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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그가 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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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용범(67기) 작성일08-08-01 15:23 조회2,5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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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신문을 보다가 소설가 이청준이 숨졌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암으로 숨진 올해 나이는 공교롭게도 (우리 권등기수와 같은) 69세.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정신적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 문학가가 나름대로들 있겠지만, 저에게는 이청준이 특별한 사람입니다.

그의 74년 작품 \'당신들의 천국\'을 읽고, 이 세상의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에 눈을 뜬 것이 어언 20여년 전. 소록도에 버림받은 수천명의 나병환자(요즘은 한센병환자라고 부름)들의 처절한 삶을 어쩌면 그토록 가슴아프고 비장하게 기록할 수 있는지, 나중 기자가 되어서도 늘 이청준의 글쓰기를 생각하곤 했습니다.

젊은 병아리 기자 시절, 버려진 기형아들을 집단으로 수용해놓은 서울시립아동병원에 가서 충격을 받고 눈물을 펑펑흘렸던 적도 있지만, 이청준의 소설은 우리 사회에 어둡고 버려진 그늘이 있고 거기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이 천형처럼 받은 병과 불행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지난 선거후, 마음과 머리 속이 모두 텅비어 있을 때, 저는 공교롭게도 이청준의 이 \'당신들의 천국\'을 다시 사서 읽었습니다. 내가 과연 이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했던가, \'나만의 천국\'을 꿈꾸며 실제로는 허위의식속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많은 자탄과 회한을 느끼면서 밤을 새웠습니다.

요즘 책 뒤적이는게 일과다 보니 그 이후 \'소록도의 하모니커\'라는 책도 우연히 서점에서 사게 되었는데, 현재 베스트셀러라는 이 책(일종의 수기)은 30년전 이청준의 소설에는 발치에도 못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문열과 함께, 내 청춘의 한 시기를 사로잡고 세상의 슬픔에 눈뜨게 했던 위대한 문학가.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왜 이리도 하루종일 내 의식을 붙들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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