에 서면 느낌이 어떨까?...’ 스스로 뭔가 했냈다는 뿌듯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지요. 아마 다른 동기 분들도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뭔가 막연한 속앓이가 나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거기에서 같이 한 식사는, 그 어떤 곳에서 겪은 것 보다 좋았습니다. 다들 무겁게 매고 있는 것들어 풀어 같이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식사 후에는 잠자리들이 날아다니는 바윗 자락에서 잠시 오수를 즐길 수도 있었고. 그 이후의 시간은 매우 빨리 지난 것 같습니다. 사진찍고, 하강하고... 그런데, 올라가는 것과 달리, 하강은 상당히 긴장되더군요. 착지점 안보이는 이유도 있을 거고... 몇 번 더 경험하면 이런 공포도 줄어들겠지요. 아마도 7시경부터 시작한 하강은 교장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내려오실 무렵에는 완전히 어두워진 후였고..
어두운 바위산길을 따라 ‘민간인’ 구역까지 도달하고, 다시 식당으로 이동. 맛있는 수육과 칼국수, 거기에다 단판죽까지 동원하여 포식을 하고 마지막으로 노래방으로 이동. 인수봉에 왔으니 심수봉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던 성화씨, 비장의 노래솜씨를 숨겨 놓으셨던 교장선생님, 탁월한 스테이지 장악력으로 현장에서 홍보부장으로 임명되신 윤선생님 등등 모두들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그렇게 4주차 교육은 끝났습니다. 그때가 새벽 1시 반경이였지요? 이렇게 해서 우리네 삶에서 잊지못할 긴 하루가 마갑되었지요.
저는 집에 도착해서, 처와 함께 삼페인(엄밀히 말하면, 그냥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을 한 잔했습니다. ‘인수봉 첫 등정’(너무 거창한 표현인가? ㅋㅋ)도 스스로 축하하고, 피곤한 몸과 마음을 좀 이완시키기도 하고...
참, 이번에는 추락도 먹고, 헤매기도 했지만, 다음에 또 간다면 휠씬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시 기회가 오겠지요? 빨리 산행을 사진을 보고 싶습니다.
이번 \'등정\'을 총 지휘하시면서 세세한 부분도 챙겨주신 교장선생님, 그리고 두분 강사님, 또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신 선배님들, 그리고, 힘들면서도 서로 격려를 마다않은 동기분들께도 모두들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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