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기 후배님들 첫 수업후 올라오는 글들이 예사롭지 않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5개월전 이동욱 강사님의 권유로 67기에 입교해 교육을 받고 졸업했습니다.
여러사람들처럼 저도 그때 제 인생에서 한 추락을 먹고 심하게 좌절하던 시기였지요.
이젠 바위를 사랑하게 되었고, 어디가든 권기열등산학교 출신으로 암벽을 탄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내친김에 빙벽까지 끝내고 싶어 두달후 시작되는 올해 빙벽반 12기 등록도 이미 마쳐놓았고요.

살다가 어려운 시기를 만나 그것을 등반으로 돌파했거나 하려한다는 얘기들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저도 그런 비슷한 이유로 암벽등반을 배웠지만, 제가 기대했던것 보다 몇배나 많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다른 곳이 아닌 권등을 통해 암벽등반을 시작하고 우리 교장선생님에게서 배운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릅니다. 이런 세계를 진작 알았더라면, 그리고 등반에서 얻는 감동과 체험들을 내 삶에 좀 더 일찍 녹여넣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암벽등반에 관한 책들을 모조리 사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전에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읽었던 등반에 관한 불멸의 명저 존 크라카우어의 \'희박한 공기속으로\', 크라카우어가 그 나중에 쓴 \'그들은 왜 오늘도 산과 싸우는가\', 제프리 노먼의 감동적인 등반입문 스토리인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 여기에다 절판이 된 \'하늘길 타는 여자\'(권등 14기 선배의 저서)도 69기 박명호 기반장님께 빌려 읽었습니다.

이중에 특히 제프리 노먼의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은 쉰살 안팎쯤 되어 암벽등반에 입문한 분들에게 꼭 권해드리고 싶네요. 미국의 잡지작가가 어느날 등산학교에 들어가 딸과함께 이틀간 암벽교육을 받고 결국 그 15살된 딸과 함께 7000미터급의 남미 최고봉 아콩카과에 오르는 스토리인데, 공감하는 바가 많더군요. 작가가 등산학교에 입교할 때가 50살 생일이었는데, 50년 삶을 되돌아보면서 인생을 반추하고 딸과 함께 산을 오르면서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설정하는데 참 깊이있는 통찰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어제 이동욱 강사님께 이 이야기를 해 줬더니 득달같이 교보문고로 달려가 책을 사더군요. 이동욱 강사님이 올해 50세이고 그 딸은 15살(혹은 16살)이거든요. 또 그 딸도 초등학교 시절인 몇해전 권등을 졸업했고, 인수봉에 올라가다 졸리자 확보줄을 매고 자고 일어나 다시 올라갈 정도로 배짱도 크고 예쁘기 그지 없는 아이입니다.

권등에 들어오는 분들은 각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등반에 관한 책을 시간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암벽등반에 대한 동기부여, 자신이 미처 찾지 못했던 산의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71기 후배님들 화이팅!
* 위의 사진은 이동욱 강사님의 멋진 슬랩등반 장면입니다.

67기 허용범 드림