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월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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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70기 나원경 작성일08-09-01 11:33 조회3,096회 댓글0건본문
어제는 힘들어서 오늘이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아침에 거뜬하게 일어났습니다.
시 한수 올리고 가지요
제가 재수할 때 담임 선생님께서 칠판에 적어 주셨던 시입니다.
시를 참 잘 쓰는 시인이었는데
지리산에서 실족사를 당했다고 하셨어요
재수 시절 그 선생님이나
권기열 교장 선생님을 보면
시류에 편승하지 않아서 더 돋보이는 강직함이 있습니다.
그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들을 가져오는 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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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의 \"서시\"
제 삶의 무게 지고 산을 오른다.
더는 오를 수 없는 봉우리에 주저 앉아
철철 샘 솟는 땀을 씻으면, 거기
내 삶의 무게 받아
능선에 푸르게 걸어 주네, 산
이승의 서러움 지고 산을 오르다.
열두 봉 솟아 있는 서러움에 기대어
제 키만한 서러움 벗으면, 거기
내 서러움 짐 받아
열두 계곡 맑은 물로 흩어 주네, 산산
쓸쓸한 나날들 지고 산에 오르다.
산꽃 들꽃 어지러운 능선과 마주쳐
네 생애만한 쓸쓸함 묻으면, 거기
내 쓸쓸한 짐 받아
부드럽고 융융한 품 만들어 주네, 산산산
저 역사의 물레에 혁명의 길을 잣듯
사람은 손잡아 서로 사랑의 길을 잣는 것일까
다시 넘어가야 할 산길에 서서
뼛속까지 사무치는 그대 생각에 울면, 거기
내 사랑의 눈물 받아
눈부신 철쭉꽃밭 열어 주네, 산,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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