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일요일), 안동에서 벌초를 마치고 쏜살같이 권등암장으로 내달린 이유는
우리 70기 후배님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죠.

도대체 어떻게 생긴 분들이 아씨바깡의 주인공이고, 신부님이고, 예쁜꽃이름을 가진 분인가 등등..
너무 궁금해 홈페이지 기수별사진란을 몇번씩이나 봤는데도
실제 모습을 보지 않으니 감이 안와요.
또 어떤 분은 검은 선그라스를 쓰고 사진을 찍었으니 도대체...^ ^

하여튼 어제 몇시간 동안이지만 70기분들 교육받고 실전에서 적용하는것 보니
대단히 유능하고 감각있는 분들이란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렁찬 구호, 함성,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뒷풀이 없이 헤어진후 교장선생님과 강사분들이 그래도 아쉬워 해장국집으로 갔는데,
서로 대화중에 \"유난히 요즘에 권등엔 추락한 분들이 많이 온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참 공감이 가는 얘기더군요.
저부터 그런 사례에 해당하니까요.

추락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혹은 더 높은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나겠죠.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과,
용기있는 행동만이 추락을 불러오는 법.
편안한 곳에 발붙이고 움직이지 않으려는 사람은 결코 추락하지 않습니다.

추락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과거 편안한 곳에 발붙이고 있었을때를 그리워한다는 것인데,
이 빡쎈 권등에 최근 추락한 분들이 많이 오는 것은,
그만큼 모험과 도전의식이 강한 분들이고,
자신이 부딪힌 인생의 크럭스나 트래버스 구간을
권등을 통해 돌파해 보려는 새로운 도전일 겁니다.

저도 그런 뜻으로 권등에 들어왔고, 갈수록 재미를 느낍니다.
권등은 제게 개인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주고 있습니다.
바위에 오르는 일은,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종류의 자극과 약간의 과장된 고통으로
나를 깨어있게 만들어줍니다.
바위 위에선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추락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라고 결론 내립니다.

A great wind is blowing and that gives you either imagination or a headache.
(세찬 바람이 불면 어떤 이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어떤 이는 머리가 아파한다.)


67기 허용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